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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세대> 박권일의 계급투쟁 선언"

<88만원세대> 공저자 박권일의 기만적 비판

“우리는 공히 세대론이 필연적으로 지닐 수밖에 없는 한계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계급문제를 전면에 내세울 경우 책이 얼마나 팔리지 않을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 결과 떠올린 방책이 불안정노동의 전면화라는 다분히 계급적인 문제에 세대론의 '당의(糖衣)'를 입힌다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우석훈은 우파들조차 동의하지 않을 수 없게 하려면 '세대'를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고, 나는 그의 영민한 지적에 흔쾌히 동의했다“

우석훈 박사와 <88만원세대>를 함께 집필한 97학번 박권일이 인터넷신문 레디앙에 기고한 <88만원세대론 조선 독우물에 빠지다>라는 글의 일부다. 박권일은 실크로드CEO포럼이 조선닷컴에 연속 칼럼을 게재하고, 이를 우 박사가 당사자의 창업운동으로 인정하자, 우 박사가 조선일보와 실크로드CEO포럼에 악용 당한다며 발끈했다. 그 과정에서 박권일은 결국 ‘88만원세대론’은 세대가 아닌 계급용이었지만 책을 많이 팔기 위해 ‘세대’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자기 고백을 해버렸다.

386 운동권들의 수법을 쓰고 있는 박권일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실크로드CEO포럼 측은 수 차례에 걸쳐 ‘88만원세대론’은 젊은 세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진보좌파의 계급투쟁을 위한 담론일 뿐이라 비판했다. 젊은 세대의 비참한 현실을 짚어준 것만큼은 높이 평가할 수 있으나, 실천적 대안이 고작 비정규직 철폐와 사회 안전망 확보라는 기존의 진보좌파의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박권일의 발상이다. 나는 대학시절 좌파적 계급투쟁론으로 무장되어있으면서도 신입생 앞에만 가면 “모든 문제를 우리 함께 고민하자” 며 감언이설로 꿰어내던 학내 운동권들을 직설적으로 비판해왔다. 내가 주장한 바는 “어차피 너도 대학생 나도 대학생이라면 전술 핑계 대며 정체를 감추고 속일 생각하지 말고, 떳떳하게 모든 걸 밝히고 토론과 논쟁으로 결정하자”는 것이었다.

대중을 속여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조직화하겠다는 박권일식 발상은 정확히 386 운동권들의 경전인 <페다고지>식의 민중교육론이다. 그리고 이것은 386세대의 80년대식 투쟁과 조직방법이다. 이 수법을 97학번 박권일이 2009년도에 쓰고 있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다.

박권일의 논리라면 박권일은 지금 당장이라도 88만원세대론을 폐기처분하고 자신의 궁극적인 목표인 계급투쟁의 깃발을 들어야 한다. 민주화된 사회에서 계급투쟁론으로 대중을 설득할 자신이 없다면 위장으로 버틸 생각하지 말고 운동 자체를 깨끗이 접어야 한다.

한겨레신문의 자가당착형 세대론 보도행태

한겨레신문은 박권일의 주장을 담은 <자기비판한 88만원세대> 기사를 게재했다.

“88만원 세대론은 사회적 불평등을 세대 간 문제로 협애화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결과적으로 ‘젊은 세대가 단결해 기득권 386세대와 싸우라’는 우파 논리에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기 쉽다”

연세대 사회학과 한준 교수의 88만원세대 비판이다. 한준 교수가 계급투쟁 노선에 서있다면 충분히 비판할 만한 내용이다. 그러나 ‘우파논리에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기 쉽다’라는 지적은 동의하기 어렵다.

지난해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88만원 세대론이야말로 좌파논리에 정치적으로 이용당했다. 한준 교수가 세대론이 정치적으로 오염되는 부분을 걱정한다면 이 문제부터 지적했어야 했다. 만약 한준 교수가 세대론이 좌파에 이용당하는 것은 괜찮지만, 우파에 이용당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포기하자고 주장한다면, 이것은 학술논리가 아닌 그야말로 정치논리다. 한준 교수가 이러한 입장에 선다면 실크로드CEO포럼 측과는 토론과 소통이 필요 없이 각자의 길을 가면 그만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김영미 중앙대 박사후 연구원의 세대론 비판이다.

“세대를 뛰어넘는 연대가 필요한 시기에 원초적 ‘인정욕망’을 자극해 갈등을 부추기는 편협한 세대론이 판을 치는 것은 젊은 세대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 “세대론에 기댄 동원과 여론몰이로 세대간 갈등 전선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입신의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잠재적 엘리트들의 집요한 권력의지를 경계해야 한다“

김영미 연구원은 사회학 전공자답지 않게 원천적으로 세대론을 부정하고 있다. 우석훈 박사는 애초에 ‘88만원세대론’을 기획할 때, “세대, 젠더 등은 계급 문제와 함께 다루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가 주장하는 실크세대론은 계급을 다루지 않고 있다. 밑바닥에서 창업으로 올라온 실크세대이든, 대기업을 물려받은 3세와 4세든, 동등한 기업가의 입장에서 서로 협력하여 청년창업 붐을 이루고 세계로 진출하자는 담론이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계급투쟁론을 절대 선으로 삼는 정통적 좌파의 논리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어차피 척박한 젊은 세대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는 창업으로 풀어나갈 테니, 계급투쟁론자들은 계급으로 풀어나가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창업에서 청년이라는 세대를 붙인 것은 인터넷과 대중문화 기반의 창업은 70년대 이후 생들의 잠재력이 훨씬 더 크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실제로 우리 회원사 중 90%가 인터넷과 대중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회사들이다. 또한 더 이상 고용창출을 하기 어려운 대기업과 공기업의 여건도 청년창업이라는 대안을 마련할 때 감안할 수밖에 없었다.

김영미 연구원의 “세대 간 갈등 전선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입신의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잠재적 엘리트들의 집요한 권력의지“라는 비판의 칼은 오히려 바로 정치꾼 386세대로 향해야 한다. 무능한 386의 상징적 인물인 진중권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놓고 “386세대는 세상을 뒤엎겠다는 전복의지와 독서를 많이 했으나, 그 밑에 세대에게는 희망이 없다“고 떠들었다. 우석훈 박사 역시도 “386세대는 세계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했고, 미래대처능력으로 보아 여전히 사회중심에 서있을 것“이라 말했다. ”대한민국의 20대와 30대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다“고 주장하는 실크세대론은 실력도 없이 패거리지어 우월성을 과시하며 영원히 아랫 세대를 지배하겠다는 낡은 386들에 대한 대항담론의 성격이 짙다.

만약 김영미 연구원이 세대론 비판에 진정성을 보이고자 한다면, 일단 386예찬론에서 허우적대는 진중권류의 구시대 낡은 386부터 공격하라. 386들이 이런 행태를 포기한다면 우리도 굳이 386비판에 나설 필요가 없다. 386패거리들이 세대론으로 중무장하여 정치권력 탈취에 나설 때 뭐하고 있다가, 미약한 힘으로 아랫 세대의 대항담론이 나오니 칼 들고 뛰는 건 대체 무슨 심보인가? 앞으로 김영미 연구원이 권력형 386세대론을 유포하는 자들을 단 한 번이라도 비판하는지 지켜보겠다.

그리고 한겨레신문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세대론을 유포한 언론사이다. 88만원 무브먼트운동도 기획하였고,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10대들을 대상으로 말도 안 되는 2.0 세대론을 유포했다. 오바마를 만든 미국의 O세대에 대해서는 또 얼마나 떠들어댔는가? 자기들이 세대론 이야기하면 정당하고 남들이 세대론을 이야기하면 정치적 악용이란 말인가? 한겨레신문은 세대론을 비판하기 전에 세대론 유포의 주범인 자기 자신부터 비판하라.

수명이 다한 88만원세대론, 그 본질적 한계

지난 2년 간 그토록 88만원세대론에 들떴던 386세대와 진보좌파 진영이 갑자기 세대론 자체를 부정하고 나선 데는 본질적 한계 때문이라 분석된다.

최근 노컷뉴스는 <떡국 대신 라면, 88만원세대들의 힘겨운 명절나기>라는 설날 특집 기사를 내보냈다. 88만원 세대론의 취지는 좋았지만 본질적으로 더 비참한 젊은 세대를 내세울 수밖에 없는 한계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이다. 떡국과 라면의 값이 얼마나 차이 난다고 떡국 먹을 돈이 없어 라면 먹는다는 황당한 기사가 나가겠는가? 기사를 쓴 기자의 잘못이 아니다. 실크로드CEO포럼 초기 시절 우리는 “88만원세대 노숙자”를 찾아 다니는 기획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농담을 한 적이 없다. 계급투쟁 선동을 위해서라면, 절대 젊은 세대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감추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더 비참하게 묘사를 해야 하는 88만원 세대론의 숙명적 한계라는 것이다.

반면 우리가 우석훈 박사와 소통이 가능할 거라 믿었던 것은 그가 “20대 사장을 만들자”고 주장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실크로드CEO포럼은 20대와 30대 사장들의 모임이다. 그리고 우리의 주요 사업은 더 많은 20대와 30대 사장 만들기이다. 앞으로 “·1만명의 청년 정주영 만들기” 프로젝트도 시작할 것이다. 이에 대해 우석훈 박사가 당사자의 창업 운동이니 잘해보라고 격려 한 마디 한 걸 가지고 엄청난 배신이라도 한 것처럼 몰아붙이는 수법, 정확히 배신자를 처단하는 조폭의 행태이다. 이런 행태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것이 97학번 박권일이니, 세대가 문제가 아니라 정신의 문제가 맞다.

박권일은 ‘20대 저자 데뷔 프로젝트’ 사업이 난관에 부딪혀, 출판사 편집자의 노력으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고백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88만원세대 그룹에 20대나 30대 출판사 사장은 없는가? 실크로드CEO포럼에는 2개사의 출판사가 있고, 포럼 산하에 기획실크라는 출판사도 세웠다. 우리는 시장성만 확보한다면 얼마든지 젊은 필자들의 책을 출판할 수 있다. 실제로 <코리아실크세대 혁명서>도 우리 회원사의 돈과 힘으로 출판했다.

박권일은 실크로드CEO포럼을 토호세력이라 몰아붙였다. 그렇다면 더 이상 출판사 편집자나 사장 찾아 다니면서 “책 좀 출판해달라” 통사정하지 않기 바란다. 박권일의 책을 출판해주는 출판사 사장은 좌파 운동가이고, 우리 책을 출판하는 20대와 30대 출판사 사장은 토호세력이라는 주장, 이것은 정상적인 한국말이 아니다. 아직 말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유치원생들의 생떼쓰기이다. 자신 없으면 20대 필자들을 우리한테 넘겨라. 시장성을 조사한 뒤 책을 내줄 테니 말이다.

실크세대론이 뜨면 좌파는 몰락하는가

박권일과 한겨레신문이 세대론의 선구자 우석훈의 격려 한 마디에 대체 왜 이렇게 다들 신경질적으로 나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실크세대론은 청년창업을 위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언로를 휘어잡고 젊은 세대를 지배하겠다는 무능한 소수의 권력형 386을 비판했다. 386세대들이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며 그토록 아랫세대를 조롱할 때는 입도 열지 않고, 88만원세대론으로 정치적 선동할 때도 가만있다가, 당사자들이 창업 좀 해보려니까 싹을 자르겠다는 자세로 속속 튀어나오고 있다.

386세대, 88만원세대론자, 그리고 한겨레 등 진보좌파 신문에 묻는다. 실크세대들이 창업하면 안 되나? 실크세대들이 아시아대중문화 네트워크를 건설하면 안 되나? 실크세대들이 좌파들이 환호하는 미국의 오바마 세대와 손을 잡으면 안 되나? 실크세대들이 대기업 취업중심의 경제구조를 청년 창업형으로 바꾸면 안 되나? 실크세대들이 청년창업 방해의 주범 포털을 옹호하는 정치꾼 386 지식인들을 비판하면 안 되나?

실크세대론이 뜨면 좌파는 몰락하는가? 스스로 방문 걸어 잠그고 자문자답해보기 바란다.

* 실크세대: 70년대 이하 생들로 386세대들과 달리 인터넷과 대중문화를 기반으로 전 세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실크로드를 열어나가는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를 말한다.

* 실크로드CEO포럼: 71년생 이하의 기업가들의 조직으로서 청년 창업의 붐을 조성하기 위해 2007년 6월 3일 출범하였다. 기업가들 이외에도 71년생 이하 대중문화 평론가, 시의원, 언론운동가 등등이 전문위원으로 참여하여 명실상부한 세대조직으로 성장하고 있다.

*자신만의 주장을 하고 싶은 실크세대들은 이문원 실크로드CEO포럼 전문위원(fletch@empal.com)에 연락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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