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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386 비켜라! 실크세대가 나간다

실크로드CEO포럼과 조선일보인터넷뉴스부의 기획


71년생 이하 기업가들의 모임인 실크로드CEO포럼 회원들끼리 만나면 늘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다음의 이재웅 대주주는 32살에 자신의 기업을 코스닥에 등록시켜 벤처스타가 되었는데 왜 우리세대는 젊은 기업인 스타가 없을까?"

"386세대의 대표주자인 김민석 전 의원은 32살, 임종석 전 의원은 35살에 국회에 진출했는데 왜 우리 세대는 의정활동을 하는지도 모르겠는 비례대표 양정례 의원 하나 뿐인가?"

"영화계에서 박찬욱, 봉준호 감독 등은 30대 초반부터 영화판을 주도했는데 왜 우리 세대는 스타 영화 감독이 없을까?"

그렇다. 386세대의 사회진출과 비교하면 우리 세대는 턱없이 뒤떨어져있다. 이런 현실 탓에 386세대들은 우리세대를 마음껏 조롱하고 비하하고 있다. 대표적인 386세대 좌파 논객인 진중권은“밑에 세대는 독서량도 부족하고 세상을 엎겠다는 의지도 없어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젊은 세대를 위하겠다며 88만원세대론을 주장하는 386세대 우석훈 박사는“한국의 386세대는 세계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했으며, 변화대처 능력 또한 탁월하여 앞으로도 한국사회를 주도할 것이다”라고 예찬했다. 반면 그는 88만원세대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장점을 부각시킨 바가 없다. 물론 우석훈 박사의 진정성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의 88만원세대론은 386세대가 그 아랫 세대를 영원히 지켜주겠다는 흑기사형 담론으로 왜곡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토록 뛰어나다는 신세대, 다 어디로 갔나?

한번 조목조목 따져보자. 우리 세대가 그토록 무능할까? 독서량과 조직력을 갖췄다는 386세대에 의해 영원히 조롱당하고 지배당할 만큼 무능한가? 나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확신한다. 대한민국의 20대와 30대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세대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 밑의 10대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386세대 이후의 새로운 세대에 대해서라면 1992년도부터 신세대 담론으로 논의가 시작되었다. 당시 신세대 담론은 우리 세대를 상상력과 창의력이 뛰어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는 희한한 괴물 세대로 묘사했다. 이러한 신세대 담론은 386세대 신좌파 문화집단인 미메시스와 역시 386세대 광고기획자들이 주도했다는 데 명백한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미메시스는 서태지 조차 정치투쟁화하며 민주화 이후 시대의 새로운 문화투쟁의 도구로써 신세대론을 접근했다. 광고기획자들은 오직 신세대들에 상품을 팔아먹기 위한 이벤트만 시도했을 뿐이다. 당시 신세대 담론을 주도한 386세대 정치꾼과 장사꾼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그토록 잘났다는 신세대들이 갑자기 죄다 88만원세대로 전락하는 동안 뭐하고 있었는가?

◆대중문화, 글로벌, 인터넷 우리세대가 가장 뛰어나다

1992년의 변화 흐름은 명확했다. 서태지가 출현하면서 한국의 대중문화가 급격히 고급화되었다. 서태지의 한국형 랩, 김건모의 한국형 레게, 신승훈의 한국형 발라드는 미국의 팝을 압도하며, 90년대 후반에는 HOT, 핑클, 노이즈, 젝스키스, 신성우 등으로 인해 한국음악이 전체 음반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이 시기부터 이른바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류가 시작되어 2002년부터는 우리보다 앞서있다 착각해왔던 일본문화시장에까지 퍼져나갔다.

이러한 대중문화의 발전과 함께 성장한 우리 세대는 낮에는 정치 집회에 참여하고, 밤에는 마이클잭슨, 두란두란, 마돈나 등 영미팝을 훔쳐 들은 386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 인식을 갖게 된다.

또한 1992년도에는 최초의 문민정부가 출범하고, 설익었지만 세계화시대를 열어나갔다. 외국 한번 다녀오면 상전 대접받던 산업화 세대나 386세대와 달리 우리 세대는 누구나 손쉽게 전 세계를 오갈 수 있었다. 특히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우즈벡, 베트남, 홍콩 등등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한국의 음악이나 드라마와 영화를 해당 지역에서 접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사실상 퇴출당하는 수준으로 몰락한 미국의 음악, 2006년도까지 20%대로 밀려버린 미국의 영화시장 점유율 등등으로, 우리세대는 미국 문화의 종속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오히려 2000년대부터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기술로 우리세대는 아시아 곳곳에서 IT봉사활동자로 나서게 된다. 서구를 동경해온 산업화 세대나 서구에 대한 콤플렉스에 빠져있는 386세대와 달리 우리세대는 주체적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전 세계 젊은이들의 경제 현장이자 문화공간인 인터넷분야는 대한민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앞서나가고 있다. 검색엔진과 같은 큰 기술에서는 아직 미국에 뒤쳐져있지만 응용기술에서는 한국이 단연 선두이다. 한번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사이트와 한국의 사이트를 비교해보라. 디자인이나 기능에서 상대나 될 수 있겠는가?

◆386 인맥 패거리와 포털은 우리세대의 주적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성장한 우리세대가 386세대에 비해 무능하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이야기인가? 그렇다면 대체 왜 우리가 386세대보다 사회진출이 늦어지는지, 다른 데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첫째, 386세대의 공고한 인맥 패거리이다. 특히 언론계와 학계에서의 386의 인맥네트워크는 가공할 만하다. 언론계와 학계는 세상을 들여다보는 창이자, 세상의 여론을 전하는 스피커이다. 이곳이 386에 장악되어있으니, 우리세대의 목소리를 세상에 반영할 방법이 없다. 전문지식은 아예 갖추지도 못한 진중권 등 386세대들이 우리 세대를 마음껏 비하해도, 이를 반박할 지면을 확보할 방법이 없다.

지난해 촛불시위 당시 386세대 지식인들은 촛불을 들고 나와 “이제 대학도 못 가고 소가 되어 죽을 거에요”라 눈물 흘리는 여중생들을 미래의 희망이라 추켜세웠다. 이들이 MBC의 화면에서 그리고 온갖 지면매체에서 386 이하 세대를 대표하는 리더로 부각되었다. 식품 선진국 미국의 소가 검역체계가 어떻게 되어있는지도 모를 한국의 소보다 위험할 수 있겠냐며 무시했던 젊은세대는 “스스로 자각조차 하지 못하는 끝장세대”로 비난받았다.

세상을 보는 창을 장악한 386세대들은 우리세대 중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가장 잘맞는 표본을 골라내어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이른바 세대 지배전략이고, 조직력도 없고 발언권도 없는 우리 세대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386세대의 의도와 달리 전 세계에 나가서 봉사활동을 하고, 기업을 만들어 수출일선에 나가있는 청년 기업가들을 대상으로“한국이 제국주의화되고 있다”며 경고음까지 날리고 있다. 뭐 좀 해보려고 하면 386세대가 끼어들어 막아버리는 꼴이다. 우리 세대가 무능해 보이는 것은 이러한 386들의 언론과 학계 장악이 가장 큰 원흉이었던 것이다.

둘째, 386세대들이 벤처창업을 이끌었을 때, 그들은 포털이라는 거대한 공룡을 키우면서 인터넷경제를 황폐화시켜 버렸다. 한번 구로디지털단지나 가산디지털단지에서 청년 인터넷기업가들을 붙잡고 물어보라. 백이면 백 “포털의 경제독점 때문에 사업하기가 겁난다”는 말들을 할 것이다.

한국의 포털은 검색권력을 장악하면서, 뉴스를 끌어 모아 언론권력을 확보하고, 인터넷에서 돈이 되는 사업이라면 뭐든지 뛰어든다. 청년 인터넷기업가들이 이러한 포털 독점 체제에서 사업을 확장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의 포털은 구글이라는 철저한 웹2.0형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구글은 모든 검색을 아웃링크화하고 자체 콘텐츠 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의 인터넷기업은 구글을 통해 성장한다. 이번에 오바마 선거운동을 주도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주커버그는 24살에 불과하다. 미국의 젊은 인터넷기업가들은 창업의 성공을 넘어 자신들이 원하는 대통령까지 만들고, 그로 하여금 IT산업 5대 지원책을 발표하도록 유도했다.

촛불 들고 울고 불고 했던 젊은 세대가 희망이라고 떠들어댄 대한민국과 비교해보라. 참혹하지도 않은가? 이러한 현실의 차이는 한국의 포털사들이 미국의 구글과 같은 웹2.0형이 아닌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토털로 변질된 데서 비롯되었다.

이런 포털에 대해 조금이라도 법적으로 공정성을 확보해보려고 하면 역시나 386세대 학자들이 뛰어나와“인터넷 여론통제”라며 반발하고 나선다. 그들의 눈에는 포털의 권력에 치여 힘들게 사업을 꾸려나가는 젊은 창업가들은 보이지 않는다. 오직 포털에 자신들이 원하는 뉴스와 댓글이 많이 보이도록 하는 것만이 그들의 목표이다. 포털의 지배체제는 386세대의 인맥네트워크로 인해 존속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두 가지 말고도 수많은 다른 원인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부분은 언론을 통해 우리세대의 목소리를 널리 알리고, 포털 독점 체제를 개혁해내는 일이다. 이 두 가지만 해결되어도 그 동안 묻혀있던 우리세대의 원대한 잠재력이 펼쳐지며 인터넷과 대중문화를 기반으로 세계를 주도할 수도 있는 일이다.


◆88만원세대론은 폐기처분하고 실크세대론을 이야기하자

우리는 우리세대를 새로운 실크로드를 열어나갈 실크세대라 명명했다. 그 때문에 우리의 포럼도 실크로드CEO포럼이라 이름 붙였다. 예전에 비단이 실크로드의 매개체였다면 지금은 인터넷과 대중문화이다. 우리세대가 IT봉사활동에 나서는 지역은 한류의 전파지역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과 중앙아시아를 관통한 실크로드와도 일치한다.

우리세대는 신세대부터 88만원세대까지 그간 너무나 많은 세대명을 386세대로부터 부여받았다. 거의 대부분이 정치적 상업적 목적으로 아랫세대를 이용하기 위한 세대명이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386세대의 통제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우리 스스로 우리를 실크세대라 이름지었으니 386세대는 그냥 따라 부르고, 88만원세대 같은 것은 폐기처분하라. 물론 우리의 실크세대에 동의하지 않을 우리세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크세대론 우리세대의 외적 형태가 아닌 내면의 잠재적 가능성에 주목한다. 우리 세대라면 그 누구나 인터넷과 대중문화 감각, 그리고 주체적인 글로벌인식을 갖고 있다. 현실이 어렵다 한들 그 가능성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실크로드CEO포럼은 기업가 조직이므로 대부분 CEO들이 회원사이다. 그러나 대중문화 평론가, 시의원, 언론운동가 등 다양한 우리세대들도 참여하고 있다. 아직 실크로드CEO포럼 회원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자신만의 발언을 하고 싶은 우리 세대가 있다면 찾아 나설 것이다. 그래서 코너명도 ‘실크세대를 찾아라’이다.

우리는 이번 기획을 통해 우리도 몰랐던 수많은 우리세대의 다양한 삶과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단행본으로 묶어내고 컨퍼런스도 열 계획이다. 수많은 세대론이 있었지만 우리 세대 스스로 우리 세대를 논해보겠다는 대한민국의 최초의 기획 <실크세대를찾아라>에 뜨거운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 변희재 실크로드CEO포럼 회장

* 실크세대 : 70년대 이하 생들로 386세대들과 달리 인터넷과 대중문화를 기반으로 전 세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실크로드를 열어나가는 대한민국의 젊은세대를 말한다.

* 실크로드CEO포럼: 71년생 이하의 기업가들의 조직으로서 청년 창업의 붐을 조성하기 위해 2007년 6월 3일 출범하였다. 기업가들 이외에도 71년생 이하 대중문화 평론가, 시의원, 언론운동가 등등이 전문위원으로 참여하여 명실상부한 세대조직으로 성장하고 있다.

* 자신만의 주장을 하고 싶은 실크세대들은 이문원 실크로드CEO포럼 전문위원(fletch@empal.com)에 연락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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