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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세대를 위한 아시아 놀이터를 만들자

안산에는 83개의 아시아 음식점이 있다


안산에는 83개의 아시아 음식점이 있다

안산에 위치한 ‘국경 없는 마을’로 들어서면 순간 이방인이 된 느낌이다. 중국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등 여러 가지 언어로 쓰여진 간판들, 특히 주말이면 거리와 광장을 메우고 있는 피부색과 생김이 다른 외국인들, 무엇보다 곳곳의 식당과 식료품점에서 풍기는 갖가지 향료 냄새가 그 낯섦의 이유이다.

모처럼 익숙한 분위기를 벗어나 여기저기 둘러보며 걷다 보면 그저 상점들이 늘어서 있을 뿐이지만 왠지 이국적인 풍경이 흥미롭기만 하다. 그러다가 호기심에 읽지도 못하는 간판을 걸어 놓은 식당에 발을 들여 놓게 된다. 운이 없다면 한국어 없는 메뉴와 한국말을 못하는 식당 종업원과 마주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는 반도 먹을 수 없을 만큼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이 나올 수도 있다. 다른 지역과 달리 이 곳 음식들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한국인 입맛에 맞추어 변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우리에겐 커다란 매력이자 신비로움으로 다가온다.

현재 안산 ‘국경 없는 마을’에는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몽골, 네팔 등 8개국 83개의 음식점이 자리하고 있다. 식당은 그들 고유의 음식과 음료를 맛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국 영화, 드라마 DVD, 음반 그리고 식재료, 악세서리 등도 판매하고 있어 이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공간이다.

하지만 더 이상 그 곳은 이주민들만의 공간이 아니다. 점점 그들의 음식과 문화를 찾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안산에서 열리는 갖가지 다문화 축제에서 이주민들과 함께 즐기고 있는 한국인들도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다. 할리우드 영화와 팝을 비롯한 미국의 대중문화가 독보적이던 이전과는 달리 인터넷을 통해 젊은 세대들은 일본 드라마, 몽골의 가요, 인도 영화 등 여러 나라들의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아시아 지역에서 배낭여행과 봉사활동의 기회가 늘면서 직접 현지의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고 그에 매료된 젊은 세대들도 많다.

특히 대중문화의 중심이 아시아로 옮겨지면서 일본과 한국의 드라마, ‘발리우드’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인도의 영화 등은 이제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외에도 젊은 세대들은 새로운 문화에 관심을 가지며 아시아 각국의 영화, 드라마, 음악을 찾아 나서고 있다. 주로 인터넷 서핑을 통해 자료를 얻으며 혹은 동아리를 만들어 자료를 공유하고 즐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만으로 그들이 원하는 만큼의 문화 컨텐츠를 얻기는 역부족이다.

그들에게 있어 안산은 문화적 갈증을 해소해 줄 수 있는 훌륭한 돌파구가 될 것이다. 첫째로 안산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58개국에서 들어온 6만 명 이상의 이주민들과 함께 하는 크고 작은 규모의 다문화 축제가 가장 많이 열리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큰 행사에는 안산 외에 전국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민들도 많이 참석하여 규모 상으로도 질적인 부분에서도 그들만의 문화를 가장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앞서 언급한 83개소의 식당들에서 여러 아시아 국가들의 정통음식을 맛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곳에서는 간식거리, 영화 DVD, CD 등도 구할 수 있다. 아시아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센터가 필요하다.

아시아의 놀이터가 필요한 이유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러한 문화들을 한 군데 집약해 놓을 공간의 부재다. 그래서 현재 안산에서는 ‘다문화원多文化院’(가칭)을 기획 중에 있다. 여기에는 다문화 체험관, 복합 공연장, 다문화 교육관, 아시아 어학관을 비롯 각국의 문화 컨텐츠-도서, DVD, CD-를 보유한 자료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러한 공간은 다문화 국가로의 전환 과정에서 일반인들의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색적인 문화공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안산은 현재 한국에서 가장 앞서가는 다문화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주민을 위한 복지 위주의 정책만을 위주로 하고 있어 다문화에 대한 내국인의 의식변화와 이주민과 내국인 사이의 교류에는 부족한 면을 보인 게 사실이다. 이미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아시아의 대중문화를 인터넷을 통해 자발적으로 수용하는 현실로 보자면 정책이 늦어도 한참 늦었다.

이 시점에서 이주민들이 그들의 문화를 잘 지켜가며 표현하고 나눌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진정한 다문화가 정착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문화원(多文化院)’의 건립은 문화를 통해 이주민과 더불어 살아가는 현지 주민들의 이해와 공감, 그리고 아시아 문화에 목말라하는 한국의 젊은 실크세대를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하여 안산이 국내 최초의 아시아 문화 놀이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길 바란다.

* 실크세대: 70년대 이하 생들로 386세대들과 달리 인터넷과 대중문화를 기반으로 전 세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실크로드를 열어나가는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를 말한다.

* 실크로드CEO포럼: 71년생 이하의 기업가들의 조직으로서 청년 창업의 붐을 조성하기 위해 2007년 6월 3일 출범하였다. 기업가들 이외에도 71년생 이하 대중문화 평론가, 시의원, 언론운동가 등등이 전문위원으로 참여하여 명실상부한 세대조직으로 성장하고 있다.

*자신만의 주장을 하고 싶은 실크세대들은 이문원 실크로드CEO포럼 전문위원(fletch@empal.com)에 연락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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