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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성공은 인재 몰라준 대기업에 복수"

카모델 양원준 대표, 자동차 모형으로 세계재패한다


젊은 기업가들의 모임인 실크로드CEO포럼이 회원사 방문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첫 회원사는 자동차 모형을 기획 제작하는 카모델(대표 양원준)이다. 실크로드CEO포럼 변희재 회장과 김명재 사무국장은 서울 약수역에 위치한 카모델을 방문하여, 모형 시장의 활성화와 청년 창업 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양원준 대표는 모형 동호회 활동을 지속하며, 자신의 취미의 전문성을 살려 창업에 성공한 독특한 케이스. 양대표는 “그냥 모형이 좋아서 취미 생활을 해왔는데, 토익점수가 없다고 번번히 취업이 좌절되어 돈 8천원 들고 창업했다”며 창업 동기를 밝혔다. "토익 점수 없다고 대기업 면접조차 볼 수 없었던 내가 전 세계 시장을 다니며 우리가 개발한 물건을 팔고 있다.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복수를 한 셈이다"라며, 기존의 채용 관행을 비판했다.

카모델은 현재, 일본을 주력 시장으로, 미국과 독일 등 전 세계에 자동차 모형을 수출하고 있는 수출 전문 기업이다. 양대표는 “자동차 모형 시장이 한국에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다”, “일본 시장이 최대이지만 미국시장도 만만치 않다”며 보다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양대표는 “국내 언론에서는 일본의 기술력에 치이고 중국의 가격에 치이는 샌드위치 위기론을 말하지만 그 반대로, 일본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중국의 가격 경쟁력도 갖출 수 있는 새로운 기회로 봐야한다”는 젊은 기업인다운 진취적인 시각을 보여주었다.

양대표는 실크로드CEO포럼 창립 준비 때부터 참여해왔으며, 이사회 승인을 거쳐 포럼에서 동호회창업위원장직을 맡아 인터넷?있는 수많은 전문동호회의 창업을 지원하는데 역할을 하게 된다.

양대표는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조금만 모형에 관심을 갖는다면, 모형 시장 활성화는 물론 자동차 홍보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페라리 자동차 모형을 갖고 있는 사람이 실제 페라리 차를 구매한다는 점을 대기업들이 이해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한 "88만원세대에 대해서는 한국의 경제규모로 볼 때 월 88만원이란 숫자는 나올 수 없다"며 비판했다.

양원준 대표의 창업 동기와 비전에 대해서는 <코리아 실크세대 혁명서> 책에 자세히 수록되어있다.


1. 본인의 약력 및 경력은?

세명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졸업(1995년입학/2000년 졸업).

인하대학교 산업대학원 산업디자인 석사(2000년 입학/2002년 졸업 및 학위취득).
1998년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가려고 휴학을 했으나 휴학직후 터진 IMF로 인해 환율이 치솟아 어학연수를 포기하고 영구아트무비에 취업 후 1년간 근무.

2002년 졸업 후 군복무를 하고 제대후에 (주)한국타미야에서 1년간 근무.

이후 적성과 진로에 맞는 곳으로 취업을 하고자 사표를 쓰고 나왔다가 재취업이 안되었다. 결국 아르바이트와 임시직을 오가다가 이태백의 한사람이 되어버렸다.

2. 창업을 하게 된 동기는?

백수생활을 4개월쯤 했을때 모든 것이 우울했다. 자살까지 생각했었다. 하지만 못난 자식 온갖 고생으로 힘들게 키워온 부모님, 먼저 간 자식을 바라보며 주저앉으실 부모님의 모습이 떠올라 그마저 할 수 없었다.

그 동안 수백통의 이력서를 써봤다. 어찌 이력서의 글 몇 자 보고 사람을 그리 무시할까 야속하기도 했다. 결국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았다. 결국 20여년 가져온 취미생활이었던 모형제작을 직업으로 선택했다. 마켓 자체가 워낙 작기 때문에 내수시장만 바라본다면 이윤은커녕 생산비용의 절반도 건질 수 없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해서 자연스레 세계시장에 눈을 돌렸다
 
3. 창업 시 어려웠던 점은?

창업을 결심했을 당시 주머니엔 8천원이 있었다. 사정을 해서 아는 동호회 선배소유의 지하창고를 공짜로 빌렸다. 사무실의 내부는 길거리에 버려진 가구로 채웠고, 먼지 날리는 시멘트바닥의 창고에 쓰고남은 자투리 타일을 주워다 직접 깔았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맨주먹으로 뭔가를 한다는 것이 정말 답답했다. 뭘 하려고 해도 돈 때문에 막혔었으니까. 창업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역시 돈이다. 나는 뭔가를 하려고 하지만 돈이 없어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 모든 것을 갖춰놓고 시작할 생각을 하는 자에겐 영원히 기회는 오지 않는다.

없다면 구걸이라도 해서 만들 생각을 하고, 과감히 불편함과 친해지라고 말한다. 강남의 멋진 빌딩의 깨끗하고 멋진 사무실에서 하루 9시간 일하며, 자신의 여가를 누리며 성공을 바라는 자는 그 사람의 꿈을 위해 투자해줄 사람도, 도움을 줄 사람도 영원히 나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4. 현재 사업의 상황과, 미래 계획은?

고작 9개의 제품을 만들고 무작정 일본의 모형제작 회사로 찾아갔다. 듣도 보도 못한 외국의 구멍가게 같은 회사와 거래를 시작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젓는 그들에게 어떻게든 설득을 하려 노력했고, 그들도 필사적인 나에게 기회를 주었다.

“당신이 앞으로 만들고 싶은 제품을 말해봐라. 그것에 가능성이 보인다면 당신과 거래를 하겠다”라는 대답을 얻었고, 결국 그들에게 내가 꿈꾸는 미래와 그것을 위한 나의 노력을 설명해 설득시키고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나의 열정에 찬사를 보내주고 있다. 1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이렇게 성장한 회사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들은 나에게 소중한 거래처가 되었고, 나는 지금도 그들을 위해 밤을 잊고 일하고 있다.

해외영업의 좋은 점은 “접대”같은 것을 안해도 된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평가받는다. 그들을 위해 열심히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Made in KOREA"는 세계시장에서 상당히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무엇을 만들던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상품을 만든다면 분명 판매처는 찾을 수 있다.

하루하루의 미미한 성장이 모여 제법 큰 성장을 이루었고, 지금은 15개국 이상의 지역에 30여 딜러들에게 나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수천 만원, 수억 원 하는 비싼 생산설비를 사기 위해 매일 허리띠를 졸라맸고, 그 비싼 기계를 하나씩 구입하기 시작했다.

나의 목표는 전 세계 모형시장의 50%이상을 점유하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더 정밀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더 싸게 생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노력한다.

일본의 한 대형회사에서 나의 회사 제품을 ODM으로 공급받기를 요청하였고, 단순 하청생산이 아닌 설계에서 생산 모두를 책임지고 주문자의 상표와 함께 나의 회사 이름을 새겨서 당당히 수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싼 값을 무기로 단순 생산기지가 되어버린 중국과 뚜렷한 차별화를 하였다.

요즘 각종 뉴스에서 연일 나오는 말은 “품질은 일본에 밀리고, 가격은 중국에 밀리고 있다”는 절망의 기사이다.

나는 이 기사에 매우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 이 말은 관점을 조금만 바꾸면 “가격은 중국과 견줄 만큼 저렴하고, 품질은 일본과 견줄 만큼 좋은 제품”이라는 말이 된다. 그리고 내가 바라본 해외속의 한국은 나의 생각과 같았다.

나의 목표는 처음부터 한국 1위가 아니었다. 세계1위의 목표로, 나와 함께 모든 것을 희생하며 함께 해준 직원과 동료들을 최고의 대우로 보답하는 것이 또 작은 희망이다.

나와 같은 인재를 몰라본 기업의 인사업무 담당자들에게 충분히 복수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를 몰라봐준 것을 후회하거나 실수했다고 느끼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TOEIC점수조차 없어 입사지원의 자격도 없던 내가 나의 힘으로 미국에, 영국에, 독일에 제 물건을 수출하고 있다는 점은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5. 본인이 생각하는 우리 세대의 특징은?

나는 서울에서 자랐지만 수박서리를 알고, 논에서 개구리도 잡아봤다. 배고픔을 알고, 가난함을 알고 있다. 그리고 고성능의 컴퓨터와 인터넷, 전세계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풍요로운 세상에 살고 있다. 억압과 굶주림의 시대에 태어나, 풍요로움과 자유로움도 누리는 경제의 급성장을 보며 성인이 되었다.

야근비 한푼 못 받으면서도,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급여속에서도, 회사를 자신의 힘으로 키우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지금의 우리 세대는 지금의 어려운 현실을 가장 용감하게 온몸으로 부딪쳐서 이겨낼 소중한 자신감을 가진 세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자랑스러운 부모님의 따듯한 사랑과 헌신속에 자라났다는 것을 아는 것.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6. 우리 세대의 잠재적 가능성은?

성공한 인생은 실패를 경험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실패를 극복하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패를 몇 번이고 극복한 우리 세대는 몇 번이고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일자리가 없다고 일을 못하지 않는다. 우리 실크세대는 자신의 힘으로 현대, 삼성과 같은 회사를 만들 기회를 얻었다. 이 시련속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진정한 강자요, 그런 강자에게 우리나라는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7. 윗 세대와의 대화가 어려울 때, 어떻게 소통하는가?

그저 고분고분 듣는 편이다. 비록 어른들에게 대들 수는 없지만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말할 수는 있다. 하지만 요즘엔 조금 능글맞아진 탓인지 웃으며 얼렁뚱땅 넘기는 기술도 꽤 터득했다. 어른들을 조심스레 설득하려 하지만 당당히 자신의 주관을 밝히거나 하는 식의 요즘10대들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이다.

좀 소극적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함께 사는 사회에서 갖춰야 할 덕목인 듯해서 좋다고 생각한다.
 
8. 정부나 대기업에 도움을 청하고 싶은 부분은?

세계무대에 진출할 예비 사업가들에게 데이터베이스가 있으면 좋겠다. 세계 각 기업의 정보나 협력회사관계, 위치, 연락방법 등등 많은 정보가 필요하지만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겐 정말 막막합니다. 어지간한 규모의 회사라면 자신이 거래할 상대회사에 어느 정도 정보를 갖는 것이 당연하지만 막 시작한 젊은 사업자들에겐 정말 어려운 일이고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부분이다.

이들이 세계와 부딪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해줄 수 있는 곳이 하나쯤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몸으로 부딪혀서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은 자기 스스로 터득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실업의 늪에 빠진 젋은이들에게 창업을 유도하려면, 그들에게 보다 많은 조언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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