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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칸하나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중국의 조용한 침공’

“일본에서도 점진적으로 착수 중인 중국의 조용한 침공에 대해 일본 국민은 더 큰 위기감을 느끼고 진지하게 생각해야”


※ 본 칼럼은 일본의 유력 시사잡지 ‘겟칸하나다(月刊Hanada)’의 2020년 9월호(인터넷 공개 2020년 12월 28일)에 게재된 세키헤이(石平)등골이 오싹해지는 ‘중국의 조용한 침공’(背筋が凍りついた中国による『目に見えぬ侵略』)을 겟칸하나다’ 측의 허락을 얻어 완역게재한 것입니다. (번역 : 요시다 켄지)




[필자소개] 세키헤이(石平)는 평론가로, 1962년 중국 쓰촨(四川)성에서 태어났다. 베이징대학 철학부를 졸업한 후, 쓰촨대학 철학부 강사를 거쳐, 1988년에 일본을 방문했고, 1995년, 고베대학 대학원 문화학 연구과 박사과정 수료했다. 2002년 ‘왜 중국인은 일본인을 미워하는가(なぜ中国人は日本人を憎むのか)’(PHP연구소)를 간행한 이후 일·중 및 중국 문제를 중심으로 한 평론 활동에 들어갔다. 2007년에 일본 국적을 취득했고, 2008년 다쿠쇼쿠(拓殖)대학 객원교수로 취임했다. 2014년 ‘왜 중국을 벗어나면 일본은 잘 되는 것인가’(PHP 신서)로 제23회 야마모토시치헤이(山本七平)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한민족이야말로 역사의 가해자이다(韓民族こそ歴史の加害者である)’(아스카신샤) 등 다수. 



무섭지만 단숨에 읽어 나갔다 

‘중국의 조용한 침공 : 대학부터 정치, 기업까지 한 국가를 송두리째 흔들다’를 읽었던 일은, 근년 흔치 않았던 강렬한 인상을 남긴 독서 경험이었다. 

본서는 호주에서 발간된 ‘사일런트인베이전(Silent Invasion)’의 일본어 번역판이다. 내용은 제목(일본에서는 아스카신샤(飛鳥新社)에서 ‘보이지 않는 침략(目に見えぬ侵略)’이라는 제목으로 출판)이 제시하는 대로 호주에 대한 중국의 “조용한 침공”을 고발하는 것이다.  

한때 중국인이었던 필자에게 이 저서가 폭로한 “중국의 침공”의 내용은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읽으면서 수십 번이고 등골이 오싹해졌고 때때로 책장을 덮고 깊은 한숨을 내쉬게 됐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마음이 점점 무거워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읽어 나가지 않으면 찝찝함이 풀리지 않았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귀신집에 발을 들여놓은 듯 깊은 공포감에 에워싸였고, 절규하면서 책을 읽어 나간 것이었다.   

결코 신경이 예민하지 않은 필자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고 한숨을 쉬게 만든 이유는 무엇이었던가. 중국의 “조용한 침공”의 그 으스스한 정체는 도대체 어떤 것인가? 책에서 폭로된, 무수한 양의 실례 중에서 극히 일부분만 살펴보고자 한다. 


호주 부동산 외국인 매수자의 80%가 중국인 

호주 북부에 있는 다윈항(Port Darwin)의 99년간 조차권(租借權)이 중국 공산당과 밀접한 중국 기업에 의해 매각되었다. 그리고 세계 최대 규모의 석탄 적출항인 뉴캐슬항(Newcastle Harbor)도 중국 국영 복합기업이 인수했다. 게다가 호주의 외국인 부동산 매수자의 80%는 중국인이다. 즉 중국 기업 및 일반인들이 말 그대로 호주를 ‘사재기’하는 것이다. 

한편, 중국인의 부동산 매매에는 어떤 ‘특별한 의도’가 숨겨져 있을 법한 사례도 있다. 2015년에 호주 안보정보원(Australian Security Intelligence Organisation, ASIO) 본부에서 8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부동산 물건이 인민해방군과 연결고리가 있는 한 중국인 부호에 의해 매수됐다. 사실상, 이 건물에서는 호주 안보정보원의 움직임을 완전히 감시할 수 있다. 

호주의 방송국 앵커도 중국 공산당원, 군대도 표적 대상  

표적 대상은 정보기관만이 아니다. 호주 언론은 물론, 군대까지도 중국 첩보 활동의 중요한 표적이다. 2009년, 당시 호주 국방장관이던 조엘 피츠기번(Joel Fitzgibbon)은 중국계 여성 사업가인 헬렌 류(Helen Liu, 劉海燕)와 ‘매우 친밀한’ 관계임이 언론에 의해 폭로됐다. 이후 이 여성이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제2부 소속인 사실이 밝혀졌다.  

다른 예로, 호주의 공영 방송인 SBS(Special Broadcasting Service)에는 중국어(베이징어) 방송국이 있는데, 거기에 소속되어 있는 몇몇 라디오 아나운서들은 자신이 중국 공산당 당원임을 스스로 인정한 바 있다. 또한 호주 명문 대학의 첨단기술을 취급하는 연구부서에도 인민해방군과 중국 정부의 검은 그림자가 불길하게 침투하고 있었다.     

국가적 연구 프로젝트에 중국인 선임연구원 

호주의 국방대학에는 ‘사이버안보혁신연구센터(Cyber Security Reseach and Innovation)’라는 연구기관이 있다. 이는 말 그대로 사이버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 또 첨단기술을 연구 및 개발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중국은 수년에 걸쳐 이 대학의 박사과정에 유학생을 유입시켜 왔으며, 이들은 개발 중인 기술에 당연히 접근할 수 있다. 더욱이 이 연구소에 근무하는 중국인 교수는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의 실험실과 공동연구까지 주도하고 있었다.   

중국의 침투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ommonwealth Scientific and Industrial Research Organisation, CSIRO)는 인공지능(AI) 연구를 위한 이른바 ‘데이터 61’의 연구부서를 설립하여, 국가적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 ‘데이터 61’에 소속된 중국인 선임연구원 한 명이 인민해방군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호주에 거주 중인 중국계 혹은 중국인은 약 100만 명에 달하지만(호주 인구는 2,500만 명 가량), 그들의 상당수는 중국 대사관 및 영사관의 감독 하에 조직화되어 있으며 중국 정부의 의지를 받들고서 포괄적인 정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예컨대, 의회 선거철이 다가오면 호주 국적의 중국계 유권자들은 대사관의 조직표로 동원되어, 중국 공산당에 충실한 중국계 의원을 당선시킨다. 반면, 중국과 뜻을 달리하는 의원들은 과감히 낙선 시켜 버린다.  

또한 호주에 사는 인민해방군의 전 군관 및 입대 관계자는 ‘호주중국퇴역군인협회(Australian Chinese Ex-Services Association)’라고 불리는 인민군 동창회까지 창단했다. 회원들은 간혹 인민해방군 군복을 착용하여 군모와 휘장까지 달고 호주 곳곳을 누비며 행사를 열고, 중국 국기를 게양하며 군가를 열창한다.  

2017년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시드니를 방문했을 당시, 이 협회 회원들이 총출동해 환영했고, 협회장은 이날의 경험을 일기장에 다음 같이 기록하였다 “오늘, 중국의 국기가 시드니를 정복했다.”  

한 국가를 송두리째 집어삼키다 

이상 이 책에서 소개된 중국의 ‘조용한 침공’의 극히 일부 사례를 살펴봤다. 비록 군사력은 동원되지 않지만, 이 끔찍한 ‘침공’의 전체상에 대해 본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저술하고 있다. 

“우리들의 학교와 대학, 직업 단체나 미디어, 광산업부터 농업, 관광업과 전략적 자산인 항구와 송전망, 지방의회에서 연방 정부, 그리고 캔버라의 주요 정당까지 중국 공산당과 연루된 기관에 의해 침투되어, 그 복잡한 제어 및 영향의 구조 아래 유도당하고 있다.”  


즉 현재 호주에서는 국가와 지방 정치, 경제와 산업, 사회 인프라와 국민들의 라이프 라인, 그리고 언론과 교육이라는 한 국가를 형성하고 있는 골격 부분의 대부분이 중국 공산당의 침투 공작에 의해 침식되고, 중공의 영향권 안에 속해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중공에 의한 호주 탈취 공작이자 ‘조용한 침공’ 그 자체를 실증하고 있다. 하나의 주권국가가 외세에 송두리째 잡아 먹히고 있다는 것이다. 





괴상한 중국 대부호의 침식(侵蝕)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될 문제는, ‘중공은 도대체 어떻게 군사력도 안 쓰고 호주라는 어엿한 독립국을 점령했는가’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폭로된 중국 공산당에 의한 ‘국가 탈취’의 교묘한 수법 중에서 상투적인 수법 하나는 돈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호주의 괴상한 중국계 대부호인 황샹모(黄向墨)의 ‘대활약’이 그 사례 중 하나다. 

2000년대에 호주로 건너온 중국 광둥성 출신의 대부호인 황샹모는 고작 4, 5년만에 호주 정계의 상층부와 폭넓은 관계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실증하듯, 그의 사무실에는 근년에 호주 수상을 지낸 총리들과 담소하는 사진들이 걸려 있다. 황샹모는 당시 총리인 케빈 러드(Kevin Rudd)와도 긴밀한 회담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다.   

한낱 외국인인 그가 단기간에 호주의 정계에 그 정도로 깊이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한마디로 돈의 힘이다. 황샹모와 그의 회사는 호주의 양대 정당인 노동당과 민주당 양측에 거액의 정치 기부를 하였고, 양 정당의 최대 헌금자가 되었다.      

한편 황샹모의 행보는 보다 노골적으로 변했고, 그는 거액의 보수를 지급하면서 호주의 전직 거물급 정치인들을 영입하기 시작한다. 2014년에는 호주 전직 상원의원 한 사람을 본인 회사의 현지 법인 부회장으로 고용하고, 2015년에는 뉴사우스웨일스 주의 전 부지사이자 국민당의 전 당수까지 영입했다.     

그리고 황샹모는 이러한 정치권의 연줄과 인맥을 기반으로 중국 정부를 위한 로비 활동에 열을 올렸다. 2014년 4월 중국·호주 자유무역 협정에 관한 협상이 한창일 때, 황샹모는 호주 측의 교섭 책임자인 무역장관 앤드루 롭을 홍콩까지 불러들여 중국 관계자와의 회동을 성사시켰다.   

그는 협상에서 양국 간 무역 협상의 현안이었던 중국인 노동자 수용 문제를 두고 중국 정부의 의지를 받들어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참가자들 유도했다. 그 결과, “중국인 노동자를 호주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도 발표됐다.   

이와 동시에 황샹모는 앤드루 롭 무역장관이 속해있는 선거구의 노동당 지부와 그의 개인 선거 계좌에 거액을 기부금을 완납하였다.

전 외무부 장관이 중국의 하수인이 되어 중국을 위해 활동하다 

이렇듯 한 외국인 상인이 호주의 담당 정치인을 돈으로 매수하고, 호주 정부는 중국과의 무역협정에 있어 자국의 국익이 아닌 상대국의 이익을 극대화해 버리는 황당무계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사실상 호주 정부는 중국과 중국 상인에 의해 점령당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중국 정부와 황샹모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난 정치인은 앤드루 롭만이 아니다. 노동당의 전 외무부 장관인 봅 카(Bob Carr)도 그중 한 명이다. 

2014년에 황샹모는 시드니 공과대학에 180만 달러를 기부하여 ‘호중(豪中) 관계 연구소’를 창립하였고, 그의 뜻에 따라 초대 소장으로 임명된 사람이 바로 봅 카였다. 이후 봅 카는 중국 정부와 황샹모의 하수인이 된 듯 혼신을 다하여 중국의 국익을 보호하였다. 

연구소가 창립된 2014년 5월은 앞서 서술한 호주·중국 자유무역협정 교섭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앤드루 롭 소장이 이끄는 연구소는 중국과 황샹모의 의견을 토대로 연구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내용은 아니나 다를까 “중국인 노동자의 수용을 협정의 일부로 도입해야 한다”는 제언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호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호주 연방의회에서 협정의 심의가 이루어졌을 때 해당 보고서는 ‘중국인 노동자 수용’ 적극론의 권위 있는 논거로 종종 인용되었다. 즉 중국인 부호가 고용한 봅 카 전 외무부 장관은 중국 국익에 크게 기여를 한 셈이다.  

놀랍게도, 이후 봅 카 전 외무부 장관의 친중(親中) 성향은 더욱 뚜렷해져만 갔다. 그는 호주 국내에 국한된 것이 아닌, 중국의 공식 방송에 간간이 등장하며 공산당 선전 공작에 기여했다. 중공 방송의 ‘의견 코너’에 출연해서는 “덩샤오핑 개혁의 극적인 성공”을 찬양하는가 하면 중국의 “문명으로서의 강대함”을 극찬하기도 했다. 

대외적으로 강경 성향으로 유명한 중국 언론인 ‘환구시보(Global Times)’에까지 등장하여 중국을 찬양하며, 해외에서의 중국 비판에 정면으로 반발했다. 이렇듯 호주에서는 한 나라의 외무부 장관을 역임한 거물급 정치인이 중국에 매수되고, 중국의 국익을 위해 일하면서, 중국 정부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형국이다. 

이는 아마 호중(豪中) 간의 역사뿐만 아닌 세계 외교 사상 전례 없는 현상이 아닐까 사료된다. 이대로 사태가 지속한다면 호주는 결과적으로 중국에 완전히 잠식당해 일개 속국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일본 입장에선 남의 일이 아니다 

본서를 완독하고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호주에서 벌어진 이런 끔찍한 사태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며, 일본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고.  

만일 호주가 중국 입장에서 경제적 및 지정학적으로 탈취할 가치가 있는 국가라고 판단되었다면, 경제와 기술 대국이자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은 더욱 매력적인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 실질적으로 중국이 호주에서 행하였던 침략을 일본에서도 하지 않았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지 아는가.  

그렇게 생각의 흐름을 되새기다 보면, 여태 불가사의로 간주해 온 여러 가지 현상에 있어 그 배후의 있는 이유나 의미가 분명해진다. 

즉 전직 총리와 외상(外相), 그리고 집권당의 전 간사장 등 일본 정계의 쟁쟁한 거물들이 일관되게 중국을 옹호하고 일본의 국익을 담보로 ‘일중(日中) 우호’에 집착한 이유를 간파할 수 있다.

이는 국회의원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일본의 일부 언론과 ‘지식인,’ 그리고 경제인이 일관되게 중국 편을 들고 중국 찬미론(賛美論)에 투철해 온 의도와 일본의 대학들이 열심히 ‘공자학원’ 설립에 앞장서며, 중국인 유학생을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인 속내 또한 뻔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에 의한 일본 탈취

저자인 클라이브 해밀턴은 서문에서 ‘중국의 조용한 침공’을 철저히 파헤치게 된 결정적 계기를 서술하고 있다.

그것은, 2008년 4월 24일 호주 수도 캔버라에서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이 개최되던 때 중국의 올림픽 개최에 항의를 하는 티베트인을 수만 명의 중국인이 현장에 동원되어 위협하는 장면을 직면하고서 이에 상당한 공포를 느껴서였다.

이 부분을 읽고 필자가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이와 같은 소름 돋는 장면이 일본에서도 연출되었다는 것이다. 바로 2008년 4월 26일 베이징 올림픽의 성화 릴레이가 나가노 시의 중심부에서 열렸을 적에, 티베트인 시위대와, (티베트를 옹호하는) 일본인을 상대로 수천 명의 중국인이 오성홍기를 흔들며 난폭한 언행을 이어갔던 대소동이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지금, 이 사건은 벌써 잊혀진 것 같다. 그 반면에 지난 12년간 중국에 의한 일본 침략 작전은 상당히 진행되어온 것이 아닌가.

일본에서도 점진적으로 착수 중인 중국의 조용한 침공에 대해 일본 국민은 더 큰 위기감을 느끼고 진지하게 생각해야만 한다. 그리고 일본이라는 주권국가와 우리들의 후손을 위해서라도 지금 당장 반격의 불씨를 지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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