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대법원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관세 마이웨이’

24일 10% 글로벌 관세 발효
무역법 122조 근거... 트럼프 2기 행정부 기조 유지
무역 상대국엔 “약속 안 지키면 더 높은 관세 부과” 보복 예고

인싸잇=백소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전 세계에 ‘글로벌 관세’ 부과를 공식 발효하고, 무역 상대국에 관세 약속 불이행 시 보복 조치를 예고하는 등 ‘관세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서명·발표한 포고문에 적시된 대로 미 동부시간 24일(현지시간) 오전 0시 1분(한국시간 24일 오후 2시 1분) ‘예외품목’을 제외한 전 세계의 대미 수출품에 새 관세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새로 도입한 글로벌 관세 세율을 일단 10%로 적용하고, 조만간 포고령 발표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를 15%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글로벌 관세 부과 대상에서 특정 핵심광물과 에너지 및 에너지 제품, 미국 내에서 재배·채굴되지 않는 천연자원 및 비료, 쇠고기·토마토·오렌지 등 특정 농산물, 의약품 및 의약품 원료, 특정 전자제품, 승용차·트럭·버스 및 그 부품, 특정 항공우주 제품 등은 제외됐다.

 

이들은 미국 산업에 필요한 원료이거나,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품목별 관세가 부과되는 제품, 또 미국 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제품 등이다.

 

앞서 연방 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의한 상호관세(국가별 차등 세율 관세)와 펜타닐 관세(마약류인 펜타닐의 대미유입 저지에 대한 협력 부족을 이유로 중국·멕시코·캐나다에 부과한 관세)를 부과 및 징수할 권한이 대통령에게 주어지지 않았다며,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행위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974년 제정된 무역법 122조에 명시된 권한을 활용했다. 해당 조항은 미국에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serious balance-of-payments deficits)’ 또는 ‘미 달러 가치의 현저한 하락(significant declines in the value of the U.S. dollar)’이 있을 때, 의회의 승인이 없더라도 대통령이 무역 상대국에 최대 15%의 관세를 최장 150일(5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방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의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 보편 관세를 물리는 동시에 일부 무역상대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 및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조사도 병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법령은 ‘불공정·차별적 무역관행’을 저지르는 특정 국가 또는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특정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의 근거를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방 대법원 판결에 따른 무역 상대국의 동요도 사전에 차단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이용하는 국가에 대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어떤 나라든 대법원의 터무니없는 결정으로 장난 치려한다면, 수년 심지어 수십 년간 미국을 뜯어 먹어온 곳은, 그들이 최근에 동의했던 것보다 더 높은 관세, 그보다 더 나쁜 것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미국과 관세율을 낮추는 대신 대규모 대미(對美) 투자나 미국산 제품 구매를 약속한 국가가 이번 연방 대법원 판결을 이유로 이를 번복하려 할 경우 사실상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