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미디어오늘 기자를 고소한 사건을 계기로 알게 된 몇 가지 사실이 있다. 한 가지는 미디어오늘이 MBC로부터 출입정지를 당한 상태라는 점, 또 한 가지는 MBC 보도국장실과 같이 각종 정보와 기밀이 모인 핵심 부서를 노조 사무실 뒷문을 통해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수많은 언론매체들이 MBC에 취재 협조와 방문 허가를 얻어야 구경이라도 할 수 있는 곳을 미디어오늘 소속 기자는 너무도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그것도 출입 금지 상태에서 말이다. 이 사실은 여러 의미를 던져준다. 취재원을 만나기 위해 사전 취재 요청을 하고 약속을 잡는 등의 ‘절차’를 가볍게 무시할 만큼 미디어오늘 기자들이 평소 MBC를 제 안방처럼 여겼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취재의 기본도 잊을 리가 없다. 두 번째는 노조 사무실 ‘뒷문’의 용도다. 노조 사무실이 어떤 곳에 위치하고 어떤 구조로 돼 있는지 본적이 없으니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분명한 건 뒷문이 개구멍처럼 사용됐다는 점이다. 보통 멀쩡한 출입문을 놔두고 개구멍을 이용할 때란 알다시피 떳떳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미디어오늘 기자가 취재원에게 전화 한통 하지 않고 노조 뒷문을 개구멍처럼 이용해
얼마 전 남성연대 성재기 대표의 투신 퍼포먼스를 찍던 KBS가 취재 윤리에 관해 여론의 호된 비판을 들어야 했다. 사망할 위험이 높았음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투신을 막기보다 취재를 앞세웠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투신 전후 두 차례 신고를 했다는 해명은 생명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언론의 취재 준칙과 윤리의 문제에 부딪혀 궁색한 변명이 돼 버렸다. 이 세상에 사람의 생명을 존중하고 우선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취재 윤리란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성 대표의 비극적 죽음으로 인해 언론과 기자의 취재 윤리가 새삼 거론됐지만, 사실 우리 언론이 취재 윤리를 잊고 산지는 오래됐다고 할 수 있다.취재원을 속여 의도에 짜 맞춘 답변을 유도한다든가, 본래의 뜻과 다르게 자신들이 이미 내린 결론을 위해 영상 짜깁기 신공을 발휘해왔다. 취재윤리야 어떻든 결과만 좋으면, 특종만 하면 만사 오케이 아니냐는 의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황우석 박사 논문을 취재했던 PD수첩팀이 연구원들을 취재하면서 회유, 협박한 일이 드러나 논란이 됐던 일이나, 인간 광우병 위험성을 과장하기 위해 왜곡과 조작 기술이 동원됐던 것도 모두 취재 윤리보다는 결과와 목적을 우선했기에 발생했던 일이었다. 이렇
MBC에서 쫓겨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 같더니 지금껏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노조의 고발로 김재철 전 MBC 사장 배임 혐의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말이다. 경찰이 “혐의가 없다”며 진작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검찰에 송치한 것을 여태 알 수 없는 이유로 미적거리고 있다. 이미 명확한 결론이 난 사건을 이토록 오래 시간을 끄는 이유는 뭔가. 검찰은 지난 3월 전주·안동·청주 MBC로부터 관련 자료를 이미 넘겨받았다. 전주 MBC는 정명자씨와 체결한 계약서, 금원지급 일자, 협찬계약서, 협찬사의 협찬금 입금 일지, MBC 본사 지원금과 전주MBC 자체 분담금 내역 등을 제출했고, 나머지 두 지역 MBC도 정씨가 참여한 관련행사 예산, 입출금 내역 등을 제출했다. 검찰이 이런 증거 자료들을 무시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진작 결론이 나왔어야 했다. 자료들을 검토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다. 단 몇 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만큼 의혹의 여지없이 명쾌하다는 얘기다. 필자가 정명자씨를 통해 얻은 증거 자료만 검찰이 검토했어도 “혐의 없음” 결론을 내는 덴 아무 문제가 없다. 김 전 사장이 무용가 정명자씨에게 억대의 공연을 몰아주
여자의 변신이 무죄라면 정치인의 변신도 무죄다. 당연한 일이다. 두 존재가 모두 본능적으로 사랑을 갈구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사랑받고 존재감을 드러내길 바라는 데 그 변신이 부정적일 리가 없다. 여자는 예뻐지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고 스타일을 바꾸고 똑똑한 여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인정받기 위해 커리어를 쌓는다. 조금 다른 측면이 있긴 하지만 정치인의 속성과 본질도 이와 같다. 대중에 선택받기 위해 외모를 정돈하고 정책(정치) 공부를 하며 인정받기 위해 다양한 경력을 쌓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미지에 변화를 주는 방법으로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는 것만 보아도 정치인의 이미지 변신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변화 없는 정치는 구태(한결같은 수구본능으로 이정희식 정치, 386 운동권 정치가 ‘귀태’가 된 현실을 보라)가 된지 오래다. 변심은 몰라도 여자와 정치인의 변신은 적극 장려할 일이다. 강용석 전 의원의 변신이 최근에 좌우 양쪽에서 주목을 받음과 함께 비판을 불러왔다. 확실히 그는 논란을 일으키는 법, 이슈 중심에 서 주목받는 법을 아는 영리한 사람이다. 단순히 공부만 잘했던 얌전한 수재들과는 차원이 다른 인간형으로 보인다. 예능인으로서
작년 MBC 파업 난장을 주도한 핵심 인물인 이용마 기자(전 노조 홍보국장)가 모처럼 언론에 얼굴을 드러냈다. 오마이뉴스와의 최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근황과 MBC에 대한 소감을 밝힌 것이다. 물론 그동안에도 간간이 존재감을 과시하긴 했다. 파업 과정에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격했음에도 자신에게 처절한 패배감만 안겨주었던 김재철 전 사장을 비난하느라, 또 MBC 측을 비난하느라 말이다. 얼마 전에는 2만여 명의 ‘깨어 있는 시민’이 참여했다던 촛불집회에서 MBC를 맹렬히 성토하기도 했다. 특히 김장겸 보도국장을 꼽으며 그가 얼마나 ‘나쁜놈’인지 ‘깨시민’들에게 열심히 증언하기도 했다. 대중의 분노를 자극하는 데 재주가 있는 언론노조 MBC본부 전 집행부의 핵심 인사다운 모습이었다.오마이뉴스가 전한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면 이용마 기자의 또 다른 재주를 발견하게 된다. 기사 곳곳에서 번득이는 칼 같은 진영의식과 덮어씌우기 능력이다. MBC 구성원들을 내 편과 네 편으로 갈라 보는 그는 기자들을 “본래 기자들”과 그 외의 기자들로 나눈다. “작년에 시용(근로계약 체결 후 일정 기간을 두어 근로관계 계속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제도)과 경력직으로 50명을 뽑았
지난 주말 울산 현대차 공장 일대는 아비규환이었다. 공장을 점거하기 위한 날카로운 죽봉과 돌멩이, 이를 저지하려는 물대포가 만나고 그 속에서 뚫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들의 비명과 고함, 알 수 없는 외침 등이 뒤범벅돼 마치 지옥의 한 장면과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그 속에서 취재를 하던 언론이 두들겨 맞았고, 시위대와 회사 양측에서 모두 110여 명이 다쳤다. ‘희망’이란 한 마디에 모여든 이들 중 “희망버스에서 본 것은 무질서, 아수라장, 추악한 탐욕이 섞인 쓰레기장”이라고 자조하는 이가 나올 만큼 그날 그곳은 절망과 우울, 비극의 집합체였다. 이어진 문화제에서 술판이 벌어졌다는 보도까지 나오는 걸 보면 일찌감치 노선을 이탈한 채 달리는 희망버스의 질주가 어느 수준에까지 왔는지 짐작이 간다. 이번 사건은 희망버스의 종착역이 어디가 될지 알려주는 묵시록처럼 느껴진다.우리는 이미 이 희망버스 원정대가 그렇게 순수하지도 희망적이지도 않다는 걸 안다. 희망버스가 지나간 자리마다 암울한 잿빛이 더 진해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 쌍용차, 제주 강정마을 등에는 희망이 아닌 반목과 불신이 싹트고 불투명한 미래와 한숨만이 더 깊어졌다. 프로도의 반지원정대가
2004년 10월 4일에 있었던 ‘국보법사수 국민대회’는 그야말로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범보수 단체와 일반시민이 함께 시청 앞에 모여 한목소리로 노무현 정부의 국보법 폐지 움직임을 비판하고 대항했던 전무후무한 집회였다. 언론에 따라 집회 참가자 수는 조금씩 달랐지만, 당시 여러 보도를 종합해보면 모인 인원이 적게는 10만 명에서 많게는 30만 명가량 됐다. 건수만 생겼다 하면 촛불을 들고 조직적으로 잘 모이는 진보좌파 진영과 달리 보수우파 진영에서 이런 대규모 집회를 보기란 희귀한 일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기도 하고, 대개 바쁜 생활인들이다 보니 어지간해서는 아스팔트로 나오는 일이 드물다. 조직화돼 있고, 전문 활동가 소위 ‘꾼’들이 많은 진보좌파 진영의 사정과는 매우 달라서 이런 규모로 열렸다는 것은 그만큼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컸다는 점을 뜻한다.그러나 보수우파 진영의 이 같은 전무후무한 대규모 집회와 정부에 대한 분노를 바라보는 방송의 시선은 싸늘했다. 보수우파 신문들만이 관심을 가지고 보도했을 뿐 당시 공영방송사들의 태도는 거의 무관심에 가까운 것이었다. 단신 뉴스나 보도됐을까, 이 집회의 성격, 경위,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인터뷰, 국보법 폐지
국정원 국정조사에 당력을 쏟아 붓고 있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대선 결과에 불복하거나 선거무효화를 주장하는 것도 아니고 대선을 다시 치르자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김 대표의 발언은 왠지 공허하게 들린다. 민주당의 진심이 당 대표가 아니라 친노 진영을 통해 다가오기 때문이다. 친노계 홍익표 의원의 ‘귀태(鬼胎·태어나서는 안 될 사람)’ 발언이나 친노계 핵심 이해찬 전 총리가 당선 무효를 거론하며 압박하는 태도나 모두 “대선 결과는 무효다.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도둑질했다”는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이들을 포함해 친노 진영은 대한민국은 정의가 패배한 역사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대로 자신들이 믿는 정의가 또 한 번 불의와 기회주의로 뭉친 세력에 졌다는 분노에 떨고 있다. 대선이 끝난 지 반년이 됐든 일 년이 됐든 이 감정은 언제든 불씨만 붙으면 활활 타오를 수밖에 없다. 국정원의 댓글 73개는 그 첫 계기가 됐을 뿐이다. 일부 언론은 국정원 직원들이 단 댓글 73개가 선거 결과를 바꿨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하지만, 뭘 모르고 하는 얘기다. 애당초 이들에게 댓글 수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댓글이 만 개든 천 개든 아니 한 개가 됐든
“국정원장이란 자가 NLL 문건을 국회에 와서 뿌렸는데 이런 미친×이 어디 있습니까?” 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최근 국정원을 규탄하는 자리에서 남재준 국정원장을 이렇게 비난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아무리 막장의 끝판이라는 정치판임을 감안해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고령의 상대를 향해 ‘미친x’ 하는 거친 언사는 도를 넘는 것이다. 네이버 프로필 정보를 보면 남 원장이 44년생이고, 신 의원이 53년생이니 두 사람은 아홉 살 차이가 난다. 그가 생각보다 적은(!) 나이 차이를 의식해 만만하게 봤는지 모르겠지만, 장유유서를 따지는 국민 눈과 귀에는 백발의 남 원장을 향해 욕설하는 신 의원의 모습이 어떻게 보였을지 알만하다. 하기야 욕설과 패륜에 나이와 나이 차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개인적으로 ‘신경민 막말·비하’ 논란에서 시선이 갔던 부분은 이보다는 김무성 의원에 대한 그의 평가다. 신 의원은 국정원 규탄 장소에서 김 의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신랄한 평가를 내렸다. “이 대화록은 김무성 지능으로는 도저히 외울 수 없는 것이다” 대선 때 새누리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이었던 김 의원이 부산의 한 유세장에서 언급했던 대화록 내용이 국정원이 공개한 내용과 똑같다는 점을 들
분명히 풀 수 있는 문제도 정쟁의 대상이 될 경우 손대기 어려운 난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정치적 논리에 궤변, 아전인수, 억지가 자주 동원되다 보니 손쉬운 문제도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고, 해결보다는 문제를 더 크게 만들기가 예사다. KBS 수신료 인상 문제 또한 그런 경우다. KBS 이사회가 여당 측 이사만이 참석해 수신료 조정안을 상정한 것을 놓고 야당 측 이사들이 비난하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인상 저지를 막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래도 수신료 인상을 원한다면 세 가지 전제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도・여론 관련 주요 국장 직선제 등 보도의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 보장을 위한 KBS 정관 개정’ ‘국민부담 최소화의 원칙’ ‘수신료 사용의 투명성 강화 방안 마련’ 등이 그것이다. 이 중 두 가지 조건은 그저 반대하기 위한 구색을 맞춘 것에 불과하고 야권의 흑심이 담긴 것은 먼저 언급한 공정보도를 위한 국장 직선제다.KBS 이사를 역임하는 등 내부 사정에 밝은 황근 교수에 따르면 KBS는 이미 노무현 정부 시절에 인사 문제를 사장과 노조가 협의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놓았다. 그런 상황에서 보도와 관련해 주요 국장 인사를 직선제로
시계를 작년 12월로 돌려보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대선 캠프는 시간을 그야말로 초 단위로 계산하며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계속 앞섰던 박근혜 후보는 문재인 후보의 막판 뒷심을 경계해야 했고, 문 후보는 안철수 바람까지 보태 마지막 총력을 기울였던 시기였다. 특히 막판 세몰이와 그 파급 효과는 대선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만큼 민주당 캠프는 여론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웠을 터다. 당연히 언론 보도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게 우리말이라고, 방송과 신문 기사 토씨 하나에도 예민하게 반응했을 것이라는 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문 후보에 대한 사소한 기사, 문장, 단어 하나가 어떤 폭풍을 일으킬지, 그 ‘나비효과’를 ‘경계’하고 ‘기대’했을 것이다.민주당의 그런 초조함이 겉으로 드러난 사건이 MBC 대선보도 개입 사건이었다. 작년 12월 15일 폴리뷰는 문재인 후보 측이 MBC 보도에 개입한 사건을 특종으로 보도했다. 문 후보 측이 뉴스데스크 방송도 안 된 내부 송고 상태의 기사 내용을 훤히 알고,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기사 내용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꿔달라는 요구를 했다. 누가 봐도
KBS 옴부즈맨 프로그램 'TV비평 시청자 데스크'가 자사 뉴스 '뉴스 9'의 국정원 관련 보도를 대놓고 ‘씹은’ 사건을 비판한 공영방송노조에 대해 제작자인 현상윤 PD가 반박하고, 이어 좌파진영 언론단체들이 KBS 비판 성명을 발표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요약하면 이렇다. 공영노조는 'TV비평 시청자 데스크'가 애당초 객관적 비평을 기대하기 어려운 편향된 인물을 내세워, 이례적으로 평소 다루지 않던 보도본부의 '뉴스 9'을 일방적으로 비판한 것은 제작진의 정치적 의도가 있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기계적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객관적 장치조차 확보하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 이 노골적인 프로그램이 아무런 여과 없이 전파를 타고 방송된 것으로 보아 KBS의 게이트 키핑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을 했다.이에 대해 현 PD는 출연자들의 편파성 문제에 대해, 모두 미디어 전문인들로서 과거에도 KBS에 출연했던 인물들로 편향성 논란은 있을 수 없다는 취지로 일축했다. 비평의 균형성에 관해서는 9시 뉴스가 국정원 관련 보도를 잘했는지 못했는지가 우선돼야 한다며 한겨레신문 등 좌파진영 언론들과 똑같은 목소리로 국정원 관련 KBS 보
야당과 언론노조가 해고자들의 복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로 정부여당의 무관심, 그리고 MBC, YTN 등의 일방적인 사과요구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한마디로 ‘웃기는’ 얘기다. 이건 마치 일방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던 조폭이 감방에 갇히자 피해자가 합의해주지 않는다며 자신이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꼴과 같다. 선처를 바란다면 피해자에게 피해보상과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하는 게 상식이다. 물론 폭력 행사에 대한 죄 값을 치르는 게 우선이다. 언론노조가 해고자들의 무조건적인 복직, 야당이 이들을 위해 해직언론인법을 만들겠다는 건 이런 상식과 순리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짓이다. 해고자들 문제가 지지부진한 건 정부여당이 특별히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야당과 언론노조의 요구가 이처럼 몰상식하고 얼척없기 때문이다. 언론노조가 얼마나 어이없는 집단인지는 MBC 전 노조위원장 박성제의 주장만 들어봐도 안다. 며칠 전 해직언론인법 공청회에서 진술인으로 나섰던 그는 “MBC 상황만 봐도 김재철 전 사장이 자신의 구명을 위해 극단적인 진영논리를 동원하는 바람에, 여권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내부에선 노사의 합리적인 대화를 경영진의 좌파 노조에 대한 굴복으로 보는 인식이 생겨
창간준비호 3호를 발행한 뒤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간 미디어내일이 내달 중순 공식 창간 선언을 앞두고 있다. 작년 MBC 노조 파업의 추악한 뒷면을 낱낱이 까발리는 과정에서 우리 언론의 민낯을 확인한 후 더 이상 구경만하고 있을 순 없다는 판단에서 시작한 이 일에 많은 독자와 뜻있는 언론인들의 격려가 이어지고 있고, 응원에 힘입어 미디어내일은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확고한 뜻과 의지에 비해 아무래도 열악한 여건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어, 화려한 첫 잔을 들 순 없겠지만 필자를 비롯한 ‘우리’는 미디어내일의 성공을 확신한다. 작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폴리뷰가 MBC 노조의 거짓과 위선을 폭로해 결과적으로 언론노조의 정치적 쿠데타를 막아낼 수 있었던 건 풍부한 자금과 여유로운 취재 환경 때문이 아니었다. 거짓이 사실을 이길 수 없다는 진리를 믿고 조직화된 언론 기득권의 권력남용과 폭압에 의해 무고한 희생자가 나와선 안 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MBC 노조가 그동안 권력자들과 기득권층의 부조리를 폭로하는 등 사회정의를 위해 역할을 한 것이 있다고 해도, 그들 스스로 성역화·권력화 되어 언론권력을 엉뚱한 목적으로 엉뚱한 곳에 남용·오용한다면 그것 역시 비판받고 견제
민주당이 6월 임시 국회에서 을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한 입법대전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는 모양이다. 지금 민주당의 기세라면 이번 국회 이후 대한민국엔 을들을 위한 천국행 문이 세워질지 모른다. 그 천국이 실상인지 허상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다른 한편으로 민주당이 눈물을 닦아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또 있다. 언론계 해고자들이다.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를 만들어 틈만 나면 이들을 위한 복직 타령가를 부른다. 서민, 영세 상인과 같은 을을 위해 나서겠다는 뜻은 가상하지만(방법론이 맞든 틀리든), 언론계 귀족노조를 위해 민주당이 발 벗고 나서는 것은 이중적으로 비친다. 해고자들이 무슨 숭고한 언론인의 직무를 다하다 명예롭게 짤린 것도 아니다. 고작해야 사장 뒤나 캐면서 수많은 허위보도를 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등의 피해를 주거나 사장 출근 저지와 사장실 점거 등등의 불법행위뿐이다. 이런 행위들을 아무리 그럴싸하게 포장해도 동네 뒷골목 양아치들의 행태와 다름이 없는 저질의 불법행위들이란 사실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 이를 70년대 동아투위사건 등과 같은 언론자유 수호를 위한 투쟁으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낯부끄러운 코미디다. 민주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