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FC] “美 텍사스 선거 이변, 트럼프 레임덕” 보도가 놓친 사실

‘31%p 스윙’이라는 마법, 동등하지 않은 비교의 오류
민주당 강세 지역 끼워 넣기에 “전형적인 프레임 부풀리기” 지적도

미디어FC는 뉴스 미디어 등을 통해 떠오르는 이슈에 관한 팩트체크(Fact Check·사실확인)를 의도하는 보도입니다. 보도에 앞서 이슈를 둘러싼 주변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필요하다면 여러 객관적 사실과 자료 등의 검증을 거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고, 특히 잘못된 내용이 확산하고 있다면 이를 바로잡아 미디어에 가치를 더하려 합니다.

 

인싸잇=강인준 기자 | 지난달 31일 치러진 텍사스주 상원의원 특수 선거에서 민주당의 테일러 레메트 후보가 공화당의 리 웜스갠스 후보를 57% 대 43%로 승리했다.

 


지난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대인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를 무려 17%p 차이로 압승했던 공화당 텃밭 중 한 곳에서 맞이한 결과인 만큼, 이변이자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입장에서는 다소 충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일부 국내의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전국적 심판’ 또는 ‘트럼프 레임덕의 신호탄’이라는 논조로 보도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대한 해석은 자유지만, 이번 선거 과정을 잘 살펴보면 이는 왜곡된 정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텍사스 주상원의원 선거의 민주당 테일러 레메트 후보는 단순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네거티브를 넘어, 후보 개인의 경쟁력과 지역밀착형 전략이 분명히 존재했다.

 

레메트 후보는 민주당 내에서도 전형적인 진보 정치인과는 결이 다른 배경을 가졌다. 그는 공군 베테랑 출신이자 기계공으로 일하며 노조위원장을 지내 블루 칼라를 배경으로 보수적인 텍사스 유권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가는 ‘친서민 노동자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특히 대선이나 중간 선거같은 빅이벤트는 투표율이 70% 이상 나오는 반면, 이번 선거의 전체 투표율은 약 15%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이에 대규모 TV 광고에 의존한 공화당 후보와 달리 3만 가구 이상의 문을 직접 두드리며 유권자를 만나는 ‘도어 노킹’ 전략을 구사한 레메트 후보의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선거는 공화당 지지층이 안심하고 투표장에 ‘덜’ 나온 사이, 트럼프 2기에 반감을 가진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해 생긴 특수 상황의 산물에 가깝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이번 결과를 전국적인 트럼프 레임덕으로  표현하는 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 할 수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웜스갠스 후보를 공개 지지했고, 현지 지역신문인 <텍사스 트리뷴>은 트럼프 대통령이 48시간동안 3차례 투표 독려를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를 “트럼프 브랜드가 도움이 안 됐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곧바로 “트럼프 행정부 국정운영 악재” “독선에 대한 제동”으로 단정하는 순간, 기사는 선거 분석이 아니게 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최소한의 투표율과 결선 구조, 후보의 지역 이슈(교육·문화전쟁 등) 같은 중간변인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많은 국내 대형언론의 기사에서 같은 날 치러진 연방하원 TX-18 선거를 ‘민주 승전보’로 엮으며 공화 하원 다수(218-213)가 위태롭다고 쓰지만, <로이터>는 TX-18이 2024 대선에서 민주 후보가 69%와 29%로 강하게 이긴 지역이라고 설명한다. 게다가 결선 자체도 민주당 후보 간 경쟁이었다는 점이 주요 보도로 확인된다.

 

이런 선거 결과는 ‘하원 의석수 산술’에는 의미가 있어도, ‘트럼프 패배의 증거’로 쓰기엔 맥락이 약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