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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충격, 김대중의 지역정치 종말을 고해야

진보와 보수, 영남과 호충의 대립구도 버리고 중도로

이회창 전 총재가 출마설 만으로 이명박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야말로 놀라운 일이다. 이회창 전 총재가 출마할 경우, 이명박 후보가 40%대, 이회창 후보가 25%대를 기록하고, 정동영 후보는 한참 아래인 10%대, 문국현, 이인제 후보는 한자리의 수를 지지율에 머물고 잇다. 이번 대선은 바야흐로 이명박 VS 이회창의 구도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회창 전 총재가 충청을 대표하는 국민중심당의 심대평 후보와 연대를 하게 될 경우, 이 파급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듯하다. 이회창 전 총재는 이명박 후보가 놓치고 있는 정통보수세력을 규합하고, 그에 대해 충청이라는 지역까지 확보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이명박 후보는 어차피 충청에서의 세가 약했기 때문에 의외로 별다른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단지 정통보수력의 표를 놓치면 이회창 후보와 35-40%대의 지지율 선두를 놓고 경쟁을 하면 그만이다.

오히려 이회창의 약진은, 정동영, 문국현, 이인제로 이어지는 범여권 후보들에 치명타를 날릴 공산이 크다. 이는 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짜놓은, 호남과 충청으로 이어지는 서부벨트의 붕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의 위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줄기차게 현실정치에 개입하여,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을 요구했다. 이는 진보와 보수라는 전통적인 양당구도에,영남을 포위하고 호남과 충청을 연합하는 전술로 대선을 치르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 전략은 바로 두 가지 이유로 처음부터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우선, 진보와 보수 양자로 대결하기에는 노무현 정권에 대한 범국민적 실망이 너무 컸다. 여론조사로 보면 무려 80%가 현 정권에 반감을 갖고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식으로 대선을 치르면 무조건 80%의 국민을 버리고 가는 셈이다.

그래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에, 호남과 충청 연합이라는 자신만의 집권전략을 더하게 된다. 민주당의 흡수에 실패하자, 이제 호남의 정동영과 충청의 이인제라는 호충연합의 상징인물들로 판을 짜보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한국의 정치를 10년 이상 뒤로 돌리는 구태의연하고 낡은 수법에 불과했다. 아직까지도 정동영이 호남을, 이인제가 충청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연합에 2007년의 국민들이 박수를 쳐줄 가능성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다. 오직 그것은 구시대 정치인 김대중의 머리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회창이라는 돌발변수가 터진 것이다.

현재의 구도로는 진보와 보수 양강 구도로도 안 되고, 호남충청 연합이라는 지역구도로도 안 된다. 처음부터 범여권이라면서 진보의 깃발을 들고 있는 자들이, 김대중이라는 퇴물 정치인의 지령에 따라 움직인 것부터 틀려먹은 일이다. 자, 그럼 어떤 판을 새롭게 짜야할까?

그 어떤 경우라도 국민의 80%에게 버림받은 노무현 정권과 완벽하게 각을 세워야 한다. 이 각을 세우지 못하면, 이번 대선이 문제가 아니라, 다음 총선조차 공멸할 판이다.

열린우리당을 계승한 여권신당의 정동영이 노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은 매우 어색한 일이다. 정동영이 각 세우자마자 그것은 배신의 정치가 된다. 아마도, 여권신당은 바로, 노무현과의 관계 문제 때문에, 대선을 치르기도 전에 식물정당으로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정동영의 지지율이 10%대 초반에 머물면, 당내의 친노세력들의 후보 흔들기가 시작될 것이고, 이에 대해 정동영 측은, 바로 너희 친노들 때문에 선거가 안 된다고 맞짱을 뜰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이인제 측은 이러한 틈새를 노리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그 점에서 이인제 후보 측이 오늘 정동영과 후보단일화를 위한 토론회를 제안한 것은 매우 적절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민주당이나 이인제 측에서 그 어떤 경우라도 정동영으로의 단일후보를 넘겨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후보단일화를 위한 토론과정에서, 민주당과 이인제 측은 결사적으로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공격하면서, 정후보로부터 실정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을 받아내야 한다. 만약, 민주당이 노무현 정권의 실정 책임 인정을 받아내지 못한다면, 후보단일화는 걷어차야 한다. 노무현 정권을 인정해버리면, 후보단일화 100번 해도, 전멸당하기 때문이다.

즉 후보단일화를 위한 과정은 후보를 단일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노무현 정권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고, 여권신당을 붕괴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민주당과 이인제 후보 측은 중도노선의 굳건히 세워야 한다. 보수에도 실망하고 진보에도 실망한 수많은 유권자들이 모인 큰 중원의 판으로 나가야 한다. 이것은 대선 뿐 아니라, 총선에서도 유효한 전략이다.

분명한 것은 이제 이회창의 출마로, 김대중이 지시한 진보와 보수 양강구도라던지, 호남충청연합과 같은 낡은 정치는 버리고,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엄밀히 말해, 중도노선을 지키는 민주당 독자노선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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