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FC] “미국인 27%만 이란 공습 지지” 국내 언론보도 인용한 여론조사 원문 살펴보니

국내 언론보도 “미국인 다수, 이란 공습 반대” 초점
메인 조사, “이란 공습 입장” 아닌 “트럼프 대통령 국정 업무 평가”
미국에 이득되는 전제 제시하니 “공습 찬성” 응답 압도적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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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잇=백소영 기자 |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국내 언론의 관련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사태에 미국인의 찬반을 물을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인용 보도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언론은 “미국인 상당수가 이란 공습에 반대한다”에 초점을 맞춰 보도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실제 이번 여론조사의 원문을 확인한 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 업무 전반에 관한 지지율 조사로, 전제에 따라 미국의 이란 공습에 대해 압도적인 찬성(지지) 응답 비율의 질문도 적지 않았다.

 

 

지난 2일 국내 주요 언론은 「미국인 4명 중 1명만 “이란 공습 지지”」(연합뉴스), 「미국인 27% “이란 공습 지지”…10명 중 4명은 “반대”」(JTBC), 「“미국인 27%만 이란 공습 지지”...MAGA도 “역겹고 사악”」(YTN) 등 제하의 기사로, 이번 미국의 이란에 대한 공습을 미국인 다수가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이들 기사에서는 지난달 28일부터 3월 1일까지(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18세 이상 미국 남녀 128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오차범위 ±2.8%p) 결과를 인용해 미국인 27%가 미국의 이란 공습에 대해 “지지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대한다”는 43%, “잘 모르겠다”는 29%로, 특히 응답자의 56%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너무 쉽게 사용한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 56%의 응답자 중 87%가 민주당 지지층이었고, 공화당 지지층은 23%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언론의 이 같은 보도만 접한다면, 미국인의 상당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이란 침공을 포함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체포, ‘멕시코 마약왕’ 네메시오 오세게라 사살 등을 위한 군사력 이용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입소스의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한 원문을 살펴보면, 우선 국내 보도의 내용은 사실이다. 그런데 조사 질문 중에는 미국의 이란 군사 공격에 대한 찬반과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의 이익을 위한 군사력 사용에 대한 반응만이 있는 게 아니었다.

 

이번 조사는 주요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업무에 관한 여론 평가로, 첫 번째 질문은 “전반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업무 처리 방식을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Overall, do you approve or disapprove of the way Donald Trump is handling his job as president)”였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경제, 외교, 경제, 물가 분야 등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에 대한 조사가 전체 8여 개의 질문 중 3개를 차지하며, 이것이 조사 결과 리포트에 먼저 제시됐다. 리포트의 뒷부분에 가서야 이란에 관한 직간접적인 질문도 3개에 해당했다.

 

국내 언론 다수가 이번 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한 이란 공습에 대한 찬반 질문의 경우, 정확한 내용은 “전반적으로, 미군의 이란 공습에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Overall, do you approve or disapprove of U.S. military strikes against Iran?)”였다.

 

이에 대해 “찬성한다” 27%, “반대한다” 43%, “잘 모름” 29%였다. 여기서 “찬성한다” 중 공화당원 55%, 민주당원 7% 그리고 “반대한다” 중 공화당원 13%, 민주당원 74%였다.

 

이날 조사에서 첫 번째 질문인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업무 수행 지지율의 결과 “찬성한다” 38%, “반대한다” 60%였다. 이란 공습에 대한 미국인의 인식은 국정 수행 지지율 결과에 비해 찬성 쪽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정 수행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더라도, 이란 공습에 대해서는 긍정 또는 중립적이라는 반응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설명이다.

 

특히 전체 질의응답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봤을 때, 미국의 이란 공습에 대해 “지지한다”는 응답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질문도 있었다.

먼저 “미국에 우호적인 이란 정부로의 교체(A government change in Iran that is friendly to the United States)”를 이끈다면 미국의 지속적인 이란 공습을 지지 또는 반대에 관한 질문에 “대체로 지지한다(More likely to support)”가 47%에 달했다. “대체로 반대한다(More likely to oppose)”는 5%, 잘 모름은 18%에 불과했다.

 

또 “이란 핵 프로그램의 종식(An end to the Iranian nuclear program)”을 이끈다면 미국의 지속적인 이란 공습을 지지 또는 반대에 관한 질문에도 역시 “대체로 지지한다”가 48%로 가장 많았고, “대체로 반대한다” 7%, “잘 모름” 16%에 그쳤다.

 

 

물론 공습으로 인해 “많은 중동국가와 광범위한 분쟁(A broader conflict in the Middle East involving many countries)”을 일으키는 것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에 대해 “대체로 지지한다”는 9%에 불과했고, “대체로 반대한다”가 45%에 달했다.

 

이번 공습이 “미국의 가스나 오일 가격 인상(Increased gas/oil prices in the United States)”을 이끈다면 지지 또는 반대에 대한 입장은 “대체로 지지한다”는 5%, “대체로 반대한다”는 45%에 달했다.

 

공습으로 “미군의 중동에서의 사망 또는 부상(U.S. troops in the Middle East being killed or injured)”을 이끈다면 지지 또는 반대의 입장에서 “대체로 지지한다” 6%, “대체로 반대한다” 54%였다.

다시 말해, 이란 공습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한다기보다, 미국에 실질적으로 득 또는 실이 되는지에 따라 지지와 반대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셈이다.

 

 

또 주목해 볼 부분은 국내 언론이 보도에서 다수 인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너무 쉽게 사용한다”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이다.

 

해당 질문의 원문을 살펴보면,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군사력을 너무 쉽게 사용한다(Donald Trump is too willing to use military force to advance U.S. interests)”다.

 

해당 질문에 대해 전체의 56%의 응답자(민주당원 87%·공화당원 23%·무당층 60%)가 “그렇다”고 답했는데, 그다음으로 높은 응답률을 기록한 질문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적절한 수준의 군사력을 사용하고 있다(Donald Trump has about the right level of willingness to use military force to advance U.S. interests)”로 35%였다. 여기에는 공화당 지지층이 73%에 달했고, 민주당의 경우 7%에 불과했다.

 

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지에 따라 답변이 엇갈렸을 뿐이고, 특히 ‘미국 이익의 증진을 위해(to advance U.S. interests)’를 전제로 군사력을 너무 쉽게 사용하는지에 관한 질문으로, 그의 국정 업무 수행 전반에 관한 지지율이나 이란 공습에 관한 찬반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는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 언론 대부분이 간과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 사용으로 국가 위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질문이 있었다. 이에 대한 응답의 결과 군사력이 “미국의 세계 위상을 강화한다(strengthens the U.S. position in the world)” 48% 그리고 “위상을 약화시킨다(weakens the U.S. position in the world)” 48%였다. 각각 “강화한다”는 공화당원 87%, “약화한다”는 민주당원 81%가 택했다.

 

 

결국 이 질문도 각 정당 지지에 따라, 다시 말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에 따라 응답률이 엇갈리는 질문에 불과했다.

정리해 보자면, 이번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정 업무 전반에 관한 지지율을 알아보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란 침공이 적절했는지 여부는 부수적 질문에 불과했다.

 

국내 언론 다수의 논조와 같이 “미국인 상당수가 이란 공습에 반대한다”라는 단정적 결론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 여부에 따라 그리고 미국에 이익이 되는지에 따라 이란 공습에 대한 입장도 엇갈렸다”고 하는 게 이번 조사의 정확한 결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앞서 언급했듯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정 업무 지지율 조사 결과에 비해, 이란 공습에 대한 찬반은 격차가 크지 않았고, 이번 공습으로 이란 정부가 미국에 우호적으로 바뀌거나, 이란 핵 프로그램 종식 등의 결과를 가져온다면, 다수가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국내 언론 일부는 마치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력 남용에 대한 응답률이 높다는 논조로 보도했지만, 실제로 질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이익의 증진을 위해’ 군사력을 이용한다는 걸 전제로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력 사용이 미국의 세계에서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응답은 약화한다는 답과 각 48%로 동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