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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 진영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진영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여부가 대선 정국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라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총재의 파괴력은 최근 조사된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후보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전에 없이 이 전 총재를 향해 견제구를 날리거나 그동안 외면해왔던 박근혜에 대한 적극적 구애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 그 단적인 사례다.

사실 경선 이후 박근혜 전 대표는 물론, 그의 측근들은 한나라당에서 찬밥이나 다를 바 없는 신세였다.

심지어 경선직후 이재오 최고위원은 “반성하고 사과하라”는 말로 박전대표 진영을 압박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 측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후보는 “탈여의도식‘정치를 표방하며 친이명박 계열 인사 위주로 조직 개편을 감행, 한나라당을 접수했다.

시도당 위원장 선거 과정 등 지방조직은 물론 중앙조직 인사가 일방통행으로 친이진영 계열로 채워졌다.

“저를 도운 사람들이 죄인인가요”라는 박전대표의 불만이 세간에 알려진 것이 그 단적인 사례다.

그러던 이 후보 측이 박 전 대표에 대한 태도를 바꿔 ‘화합’을 주문하며 손을 내밀고 있는 것.

실제로 이 후보는 지난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기일을 맞아 국립묘지를 찾았다가 박 지지자들로부터 “왜 왔느냐”는 야유를 받았다.

또한 지난번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김학원 김무성 두 친박 의원을 경쟁시켰던 때와 다르게 이번에는 지명직 최고위원을 박 전 대표측에 자진상납(?) 했다.

이후보가 직접 박 전 대표를 만나 당내 현안을 논의하고 대선에서의 협력을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러브콜’은 박 전 대표 측 도움이 불가피한 이 전 총재 측에서도 한창 부르고 있는 노래다.

박근혜 진영이 ‘꽃놀이패’를 쥐게 된 배경이다.

◇너무 이른 김치국 되나=이명박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 측 대신 이재오 최고위원을 정점으로 한 뉴라이트를 챙기는 형식으로 ‘이명박 당’ 만들기를 사실상 완료한 상태다.

이와 관련, 한 정치평론가는 “이명박 후보와 이재오 최고위원의 생각은 박 전 대표가 알아서 당을 나가주기 바라
는 것 같다”고 분석한 바 있다.

박근혜 라인으로 분류된 사무처 당직자 인사들이 급작스레 대거 ‘한직’으로 밀려났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와 관련, 대변인 행정실 직원들의 보직이 변경돼 대선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연구팀과 정책개발팀 등으로 자리를 옮겨간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대신 이들을 대체할 대변인실, 사무총장실 직원들로는 친이 성향의 당직자들로 채워졌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뉴라이트 인사들이 대거 중용되고 있다.

우선 이 후보의 사회복지분야 선대위원장 김성이씨는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들 이외에 이른바 ‘뉴라이트 운동 전령사’라고 불리는 조전혁 인천대 교수가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 연구소 부소장직에 전격 발탁됐는가 하면, 황천모 뉴라이트봉사단 사무총장은 선대위 부대변인으로, 한오섭 전 뉴라이트전국연합 기획실장은 홍보특보로 임명됐다.

이에 따라 당의 무게중심이 이재오 최고위원 쪽으로 쏠리고 있다.

이 최고위원이 최근 박 전 대표가 서청원 전 대표 지지 산행에 참석한 것을 두고 “아직도 경선하는 걸로 아는 사람들이 있다”고 비판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힘을 믿기 때문이다.

◇‘뜨는’ 박근혜=그러나 상황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이회창 출마설로 인해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박근혜 전 대표에게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모 인사는 “이회창 전 총재가 숨만 쉬었을 뿐인데 단번에 지지율이 두자리수로 나온 것은 놀라운 수치”라며 “이 전 총재가 정동영 후보를 제치고 2위 서열이 되는 순간부터 대선 상황은 크게 요동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의 등장이 이명박 후보 대선가도의 적신호로 작용될 여지가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실제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유승민 의원이 이재오 최고위원을 향해 “이 최고위원 같은 분열주의자, 반민주적 독선가야말로 당 화합의 최대 걸림돌이며 정권교체에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사람”이라면서 “이명박 후보가 직접 나서 엄중한 가시적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사실상 최고위원직 박탈을 요구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
다.

유 의원이 이같은 공세를 취할 수 있었던 것은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로 인해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박 전 대표 밖에 없을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이명박 후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재오를 버리고, 박근혜에게 가서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요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박 전 대표가 과연 ‘이명박 구세주’ 역할을 선택할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회창식 정치실험 성공할까?=이회창의 등장을 가장 반기는 쪽은 물론 창사랑 등 이 전총재 지지자들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관심을 표명하는 사람들이 또 있다. 박사모 등 경선 당시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그룹이다.

이들은 경선이후 마음 둘 곳을 잃고 방황하는 표심이었다.

따라서 이들에게 이 전 총재의 출마설은 또 하나의 대안으로 일종의 해방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한 정치권 인사는 “이명박 후보가 당초 박근혜 지지층과 함께하는 화합모드에 주력했다면 이회창 전 총재 등장이 이처럼 부각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박 지지층은 물론 그동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층이 이번 이 전 총재 출마로 표심을 이동할 수 있는 활로를 찾게 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애매한 이명박 후보의 정체성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정통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표심이 빠르게 이 전 총재 쪽으로 움직이게 될 공산이 크다”며 이와 함께 “경선 당시 총선 공천 약속 남발로 공천경쟁이 치열해진 국면도 이명박 후보보다 이 전 총재 쪽에 유리하게 작용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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