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유엔이 홍콩 민주화 인사 지미 라이에게 내려진 징역 20년형을 두고 “부당한 정치 판결”이라며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을 “부당하고 비극적인 결론”이라고 규정하며, 중국이 1984년 체결한 중·영 공동선언에서의 국제적 약속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루비오 장관은 “홍콩의 기본적 자유를 옹호하는 이들을 침묵시키기 위해 극단적인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점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며 “이는 중국이 국제사회에 한 약속을 사실상 파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2년간의 재판과 5년 이상의 구금 생활을 겪은 라이와 그의 가족은 이미 충분한 고통을 겪었다”며 “미국은 중국 당국이 라이에게 인도적 가석방을 허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홍콩 고등법원이 라이 창업주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린 데 대해 성명을 내고 인도적 가석방을 요구한 바 있다.
영국 정부도 강하게 반발했다.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78세의 지미 라이에게 20년형은 사실상의 종신형”이라며 “비판 세력을 침묵시키기 위해 강요된 법 아래에서 이뤄진 정치적 기소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유엔 역시 판결의 정당성을 문제 삼았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홍콩 법원의 판결은 국제법과 양립할 수 없다”며 파기를 촉구했고, “홍콩 국가보안법의 모호하고 광범위한 조항들이 국제 인권 의무를 위반하는 방식으로 해석되고 집행됐다”고 강조했다.
EU도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EU 대변인 아니타 히퍼는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에 개탄을 표하며, 지미 라이의 무조건적 석방을 촉구했다.
한편, 지미 라이는 의류업체 지오다노 설립자이자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 ‘빈과일보’ 창업주 겸 사주로, 중국 정부와 홍콩 당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인물이다. 그는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직후인 지난 2020년 8월 체포됐으며, 빈과일보는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2021년 6월 24일 자로 폐간됐다.
라이 창업주는 빈과일보 전·현직 임직원들과 함께 국가보안법 등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고, 홍콩 검찰은 그가 외국 단체와 공모해 정치·경제적 혼란을 조장하고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과 홍콩 당국에 대한 선동 행위를 벌였다고 보고 있다.
홍콩 법원은 외국 세력과의 공모, 선동적 자료 출판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지난해 12월 유죄를 인정했으며, 이날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이는 2020년 6월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해당 법 위반으로 선고된 최고 형량으로, 홍콩의 사법 독립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가 다시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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