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의 인싸it] 박근혜 대통령에 간도 쓸개도 다 내줄 듯하더니

인싸잇=강용석 | 최근 뜬금없는 이야기에 기가 찼다.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의 김세의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사저를 가압류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의 사저는 지난 2022년 초 대통령이 특별사면되면서 마련했다. 이 집을 사들이는데 약 25억 원이 들었는데, 당시 필자도 그 과정에 관여했기에 전후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이미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대로, 당시 김세의가 21억 원 그리고 필자가 3억 원, 가세연 법인이 1억 원을, 또 유영하 의원(당시 변호사)이 개인 부동산을 팔아 마련한 3억 원을 취득세로 납부해 사저를 최종 매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 와 김세의가 당시 자신이 내놓은 금액 중 10억 원을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못 받았으니 이를 갚으라는 것이다. 김세의는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대여금 청구 소송을 법원에 제기하는 동시에 사저를 가압류했다.

 

사실만을 말하자면, 당시 사저 매입을 완료하고 얼마 뒤 박 전 대통령 측은 15억 원을 분할해 김세의 측에 반환했고, 필자도 그중 3억 원을 돌려받았다.

 

25억 원 중 15억 원만을 반환한 배경에는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라는 책이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 있을 때 지지자들로부터 상당한 양의 편지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됐다. 그중 대통령께서 기억에 남는 일부를 모아 책으로 만들자는 기획을 하게 됐다. 또 그 판매 대금을 대통령의 사저 마련 및 향후 일부 생활비에 보태자는데 의견이 모였다.

 

박 전 대통령 개인이 모은 자료를 토대로 만든 책인 만큼, 그 저자는 박 전 대통령이었다. 판매 인세는 당연히 저자에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책 판매 인세로 사저 매입에 들어간 금액 중 10억 원의 잔금을 상계하기로 했다. 이는 당시 박 전 대통령과 유영하 의원, 필자 그리고 김세의와 가세연 직원 등 이 책의 기획과 판매 등에 관여한 거의 모든 이들이 이해하고 있는 바였다.

 

다행히도 책은 큰 화제를 모으며 2022년 베스트셀러를 기록했고, 수십만 권의 판매 수익을 올렸다. 여기에는 다른 무엇보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성원이 있었다.

 

여기까지가 명백한 사실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들어도, 당시 이를 설명해줄 사람은 필자를 제외하고도 많다.

 

그럼에도 김세의는 자신에게 돈을 갚지 않았다며 대통령께 10억 원을 내놓으라는 상황인 것이다.

 

현재까지 책 판매 실적과 박 전 대통령에게 돌아갔어야 할 인세 규모조차 객관적 자료 등을 통해 명확히 내놓지도 못한 채 말이다.

 

누가 책 써달라고 등 떠민 것도 아닌데, 책을 만드는 데 엄청난 수고가 들었다느니 잔여 부수를 보관하는데 거액을 냈다느니 본질과 벗어나는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

 

심지어 김세의는 과거에도 여러 방송에서 이 책의 수익을 전적으로 박 전 대통령을 위해 쓸 것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아래는 과거 김세의 본인이 방송에서 한 말이다.

 

“가로세로연구소는 이 책 수익금을 단 1원도 가져가지 않습니다. 이 수익금 전체를 다 박근혜 대통령님 드릴 거에요.”

이와 같은 취지로 공공연히 말한 건 언론 인터뷰나 가세연 유튜브 방송 등에서 정확히 다 파악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김세의는 본인 입으로 “다 드리겠다”고 말한 책 판매 수익금을 박 전 대통령께 정산해 지급한 적은 출판 당시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다.

 

물론 박 전 대통령 측도 여기에 이의제기하지 않았다. 그 수익금을 사저 매입에 따른 잔금으로 상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약속이 없었다면, 박 전 대통령께서 책을 아직도 판매하도록 놔뒀겠는가. 또 김세의도 그동안 책 판매 수익금 정산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측에 말하지 않았겠는가.

 

이는 너무 당연하다. 반복하지만 그 돈으로 나머지 10억 원을 녹이기로 협의했고, 김세의 본인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김세의 말대로 나머지 10억 원을 책 판매 수익금으로 상계하려는 협의가 없었다면, 다시 말해 박 전 대통령이 자신에 주어진 채무가 25억 원이라고 이해하고 있었다면, 애초에 15억 원만 갚았겠는가.

 

박 전 대통령의 신용과 인품 그리고 지지자분들의 후원 규모를 봤을 때, 어디에서든 돈을 마련해 25억 원을 그때 한꺼번에 갚았을 것이다.

 

솔직해지자. 그때 다들 속된 말로 ‘박근혜 팔이’로 유튜브 구독자 수 늘리고, 후원받고, 수익도 챙겼지 않았는가. 그렇게 번 돈과 지금까지의 책 판매 대금을 합치면, 오히려 박 전 대통령에 평생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닌가.

 

혹시 이제 와 경제 사정이 곤궁해지다 보니 돈 나올 구멍이 있나 보다가 겨우 찾아낸 카드가 이것인가라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듣자 하니 김세의는 당시 10억 원을 책 판매 대금을 상계한다는 약속을 아예 하지 않았고, 10억 원의 채무와 책 판매 인세 지급은 별도의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김세의는 방송에서 책 수익금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0억 원을 상계하기로 한 것에 대해 “‘철수한테 꾼 돈을 영희한테 받으라’고 하는 얘기랑 똑같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사실 “오른쪽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을 왼쪽 호주머니에 갚아 줬다”는 표현이 정확하지 않을까.

 

김세의는 아마도 당시 책 수익금과 10억 원의 잔금에 대해 명문화된 계약서가 없다는 걸 믿고 자신만만히 과거 협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사면돼 경황이 없었고, 무엇보다 서로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약속이었기 때문에 종이 쪼가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다들 생각하지 않았는가. 이제는 그 신뢰를 악용하려 들려는 것인가.

 

필자는 김세의의 이 같은 주장에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했지만,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이번 일에 대해 억울함과 불쾌함을 느끼고 있기에 향후 재판이 진행된다면 적극적으로 증언에 나서 이를 해소할 계획이다.

 

박 전 대통령께서 수년간 좁고 춥고 무더운 구치소에서 억울한 옥고를 치르고 내곡동 사저를 비롯해 사실상 모든 재산이 국가에 빼앗긴 상황에서, 여생이라도 넓고 따뜻한 곳에서 보내도록 해드리자는 마음에 당시 사저 매입에 나섰다.

 

여기에 지지자들이 힘을 모아주셨고, 책도 내고 사저도 매입하고 박 전 대통령께서도 보통의 일상으로 돌아오실 수 있었다. 또 박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의 신뢰를 얻고 가세연도 영향력을 더 키울 수 있었다.

 

그때는 박 전 대통령에 간도 쓸개도 다 내줄 것처럼 하더니, 이제 와 “돈 빌려 가셨으니 갚으라”라니.

 

그동안 수도 없는 배신을 당하시며 지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또 다른 배신행위와 다름없지 않은가.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다시 한번 힘을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