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엽서 66 주광일 올해 봄날이 떠나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내년에는 내년의 봄이 오겠지요. 내년 이맘때도 내 그림자가 여전히 이 땅 위에서 맴돌수 있다면, 한살 더 먹은 내가 떠나가는 내년의 봄날을 애틋하게 배웅할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나는 얼마나 불행 중 다행일까요. 그 생각만 해도, 나는 떠나가는 올해 봄날을 대범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26.5.26. □ 주광일 1943년 인천광역시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와 1965년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 제5회 사법시험 합격했다. 1979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6년에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로스쿨을 수료했다. 검사로 있으면서 면도날이라고 불릴 만큼 일처리가 매섭고 깔끔하며 잔일까지도 직접 챙겨 부하검사들이 부담스러워했다. 10.26 사건 직후 합동수사본부에 파견돼 김재규 수사를 맡았으나 "개혁의지가 없다"는 이유로 원대복귀되기도 했다.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있을 때 자신이 직접 언론 브리핑을 했던 인천 북구청 세금 횡령 사건, 인천지방법원 집달관 비리 사건 등 대형 사건을 처리했다. 서울지방검찰청 북부지청 차장검사로 있던 1989년 9월 18일부
인싸잇=이다현 기자 | 도쿄의 마지막 행선지는 우에노와 시모키타자와였다. 우에노역에서 내리면 우에노공원 안에 도쿄국립박물관, 국립과학박물관, 도쿄도미술관, 국립서양미술관, 우에노동물원까지 줄지어 있어 1년 내내 관람객으로 붐비는 공간이다. 시간만 넉넉했다면 하루를 통째로 잡고 여유롭게 박물관과 미술관을 감상하고 싶었지만, 여행 계획을 세울 당시 욕심이 앞서 가볼 곳이 많았기에 일정이 촉박했다. 마침 모네를 포함한 인상주의 화가들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는 말에 미련 없이 국립서양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미술관 앞뜰에 들어서는 순간 교과서 속 조각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로댕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야외 정원에 건물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었다. 다섯 점은 로댕, 한 점은 그의 제자 앙투안 부르델의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다. 활시위를 한껏 당겨 화살을 놓기 직전, 온몸의 근육이 팽팽하게 부푼 순간을 잡아낸 작품이다. 앞뜰의 주인공은 단연 《지옥의 문》이었다.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서 착상을 얻은 높이 5미터가 넘는 대작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생각하는 사람》도 원래는 이 문 위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던 한 인물에서 떨어져 나와 독립한 것이다. 비바람에 그대로
인싸잇=강용석 |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2곳을 석권했지만, 이들의 기대가 컸던 서울과 대구 그리고 경남 지역을 국민의힘으로부터 탈환하지 못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선방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압승”을 부르짖던 더불어민주당은 절반의 성공밖에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여당에게 ‘절반의 성공’이라는 걸 보여주는 건 바로 기존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전국 득표율의 차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표한 이번 선거의 전국 득표율(전국 개표율 99.92% 기준)을 살펴보면, 민주당 51.5%에 국민의힘 42.4% 수준으로 격차가 크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총 투표 수 2722만 8948표(무효표 포함) 가운데 민주당은 1402만 8262표, 국민의힘은 1155만 7285표를 각각 얻었다고 한다. 민주당이 약 247만 표를 앞섰지만, 광역단체장 주요 지역 선거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후보가 패배한 곳에서 득표율 차이가 그다지 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부산(전재수 50.52%, 박형준 47.90%), 울산(김상욱 48.73%, 김두겸 45.74%), 강원(우상호 51.81
인싸잇=유용욱 주필 | 선거는 끝났지만, 이번 선거가 남긴 가장 중대한 문제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개표 결과를 둘러싼 정치적 해석보다 더 심각한 것은 선거 당일 오후 6시, ‘과학’이라는 권위를 두른 채 전파를 탔던 수많은 출구조사와 그 이름조차 생소한 예측조사였다. 그 숫자들은 최종 개표 결과와 어긋난 정도를 넘어, 민심의 방향 자체를 거꾸로 가리켰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실패나 일시적 착오가 아니다. 한국의 여론조사와 선거보도가 오랫동안 누적해 온 구조적 결함이 한꺼번에 드러난 사건이었다. 우연(偶然)을 넘어선 체계적 오류(誤謬)와 '남 탓' 퍼레이드(parade) 서울을 비롯한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 대구와 경남, 그리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으로 드러난 예측 실패는 예외(例外)가 아니라 패턴에 가까웠다. 문제는 몇 퍼센트포인트의 오차가 아니다. 승패의 방향 자체를 잘못 예측한 사례가 반복됐다는 점이다. 통계학에서 오류(誤謬)는 무작위(無作爲)로 발생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이번 출구조사들과 예측조사는 이상하게 유독 특정 정치 성향의 후보를 과대평가하고, 다른 쪽을 체계적으로 과소평가하는 방향성을 보였다. 이는 우연의 범주를 벗
인싸잇=심규진 | 지방선거가 끝났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책임론부터 꺼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결과를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선거는 결코 국민의힘의 참패가 아니다. 오히려 어려운 조건 속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선거에 가깝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이 있었다. 정치는 결국 결과로 평가받는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장동혁 체제가 생각보다 훨씬 강했고, 국민의힘이 생각보다 훨씬 선전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부산이 보여준 보수 분열의 대가 부산은 이번 선거의 상징적인 지역이었다. 박형준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한동훈과의 단일화 이야기를 꺼냈다. 결과적으로 이는 스스로 보수 지지층을 분열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나는 선거 기간 내내 한 가지를 반복해서 이야기했다. 한동훈의 지지율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비례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했지만 실제 선거 과정에서는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 전재수의 지지율이 올라갈 때 한동훈의 지지율도 함께 올라갔다. 한동훈은 영리하게도 전재수를 정면으로 공격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체급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반면 선거는 후보 경쟁이 아니라 대리전처럼 흘러갔다. 하정우는 “이재명의 아바타”, 박민식은
봄 엽서 65 주광일 서초동의 비둘기 한마리가 날갯짓을 하며 이팝나무 가지 위를 헤치고 다니며 먹이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서서, 그 비둘기를 위하여 성호를 그었습니다. 창조주께서 그 비둘기에게 오늘 먹을 양식을 주십사 하고, 간구하였습니다. 잠시 후 비둘기가 가지 위에 내려 앉았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니, 그 비둘기가 하늘 먼곳을 보며 나를 위하여 5월의 기도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5월의 따스한 햇살이 비둘기와 나를 어루만지고 있었습니다. 2026.5.24. □ 주광일 1943년 인천광역시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와 1965년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 제5회 사법시험 합격했다. 1979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6년에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로스쿨을 수료했다. 검사로 있으면서 면도날이라고 불릴 만큼 일처리가 매섭고 깔끔하며 잔일까지도 직접 챙겨 부하검사들이 부담스러워했다. 10.26 사건 직후 합동수사본부에 파견돼 김재규 수사를 맡았으나 "개혁의지가 없다"는 이유로 원대복귀되기도 했다.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있을 때 자신이 직접 언론 브리핑을 했던 인천 북구청 세금 횡령 사건, 인천지방법원 집
봄 엽서 64 주광일 올해 봄날 내게 생긴 상처가 아직은 아물지 않았는데, 벌써 봄날이 가려하고 있습니다. 이 험한 시절에 깊게 파인 내 마음의 상처가 어디 그리 쉽게 아물겠습니까? 그런데 왜 봄날은 망설임없이 떠나려하는 겁니까? 이땅의 눈물을 단번에 씻겨줄 하늘의 자비가 기적처럼 퍼붓기를 바랐던 내가 터무니없이 어리석었나요? 아직은 말 없는 하늘의 깊은 뜻을, 내가 몰랐던 것일까요? 멀리 있는 친구여. 그래도 나는, 이봄이 천천히 떠나가면서 나의 상처를 치유해주시기를 기도하렵니다. 2026.5 24. □ 주광일 1943년 인천광역시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와 1965년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 제5회 사법시험 합격했다. 1979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6년에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로스쿨을 수료했다. 검사로 있으면서 면도날이라고 불릴 만큼 일처리가 매섭고 깔끔하며 잔일까지도 직접 챙겨 부하검사들이 부담스러워했다. 10.26 사건 직후 합동수사본부에 파견돼 김재규 수사를 맡았으나 "개혁의지가 없다"는 이유로 원대복귀되기도 했다.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있을 때 자신이 직접 언론 브리핑을 했던 인천 북구청 세금
봄 엽서 63 주광일 나는 지난 10년간 토요일에는 만남의 약속을 일체하지 않았습니다. 광화문이나 삼각지 등지에서 열리는 태극기집회에 경기고등학교 나라지킴이의 일원으로서 참석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나가기 위한 집회에, 나 한사람이라도 더 보태기 위해서 였습니다. 아, 자유는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내가 뼈 속 깊이 깨닫고 또 깨닫는데, 순식간에 1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오늘은 늦봄날의 햇빛이 쨍한 날, 나는 푸른 하늘 바라보며, 깊은 상처 입은 이 시대를 잠시나마 잊어 보렵니다. 2026.5.23. □ 주광일 1943년 인천광역시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와 1965년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 제5회 사법시험 합격했다. 1979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6년에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로스쿨을 수료했다. 검사로 있으면서 면도날이라고 불릴 만큼 일처리가 매섭고 깔끔하며 잔일까지도 직접 챙겨 부하검사들이 부담스러워했다. 10.26 사건 직후 합동수사본부에 파견돼 김재규 수사를 맡았으나 "개혁의지가 없다"는 이유로 원대복귀되기도 했다.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있을 때 자신이 직접 언론
봄 엽서 62 주광일 멀리 멀리 거친 바다 속에 있는 이어도를, 나는 가슴에 품고 삽니다. 나라 걱정이 되는 날엔, 나는 고요 속에서 눈을 지그시 감고 이어도를 봅니다. 이어도가 우리나라의 해양영토인 보물섬이기 때문입니다. 신이 우리 후손들에게 주신 선물이자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2026.5.21. □ 주광일 1943년 인천광역시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와 1965년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 제5회 사법시험 합격했다. 1979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6년에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로스쿨을 수료했다. 검사로 있으면서 면도날이라고 불릴 만큼 일처리가 매섭고 깔끔하며 잔일까지도 직접 챙겨 부하검사들이 부담스러워했다. 10.26 사건 직후 합동수사본부에 파견돼 김재규 수사를 맡았으나 "개혁의지가 없다"는 이유로 원대복귀되기도 했다.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있을 때 자신이 직접 언론 브리핑을 했던 인천 북구청 세금 횡령 사건, 인천지방법원 집달관 비리 사건 등 대형 사건을 처리했다. 서울지방검찰청 북부지청 차장검사로 있던 1989년 9월 18일부터 나흘간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지역법률가회의에 참석하여 '한국경제 발전 과정
인싸잇=유용욱 주필 | 대한민국 헌법 제 31조 4항이 규정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수호하기 위해 도입된 ‘정당 공천 없는 교육감 선거’가 주민직선제 도입 이후 오랜 세월을 거쳐왔다. 정당의 이해관계로부터 교육을 독립시키겠다는 취지는 숭고했으나, 오늘날 우리 앞의 현실이 남긴 성적표는 사뭇 무겁다. 기호와 정당이 사라진 자리에 ‘깜깜이 선거’가 고착화되었고, 정책 대결 대신 음성화된 진영 논리와 막판 단일화 셈법만이 선거판을 지배하는 역설을 낳았기 때문이다. 특히 제도적 검증 장치가 부족하다 보니 후보 난립으로 인한 표 분산은 고스란히 유권자의 몫이 되었다. 그동안 교육계 안팎이 이념 과잉의 우려 속에서 갈등을 겪는 사이, 교육 현장은 고충과 교실의 위기를 목격하면서도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그 구조적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지역 교육의 미래를 바로 세울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또 교육 정상화를 바라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최근 철저한 검증과 공정한 절차를 통해 정책적 정통성을 확보하려는 시도에 민심의 이목이 쏠리는 현상은 눈여겨볼 만하다. 반복된 불복과 분열의 역사, 잔혹사로 남은 ‘각자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