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다현 기자 | 미 국방부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하고 법원에서 국가 안보 위협을 주장하는 와중에, 국방부 산하 국가안보국(NSA)이 앤트로픽의 최신 보안 특화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 프리뷰’를 이미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NSA, 국방부 블랙리스트 무관하게 미토스 사용
액시오스는 19일(현지시각) 소식통 2명을 인용해 NSA가 상위 기관인 국방부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한 상황에서도 미토스 프리뷰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 1명은 미토스가 NSA 내부에서 더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고도 전했다.
NSA가 미토스를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액시오스에 따르면 미토스 접근 권한을 가진 다른 조직들은 주로 자체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을 탐지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NSA의 영국 대응 기관인 영국 AI 안전 연구소(AI Security Institute)도 미토스 접근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미토스를 7일 공개했으나 일반에는 공개하지 않고 약 40개 기관으로 접근을 제한했다. 소프트웨어 보안 취약점을 탐지하고 공격 코드까지 자율적으로 생성할 수 있는 공격적 사이버 역량이 악용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앤트로픽이 공개적으로 밝힌 접근 허용 기관은 12곳이며 NSA는 공개되지 않은 기관 중 하나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토스의 제한적 공개 프로그램은 ‘프로젝트 글래스윙(Project Glasswing)’으로, 아마존 웹서비스·애플·시스코·구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팔로알토 네트웍스 등이 참여하고 있다.
“소송하면서 쓰는” 모순... 국방부-앤트로픽 갈등 경위
국방부와 앤트로픽의 갈등은 올해 초부터 불거졌다. 앤트로픽은 2025년 7월 국방부와 2년 기한 2억 달러(약 288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클로드를 국방부 기밀 네트워크에 최초로 배치된 프론티어 AI 모델로 올렸다.
그러나 국방부가 9월부터 클로드를 ‘모든 합법적 목적’에 제한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 제거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앤트로픽은 자율 무기 체계와 국내 대규모 감시에 클로드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27일 연방 기관에 앤트로픽 기술의 즉각 사용 중단을 지시하고 6개월 단계적 퇴출 시한을 뒀다. 국방부는 3월 3일 앤트로픽에 공식 서한을 통해 ‘공급망 위험 기업’ 지정을 통보했다.
앤트로픽은 3월 9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과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에 각각 소송을 제기하며 해당 조치가 “헌법상 언론의 자유와 적법 절차를 위반한 보복 행위”라고 주장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3월 26일 앤트로픽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연방 기관의 앤트로픽 사용 금지 집행을 잠정 중단했다. 반면 워싱턴 DC 항소법원은 4월 8일 앤트로픽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해 국방부의 공급망 위험 기업 지정은 유지됐다. 이에 따라 현재 앤트로픽은 국방부 계약에서는 배제되나, 다른 연방 기관과의 협력은 가능한 상태다.
즉 국방부는 법원에서 “앤트로픽 기술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산하 기관이 미토스를 사용하는 양면적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미토스 공개 후 기류 변화... 트럼프 “협상 가능”
7일 미토스 공개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최고정보책임자 그레고리 바르바키아는 “적절한 안전장치가 마련되는 경우 연방 기관에 미토스 수정 버전을 공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17일 수지 와일즈 백악관 비서실장,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만나 정부 내 미토스 활용 방안과 보안 관행을 논의했다. 양측은 모두 이번 면담을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으며, 다음 단계는 국방부 이외 부처가 미토스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22일(현지시각) CNBC 인터뷰에서 앤트로픽이 “궤도를 잡아가고 있다”며 국방부와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공급망 위험 기업 지정을 유지하는 국방부 항소법원 판결은 여전히 유효하고 국방부도 공식 입장을 철회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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