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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친문 여론조작...그림파일, 단어링크로 은밀하게 좌표찍어

친문세력 지령 플랫폼 맘카페서 SNS로 중심 이동하고 흔적없이 좌표찍는 다양한 방법 고안

친문 ‘달빛기사단(자칭 문꿀오소리)’의 활동이 더욱 은밀하고 조직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달빛기사단은 인터넷 뉴스 댓글을 통해 정부여당을 지지하는 여론을 퍼뜨리는 불특정 다수를 뜻한다. 이들은 최근 들어 저격 당하기 쉬운 인터넷 커뮤니티 대신, 텔레그램이나 트위터를 통해 은밀하게 지령을 내리고 있다. 좌표를 찍는 방식도 텍스트 대신 그림파일을 첨부하거나 별다른 설명 없이 단어와 링크만 제시하는 등 자신들의 흔적이 쉽사리 검색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편집자 주 





“대통령님 비난 베플 비추 눌러주세요”

지난 12일, 트위터에 위와 같은 글이 하나 올라왔다. 게시자는 글과 함께 한 인터넷 기사 주소(URL)를 링크하고 댓글 사진을 첨부했다. 링크를 따라가니 베스트 리플(또는 베스트 댓글)들이 모두 대통령 문재인을 비판하는 내용들이었다. 이러한 베플은 댓글 창 가장 상단에 위치해 기사 만큼이나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까 이 트위터 글은 문재인을 비판하는 베플에 비추천을 집중적으로 박자는 지령인 셈이다. 베플은 추천/비추천 비율로 결정되는데, 비추천이 많을수록 순위가 추락하고 일반 댓글에 묻혀 보이지 않게 된다. 

네티즌들은 이처럼 댓글여론 조작에 참여하는 것을 ‘화력지원’이라 부른다. 최근들어 달빛기사단의 화력지원 결과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베플들이 어느 순간 사라지고 정부여당에 우호적인 베플로 교체되는 현상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처럼 달빛기사단에 의해 댓글 여론이 뒤집히는 것을 가리켜 ‘양념 당했다’고 표현한다.  


한 달간 화력지원으로 양념당한 기사 총 284건

올해 1월 31일부터 2월 24일까지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이들 달빛기사단이 올린 화력지원 요청 트윗은 본지가 확인한 것만 385건이었다. 이들은 포털에 기사가 등록되지 않는 새벽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시간을 트윗 지령과 좌표 찍기에 매달렸다. 

이 가운데 중복 기사를 제외하며 달빛기사단이 화력지원을 요청한 기사의 수는 총 284건. 이 기사들은 대부분 ‘네이버뉴스’에서 ‘사회’ 분야 가장 많이 본 뉴스 톱10에 들어가는 기사들이다. 여론에 영향을 많이 끼치는 기사들이 집중적으로 양념 당한 것이다. 
 
달빛기사단이 좌표를 찍은 기사의 주제는 주로 ▲우한폐렴(코로나19) ▲정부 정책 ▲추미애 장관 아들 휴가 미복귀 사건 ▲조국 전 장관 비리 등에 관한 것이었다. 특히 화력지원 요청은 우한폐렴 관련 기사에 집중됐다. 현재 국민들이 정부에 대해 가장 비판적인 주제가 바로 우한폐렴이라는 소리다. 


언론의 비판 이후 맘카페 통한 화력지원은 소강상태

달빛기사단은 2018년까지 20~40대 여성이 주로 이용하는 맘 카페와 문재인 팬 카페 등 주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화력지원 작업을 했다. 20~40대 여성은 높은 확률로 문재인을 지지해, 화력지원 작업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맘카페를 통한 달빛기사단의 행위는 언론에 꼬리가 잡혀 ‘여론 조작’이라는 집중비난을 받았다. 당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박성준 미래통합당 의원 등 야권 정치인들과 야권 성향 메이저 언론은 연일 달빛기사단의 여론조작 행위에 대한 비난을 쏟아 냈다. 이후 한 동안 달빛기사단의 댓글 작업은 소강상태에 들어가는 듯 보였다. 

물론, 달빛기사단이 자신들의 여론조작 행위를 반성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트위터 닉네임 ‘사월이’(@windofapril)는 2018년 1월 21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왜곡 기사 또는 취지에 맞지 않는 욕설일 경우 단순히 그 사실을 트위터(SNS)로 알린다“며 ”선플을 달거나 악플에 비추하는 것은 각자 알아서 한다”고 말하면서 자발적인 행동이라 조작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저 문재인의 정책 실패가 늘어나고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자 잠시 눈치를 봤다고 해석할 수 있다.
 

친문 댓글여론 조작, 꼬리 밟히지 않는 은밀한 형태로 진화

친문 달빛기사단의 근신은 오래가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가 연일 헛발질을 하면서 국민적 비난이 거세어지자 이들은 최근 활동을 재개했다. 대신 이들은 플랫폼을 갈아탔다. 최근 달빛기사단은 맘카페나 팬카페, 인터넷커뮤니티에서의 활동을 줄이고, 좀 더 은밀한 작업이 가능한 트위터나 텔레그램으로 영역을 넓히는 모양새다. 최근 달빛기사단의 댓글여론 조작 행적이 쉽사리 포착되지 않는 이유다. 

화력지원 유형도 흔적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달빛기사단은 자신들의 지령과 좌표찍기가 네티즌들의 ‘구글링’(구글 상세검색)에 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안했다. 예를 들어 이들은 ▲비추할 댓글을 글로 쓰기보다는 스크린캡처를 해서 그림 파일로 업로드하거나 ▲댓글의 앞 단어만 제시하고 곧장 링크를 걸거나 ▲추천/비추천 구분만 해서 댓글 링크를 나열하는 등 상당히 지능화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작 효과 극대화 위해 조직적인 체계 구축

네이버는 1개의 주민번호로 총 3개의 아이디를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한다. 댓글 평가(추천/비추천)는 3개의 아이디로 각기 따로 할 수 있다. 즉, 한 명이 아이디를 바꿔가면서 세 명분의 댓글 평가를 할 수 있다. 달빛기사단은 이러한 정책을 최대한 악용해 자신들의 주장을 세 배 뻥튀기 하고 있다. 

달빛기사단은 지지자들에게 네이버 아이디 3개를 생성하게 한 다음 ▲트위터로 작업할 기사와 댓글을 공지하고 ▲문 정부에 부정적인 기존 배플은 비추 ▲문 정부에 긍정적인 댓글은 추천 할 것을 각각 지시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달빛기사단이 공유한 링크를 누르면 기사 본문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곧장 댓글 코너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이런 식이면 링크를 누르는 네티즌들이 기사 내용은 보지도 않고 그저 누군가 지시하는 대로 댓글만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기사 내용도 보지 않고 지시대로 댓글을 평가하는 것이 과연 자발적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율성의 여지가 적은 노골적인 지시형태로 변화

과거 달빛기사단은 과거 언론이 여론조작이라고 비판하자 자발성을 강조하며 조작을 부인했다.  누가 어떤 기사에 댓글을 달고 평가를 남기려면 최소한 그 읽어봐야 한다. 그런데 최근 달빛기사단의 화력지원 지령과 좌표찍기는 아예 글을 읽지 않고 무조건반사적인 참여를 부추긴다. 

또 이들은 기사 링크와 함께 구체적인 행동 방식도 지시하고 있다. 자발성과는 거리가 먼 노골적인 지시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달빛기사단의 지시 유형은 ▲특정 베플 끌어내리기  ▲친(親) 정부 댓글 베플로 끌어올리기 ▲추천/비추천 동시 참여 지시 등 ‘묻지마’ 참여를 요구하는 것들로 자율성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10여 명의 달빛기사단이 네이버뉴스의 메인 기사가 교체되는 시간에 맞춰 조직적으로 화력지원 지시 트윗을 작성하하고 있다. 이들의 트윗을 본 친(親)문 성향 누리꾼들은 트윗 지령에 따라 해당 기사의 댓글에 ‘양념’을 친다. 

이들은 ‘비추천만으로 해당 베플을 강등 시킬 수 없는 경우, 댓글을 신고해 운영원칙 위배로 삭제되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이들은 날마다 거의 모든 네이버뉴스 상위 10위권 기사에 화력지원 지시를 내리며 정상적인 여론을 왜곡하는 활동을 했다.


이들의 화력지원으로 여론이 정반대로 바뀌기도

네이버뉴스 사회분야 조회수 1위에 올라있던 19일자 연합뉴스 기사 ‘대구·경북서 코로나19 추가 확진 10명 안팎...대학병원 비상(종합)’가 대표적이다. 이 기사의 경우, 정부의 우한폐렴 대책을 비판하는 댓글이 상위 베플 4개 중 3개를 차지했다. 

정상적인 여론은 오래가지 못했다.  곧 달빛기사단이 화력지원 작업을 시작하자 정부를 비판하던 베플들은 어느 순간 강등되고, 대신 신천지를 비난하는 댓글들이 베플로 올라섰다. 문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 여론이 달빛기사단의 개입 후 1시간도 채 안 돼서 신천지를 비난하는 댓글로 교체된 것이다. 


화력지원으로 양념완료된 기사의 특징

달빛기사단의 개입으로 양념이 완료된 기사에는 공통점이 있다. 

우선, 양념 베플은 정상 베플에 비해 작성시간이 1~2시간 정도 늦다. 달빛기사단의 타킷은 대부분 네이버뉴스상위 10위권 기사들이다. 이런 조회수 톱10 기사들에는 보통 수백~수천개의 댓글이 달려있다. 당연히 공감을 많이 받은 댓글이 베플로 자리잡은 상태. 달빛기사단은 이런 상황에서 뒤늦게 개입하므로, 자신들이 작성한 댓글을 베플로 밀어올리는 작업에는 시간이 걸린다.  시간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두 번째로, 기사 ‘좋아요(또는 화나요)’ 수보다 베플 ‘추천(또는 비추천)’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경우 달빛기사단에 의해 양념당한 것으로 의심해볼 수 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기사를 읽고 평가를 한 뒤 댓글을 작성하거나 기존 댓글에 추천/비추천을 누른다. 네이버뉴스는 기사에 대해 좋아요훈훈해요슬퍼요화나요후속기사원해요 5가지 평가항목을 제공한다.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좋아요와 화나요 둘로 갈린다. 댓글에 대해서는 추천과 비추천을 할 수 있다. 

정상적인 기사에서 네티즌들은 기사에서 소개한 정부발언이 싫으면(또는 좋으면) 기사 선호도 평가에서 ‘화나요(또는 좋아요)’를 누르고, 정부발언을 비판하는 베플에 ‘추천(또는 비추천)’을 누른다.  현 정부를 향한 민심이 왜곡없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문제는 달빛기사단이 트위터로 공유하는 링크를 눌러 해당 기사 페이지로 갈 경우, 기사 평가항목이 뜨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령을 수행하기 위해 링크를 타고 들어온 친(親)문 네티즌들은 베플에만 추천/비추천을 누르고, 기사에는 평가를 남기지 않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결국 베플에 대한 추천/비추천이 기사에 대한 좋아요/화나요 수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 본지가 2월 25일~27일까지 달빛기사단이 댓글 여론을 조작한 것으로 의심되는 네이버뉴스 기사 10건을 조사해 본 결과, 댓글평가수 대비 기사평가수는 평균 14%에 불과했다. 정부 관련 뉴스에서 정부를 지지하는 내용의 베스트 댓글에 추천을 누른 사람이 100명인 경우, 기사 평가항목에까지 좋아요를 누른 사람은 14명에 불과하다는 소리다. 

반면, 여론조작이 없는 정상적인 기사의 경우에는 댓글평가수 대비 기사평가수가 평균 80% 수준이다. 정부 관련 뉴스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베스트 댓글에 추천을 누른 사람이 100명인 경우, 기사 평가항목에까지 화나요를 누른 사람이 80명 정도 된다는 의미다. 

이는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경우에는 80%의 사람들이 기사를 읽은 후 평가를 하고 이어서 베스트 댓글에도 추천/비추천을 누르지만, 댓글조작을 지시하는 좌표를 타고 들어온 친문세력의 경우에는 베스트 댓글에만 추천/비추천을 누를 뿐 기사 평가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아 나타나는 차이로 해석된다. 

댓글여론 왜곡하면 경우에 따라 업무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

달빛기사단의 화력지원 작업은 정상적인 댓글 여론을 왜곡한다는 점에서 드루킹 사건(메크로를 이용한 댓글 조작으로 처벌받은 사건)과 비슷하지만, 메크로가 아닌 불특정다수가 실제 댓글을 평가한다는 점에서는 다르다. 

이들에 대한 법적 처벌 가능성에 대해 이동환 변호사는 “(이들의 행위가 비정상적인지 여부는 차치하고)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댓글의 순위를 임의로 조작할 경우, 네이버에 대한 업무방해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의 화력지원 작업이 선거기간에 행해질 경우 “특정 정당에 소속돼 있다면 공직선거법 위반이 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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