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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문재인, 남북연방중립국 만들어 시진핑에게 바치나

간사이(関西) 대학 이영화(李英和) 교수의 분석 ... “북핵 공세 이후 이제 남북연방제 중립국 공세로 치고 나올 가능성”

일본의 유력 언론에서 김정은이 미군철수와 비핵화를 맞바꾸고서, 이후 남북연방제 영세중립국 수립을 통해 체제 안전을 도모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일본 최대 종합출판사 고단샤(講談社)가 운영하는 온라인 매체인 ‘겐다이비즈니스(現代ビジネス)’는, ‘얼굴에 계속 먹칠을 당한 시진핑(習近平)이 김정은을 환영한 ‘진짜 목적’‘ 제하로 북한 유학 경험이 있는 재일교포 3세 학자인 간사이(関西) 대학 이영화(李英和) 교수의 한반도 정세 분석 칼럼을 게재했다.



“사냥꾼도 쫓았던 새가 품 안에 들어오면 죽이지 않는다”

이영화 교수는 이 칼럼 서두에서 최근 이뤄진 북한과 중국의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시진핑이 진정으로 김정은을 환영한 것인지를 물었다. 

이 교수는 “사냥꾼도 쫓았던 새가 품 안에 들어오면 죽이지 않는다”면서 “전격적인 방중으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맞이한 시진핑 국가주석의 심정은 딱 이쯤 될 것이다”라고 냉소했다.

중국 언론의 보도에서 ‘중조(中朝)관계의 눈이 녹았다’ ‘양국 정상이 의기투합’과 같은 표현도 나왔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마치 ‘쇼윈도 부부’처럼 보였다는게 이 교수의 진단이다.

그러고보면 김정은이 그간에 시진핑을 어떻게 매도했던가. ‘주먹코 추남’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중국에 대해서도 핵과 미사일로 위협했고, 당 중앙의 지시로 열렸던 청진의 동단위 여성연맹회의에서 한 간부가 중국을 ‘천년의 숙적’이라고 한 일도 있었다.

그런 말뿐이 아니라는게 이영화 교수의 지적이다. 김정은은 친중파 대표인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하고, 중국의 비호를 받던 이복형 김정남을 독살했다. 

이영화 교수는 “시진핑은 김정은이 범한 결례를 용서하지 않는다”며 “시진핑이 진심으로 김정은을 따뜻하게 맞이한 이유는 (김정은 본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방중을 꺼리던 김정은을 설득하고 총출동하여 김정은에 동행한 중국 중시파 북한 가신단(家臣団)을 위해서이다”라고 파악했다.

그러면서 “시진핑이 노리는 것은 핵을 버린 후의 북한의 행방을 내다보면서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이다(習近平の狙いは、核を捨てた後の北朝鮮の行方を見据え、朝鮮半島情勢の主導権を確保することだ)”라고 내다놨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 자체는 명확, 만약 거짓말이라면 김정은의 자살행위

이영화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 자체는 상대적으로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봤다. 이번 북중정상회담도 초점이 북한 비핵화 아니었냐는 것이다.

현재 일본 쪽의 전문가와 언론은 ‘중국이 미북교섭에 끼어들었다’ ‘북한의 교묘한 외교전술’ 등 비핵화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논조가 많이 내놓고 있지만, 그것은 기우라고 이영화 교수는 지적한다.

이 교수는 “양국 정상이 만난 시점에서 북한의 핵포기는 확정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며 “김정은에 의한 비핵화 의사표명이 ‘가짜’라면 시진핑은 결코 회담에 응하지 않는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그 시진핑과 회담한 이상 김정은은 핵포기에 있어서는 이제 되돌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개발은 어차피 ‘막다른 골목’이다. 이미 러셀 전 국무차관보는 미국 본토를 겨냥하는 ICBM 이 완성되는 순간 “김정은의 즉사”를 경고했을 정도다. 이 상황에서 중국 지도자까지 속인다? 그건 자살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 교수는 “사냥꾼도 쫓았던 새가 품 안에 들어오면 죽이지 않는다”는 서두의 격언을 다시 상기시키며 도망칠 구석을 잃은 참새라서 시진핑이 김정은을 품에 안은 것 뿐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독침을 지닌 채 날아온 말벌이라면 (시진핑은 김정은을) 그 자리에서 때려 죽일 것이다”라며 “김정은이 ‘핵미사일이라는 독침을 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고 봤다.



시진핑과의 정상회담은 김정은 입장에서 상황이 도통 풀리지 않기에 보였던 행동

김정은은 시진핑에게 무엇을 얻어내려는 것인가. 정상회담에서는 표면적으로 ‘단계적 해결’이니, 또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으로 주한미군 철수도 은근히 내비춘 바 있다. 대북제재 완화도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이 해결해주기 어려운 문제다. 이영화 교수는 “이런 조건 제시는 김정은의 일방적 ‘희망’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그런 요구가 받아들여질 여지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리비아 방식’을 이미 못막아 버린 것이 미국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그대로 군사옵션이다. 중국이 북한과 공모하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킨다.

이영화 교수는 “중국이 음으로 양으로 경제제재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면 중국과 북한에게는 덤불을 쑤셔서 뱀을 나오게 하는 모양새가 된다”며 “즉 미국이 경제제재를 단념하고 군사행동으로 이행할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단언했다.

지금 시진핑이 해줄 수 있는 것도 북한 비핵화 이후의 김정은이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 대령처럼 목숨까지 잃는 길로는 가지 않도록 하는 정도라는 것.(망명을 받아준다는 의미로 보임)

이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을 완전히 믿을 수 없는 김정은은 역부족인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불안을 느껴 새로운 후견인으로 시진핑을 추가한 것이다”라며 “김정은은 안전과 안심을 한층 더 바라면서 러시아나 EU, 그리고 일본을 상대로 정상회담을 모색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즉 난데없는 정상회담 제안 등은 김정은의 입장에서 오히려 상황이 도대체 풀리지 않기 때문에 보였던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영화 교수는 “‘최후의 발버둥질’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런 김정은의 외교전술도 국면을 타개하기에는 아직 멀었다”며 “전선을 넓혀서 국면을 복잡화하는 것은 형세가 불리하게 기울어 패색이 짙어졌을 때의 승부술이다”라고 지적했다.

김정은은 비핵화를 하려면 차라리 훨씬 더 일찍했어야

이 교수는 김정은이 본인 입장에서 재미를 볼려고 했다면 시진핑과는 일찍이 만났어야 했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5년 전에 두 사람이 차기 지도자로 내정됐을 때 다음 10년을 내다보며 전력대화를 하고 신뢰를 쌓았었어야 했는데, 김정은은 이를 걷어찼고 이후 시진핑의 회담 제안도 전부 거절했다는 것이다. 

이영화 교수는 “서두에 말한 것처럼 그 대신 시진핑 얼굴에 먹칠을 하는 무례를 되풀이했다”며 “그랬던 김정은이 이제 와서 시진핑에게 굴복하고 조력을 애걸하는 꼴이 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상황이 5년 전이라면 김정은이 시진핑한테 얻을 수 있는 성과가 더 컸을 것이다”라고 냉소를 보냈다.

중국에 대해서만 그런가. 미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영화 교수의 지적은, 역시 김정은 본인 입장에서 재미를 보려고 했다면 ‘전략적 인내’라는 미명 아래 북한에 대한 저자세 대응을 계속 취했던 오바마 대통령 시기의 미국과 김정은은 차라리 협상을 했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영화 교수는 그때 김정은이 지금처럼 나왔으면 미국으로부터 ‘북미 제네바 합의’ (1994년)에서 얻은 것과 동일하거나 또는 그 이상의 대가를 얻었을 것이라고 봤다.

이 교수는 “그런데 지금 트럼프 정권한테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아무 것도 없는 현실이다”라며 “있다고 하면 ‘체제안전 보증’ 즉 ‘목숨을 구걸하는 것’ 뿐이다”라고 냉소했다.



중국에서도 비핵화를 말했지만 북한에서는 막상 아무 말도 못하는 김정은

지금 북한 내부 상황은 어떤가. 비핵화가 말이 쉽지 김정은은 잘못하면 내부 지지자들에 의해서 척살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고난의 행군’이라는 핵개발이 초래한 대기근을 겪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돌연 독재자의 ‘목숨 구걸’로 핵포기를 표명한다. 

“핵폭풍의 위력으로 날려버리겠다”고 대언장어(大言壮語, 호언장담)한 ‘천년의 숙적’ 중국에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탄원하고 있다.

핵개발과 경제 재건이라는 ‘병진(並進)’에서 핵포기로 ‘전진(転進)’. 김정은은 밀실에서 극히 소수의 최측근들과 이 180도 방침전환을 결정했다. 

김정은은 지금 대다수 간부들과 국민을 상대로 세기의 사기극을 변명하는 억지 이론을 꾸며 대느라 고생하고 있다.

그 증거로 이 글을 집필하는 3월30일 현재, 북한에서는 김정은의 육성이나 노동신문 사설을 통한 ‘비핵화’ 및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언급이 한마디도 없다.


김정은의 최후필살기는 비핵화를 대신한 남북연방제 영세중립국 수립


중국과 미국, 심지어 북한으로부터도 괄시받는 김정은이 남은 길은 무엇인가. 이영화 교수는 남북연방제 영세중립국을 통해서 한국을 확실하게 털어먹는 것 하나 밖에 없다고 암시한다.

이영화 교수는 한국 정부가 지난달 30일에 공개한 30년이 지난 한 외교문서를 주목하라고 말한다. 1987년에 김일성이 구 소련의 고르바쵸프 대통령을 중개역으로 세워 레이건 대통령한테 전달한 외교문서다.(관련기사 : 김일성, 1987년 연방제 통일·중립국 창설 제안했다)

이 교수는 이 외교문서의 핵심에  ‘남북연방제중립국’ 구상이 있다면서, 여기에 주한미군 철수로 비핵화를 실현한다는 내용, 미국과 한국, 중국과 북한이 각각 안보조약을 파기한다는 내용, 미-중 대국의 완충지대로서의 중립국을 신 헌법으로 선언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외교안보정책의 신 구상은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개의 정부, 두가지 제도라는 ‘고려연방공화국’ 구상의 일환이다(この外交安保政策の新構想は、1民族・1国家・2政府・2制度の「高麗連邦共和国」構想の一環だ)”라고 밝혔다.

이어서 이 교수는 자신이 2년 전에 북한이 핵무장 중립국을 구상하고 있다고 내다본 일이 있음을 독자들에게 상기시켰다. (‘반중국의 괴물’이 된 김정은(反中国の怪物」になった金正恩)’ 『Voice』 2016년5월호)

이 교수가 봤을때 당시에 북한은 핵을 통해 동북아 안보질서를 뒤집어서 미중 양 강대국과의 ‘등거리 외교’로 생존공간을 넓히려는 의도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북한이 남북연방제 영세중립국을 통해 그리 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는 것.(관련기사 : [주간한국] [단독] 4월 남북정상회담 ‘한반도 중립국’ 주목)

한·미··중에 비핵화 문제로 빚을 느끼게 만들어 남북연방제 영세중립국 이행

이영화 교수는 “물론 북한이 무력통일의 야망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라면서 “(남북연방제 영세중립국이라는 것도) 어디까지나 ‘완전적화통일’을 향한 과도적 단계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미리 언급한 것처럼 북한의 빈약한 핵무장의 길은 어차피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그것이 결국에는 지금의 해상봉쇄와 무력행사라는 두꺼운 벽에 부딪쳤다”며 북한은 이번 기회에 이 상황을 역으로 이용하여 “(남북연방제 영세중립국 제안으로) 반격할 속셈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비핵화만이라면 몰라도, 영세중립국까지 내걸면 주한미군 철수 명분이 충분히 되지 않을까.

이어서 이 교수는 “(북한은) 핵미사일로 미-중 양대국에 싸움을 거는 ‘핵무장 중립’에서, 핵포기로 미-중 양대국에 은혜를 입히는 ‘비핵화 중립’으로 전진(転進)을 도모한다”며 북한이 그 끝에 내다보는 것에 변함은 없다. 남북연방제 중립국의 수립 구상이다”라고 밝혔다.(관련기사 : 다케사다 히데시, “김정은이 통일 코리아 대통령 될 수도”)

이영화 교수는 4월 27일에 열릴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연방제’라는 구부러진 옥돌을 어떻게 던질 것인지”를 눈여겨 보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며 칼럼을 마무리 했다.

30년 전의 고르바쵸프를 대신하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개역할을 하는 자는 시진핑인가, 문재인인가. 관전포인트는 여기에 있다. 


한편, 영세중립국 방안은 이미 이조 시대 말기 고종이 내세웠던 것으로, 이후 한반도는 러일전쟁의 승리자인 일본에 의해 식민지의 길을 걷게 된다. 무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중립국은 유지되기 어렵다는 사례로 고종의 사례는 자주 거론된다.


한반도를 식민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 상황에서는 특히 동해 진출을 노리는 중국이 환영할 것이 명백한게 영세중립국 방안이다. 곧 진행될 남북정상회담을 전후로 뜨거운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 본 기사에서 이영화 교수 기고문 내용 번역은 박아름 씨의 도움을 받아서 이뤄진 것입니다.


[편집자주] 그동안 한국의 좌우파 언론들은 중국과 북한의 갓끈전술 또는 이간계에 넘어가 늘상 일본의 반공우파를 극우세력으로, 혐한세력으로만 매도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일본의 반공우파는 결코 극우나 혐한으로 간단하게 치부될 수 없는 뛰어난 지성적 정치집단으로, 현재 문재인 정권을 배출하며 중국과 북한에 경도된 한국이 경계하거나 대비해야할 것들에 대해서 국외자와 제 3자의 시각(또는 devil's advocate의 입장)에서 한국의 그 어떤 언론보다도 도움이 되는 얘기를 많이 해주고 있습니다. 미국에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만 있는 것이 아니듯이, 일본에도 아사히와 마이니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디어워치는 한국 외신 시장에서 검열되어온 미국의 자유보수 세력의 목소리는 물론, 일본의 자유보수 세력의 목소리도 가감없이 소개해 독자들의 국제감각과 균형감각을 키워드릴 예정입니다. 한편, 웹브라우저 구글 크롬은 일본어의 경우 사실상 90% 이상 효율 수준의 번역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의 고급시사지라도 웹상에서는 한국 독자들이 요지를 파악하는데 전혀 장애가 없는 번역 수준입니다. 미디어워치는 한국 독자들이 일본쪽 외신을 접하는데 있어서, 편향되고 무능한 한국 언론의 필터링 없이 일본 언론의 정치적 다양성(특히 자유보수 세력의 목소리)과 뛰어난 정보력(특히 중국과 북한, 동아시아 문제와 관련)을 가급적 직접 경험해볼 것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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