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의원과 청와대 경호실 파견 경찰관 사이에 있었던 몸싸움 사건과 관련해 여론이 여전히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겨레신문이 사설로 강기정 의원 지원사격에 나섰다.

한겨레는 22일 <적반하장 청와대 경호실>이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번 폭행 시비가 벌어진 데 대해 강 의원에 가격당한 뒤 병원 치료를 받았던 해당 경찰관을 오히려 나무랐다. 또한 한겨레는 더 나아가 강 의원을 고소한 경찰관 배후에 청와대 측이 있는 것이 아니냐며 비난하고 나섰다.

먼저 사설은 해당 경찰관의 고소 사실을 언급하며 “‘강 의원의 폭력 행사에 대한 법적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는 청와대 경호실의 발표가 실제 현실로 나타”났다면서 “고소의 당사자는 현 순경이지만 그 배후에 청와대 경호실이 있으리라 짐작되는 게 당연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사설은 “고소 사실을 접하면서 처음 드는 의문은 과연 청와대 경호실이 사태의 전말을 제대로 파악이나 했는가 하는 점”이라며 “강창희 국회의장은 사건 발생 뒤 “국회 관내에서 현역 의원이 물리적 제재를 받은 것은 잘못”이라고 깊은 유감을 표시하면서 “청와대 측은 사태의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여 적절한 조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고 했다.

계속해서 사설은 “하지만 청와대 쪽은 입법부 수장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법적 조처부터 취하고 나섰다”면서 “오만한 청와대의 모습은 이 대목에서도 확인된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또 “더욱 문제는 해당 경찰관이 고소를 할 만큼 떳떳한가 하는 점”이라며 “사건을 직접 현장에서 목격한 <한겨레> 기자가 전하는 사건의 진상은 현 순경이나 경호실 주장과는 전혀 다르다. 강 의원이 욕설을 하지 않았는데도 현 순경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다짜고짜 강 의원의 뒷덜미를 거칠게 잡아챘으며, 주변의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의원’이라고 신원확인을 해주며 손을 놓으라고 말렸는데도 듣지 않았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 순경 입가에 상처가 난 경위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어쨌든 이 사건은 잘해야 ‘쌍방 피해’ 사건인 셈”이라며 “현 순경 쪽이 강 의원을 자신 있게 고소할 처지가 결코 아니라는 이야기”라고 힐난했다. 한겨레는 민주당과 자사 기자 측의 주장은 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실제 피해를 입은 해당 경찰관과 강 의원 측 행태를 비판하는 여론 등의 반대측 주장에 대해서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말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한겨레의 이러한 태도야말로 편향적 태도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일방적으로 강기정 의원을 감싸며 실제로 가격당해 피해를 입은 경찰관을 나무라던 한겨레는 마지막으로 “청와대 경호실이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조금도 반성하지 않는 것은 더욱 볼썽사납다”면서 “박 대통령이 국회를 떠나 경호 업무가 끝났으면 재빨리 국회에서 철수하든가 아니면 민주당의 정치행사 장소를 가로막는 예의 없는 행동은 최소한 하지 말았어야 옳다”고 주장했다. 해당 경찰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국회의원들이 일시에 몰려나와 당장 경호차량을 빼기가 어려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양 측이 대화로 충분히 풀 수도 있었던 상황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그럼에도 강 의원이 경호버스를 먼저 발로 찬 것이 폭행 사건의 빌미가 됐던 점은 아예 무시하고 전적으로 책임을 청와대 측에 돌린 것이다.

한겨레는 이와 함께 “애초 사건의 빌미를 제공해 놓고도 큰소리를 치는 모습은 참으로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면서 “국회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위세를 부리는 청와대 경호실의 모습에서 ‘차지철 경호실’의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린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시종일관 강 의원을 옹호하고 청와대 측을 비판한 한겨레는 사설의 마지막 문장까지 강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까지 똑같이 따다 옮긴 셈이다.

그러나 이처럼 강기정 의원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사설에 일부 네티즌들은 고개를 갸우뚱 하는 모양새다. 사설에 댓글을 단 한 네티즌은 “누가 먼저 시비를 걸었든 간에 옥신각신 말다툼에 몸싸움하다가 뒷머리로 얼굴을 받아 10바늘 꿰매게 하는 상해를 입혔다면 형사 처벌감”이라며 “한겨레는 폭력사건의 기초도 모르고 신문 행세하나. 쌍방 피해라니. 경호경찰의 잘못은 지적할 수 있지만, 명백한 폭력행위를 비호하는 건 만사 정치적 편향에 이골이 난 습성 때문이다. 강기정의 졸렬한 추태와 행패까지 비호하는 건 독자와 상식을 우습게 아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