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MBC 김재철 사장을 검찰에 고발한 것을 계기로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와, 권한남용 문제 등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4대강 감사 논란에 이어 김재철 사장에 대한 검찰 고발을 둘러싸고 감사원 안팎에서 보이고 있는 석연치 않은 모습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권 말기 정치적 논란에 휩싸인 감사원에 대해 “이렇게 정치적 시비에 휩싸일 바에야 감사원을 국회로 보내 아예 여야 합의에 의해 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냐는 비판이 있다”며 “개인감사의 경우에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학교로 찾아가 교수들 개인 정보를 다 내놓으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정보인데 어떻게 내놓으라는 것이냐’하면 감사원법에 따라 고발한다고 한다. 요즘 근래에 감사원이 정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특히 감사원이 감사 최종 결과를 내기도 전에, 민주통합당 최재성 의원이 자신이 비공식적으로 파악했다며 ‘감사원이 감사 잘한 것 같다. 김재철 문제 있다는 결론 내렸다’고 미디어오늘을 통해 밝힌 점에 비추어, 이 같은 사실을 사전에 외부에 흘린 것으로 추측되는 감사원측의 문제는 없느냐는 폴리뷰측의 질문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감사원법에 감사 결과나 감사를 통해 알게 된 비밀은 누설하지 못하게 돼 있다”면서 “자기들 스스로 감사원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힐난했다.
특히 “최재성 의원이 비공식적으로 알게 됐다는 것, 그게 사실이라면 내일이라도 당장 담당자를 찾아내서 엄중문책하고 대국민사과해야 한다”면서 “감사원법에 위배될 뿐더러 이미 정치적 논란에 감사원이 휩싸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의 이헌 변호사는 “4대강 감사결과를 보면 상당부분이 1심과 2심에서 저쪽(4대강 반대자, 좌파진영 등)이 주장한 내용으로, 법원이 인정이 안 된다고 해서 정부측 승소판결을 내서 대법원에 올라간 것들”이라며 “대부분 내용들이 법원에서 배척됐던 사안이 그대로 다 감사결과에 포함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것처럼(4대강 감사) 김재철 사장 입장에서 보면 그쪽의 일방적 주장만 수용된 일방적 감사결과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4대강을 보면 정부측 관계자들이 감사 과정에서 무시하거나 대응을 잘못한 부분이 있다. 김재철 사장도 그와 비슷한 부분이 있지 않겠나, 그러나 결과적으로 자료제출을 거부했으니 일방적 감사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하는 것도 모순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원이 감사 중인 문제에 대해 ‘감사원이 이러저러 하더라’ 얘기한 것은 문제”
조영환 올인코리아 대표는 좀 더 직설적으로 감사원을 비판했다. 그는 “김재철 사장 감사원 감사 결과 기사를 보니 4대강 생각이 나더라”면서 “과거 신형철 대법관 죽이기처럼 법원 노조라든가, 감사원 등 내부에서 자료를 외부에 주면 미디어오늘과 같은 매체들이 싣고, 다시 KBS, SBS, MBC 등과 같은 큰 매체들이 실어서 받아 크게 키우는 식으로, 4대강 매도라든지 김재철 죽이기로 좌익 네트워크가 움직인 케이스가 아닌가하고 보자마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헌법재판소 공무원, 국회 좌익 야당, 언론매체 등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를 죽이는 이 네트워크가 김재철 죽이기에도 그대로 작동되는 것이 아닌가”라며 “감사원의 감사결과도 그런 네트워크의 작동 결과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장용근 홍대 법대 교수는 기본적으로 감사원의 고발 자체는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장 교수는 그러나 김 사장 고발건과 관련해서 감사원 감사가 끝나기도 전에 언론에 유포한 최 의원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폴리뷰측과의 통화에서 “정확히 감사원법을 찾아봐야겠지만, 감사원이 감사과정에 있을 때 중간보고를 위한 공식적 라인에서 나올 수 있는 것 말고 감사원 직원이 피감기관이나 언론에 내용을 유출하는 행위는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국회의원이 감사 중인 문제에 대해 ‘감사원이 이러저러 하더라’ 얘기한 것은 문제가 있다. 국회의원이 과정에서 점검할 필요는 있지만, 비공개를 전제로 한 것도 다 누출하는 문제가 있는데 남용하는 게 더 문제”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감사 과정에서 감사원이 직접 유출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감사원을 두고 정치논란이 있지만, 그러나 자료제출을 안 한 점은 김재철 사장의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감사 전 언론을 통해 감사 진행 내용을 유출한 최 의원에 대해 감사원측은 “보통 내부적으로 감사가 진행되는 부분에 대해서 확정되기 전에는 외부에 말할 수 없다”며 “최재성 의원의 미디어오늘 인터뷰에 대해선 문제가 될 수 있다 없다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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