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기타


배너

정동영은 노명박 타운을 무너뜨려라

검찰을 비판하면서, 노무현에 머리숙인 정동영


2004년 여름에 경상북도 구미의 박정희 생가를 방문한 적이 있다. 박정희 기념관 건립의 타당성 여부를 둘러싸고 김대중 정권 초기부터 치열한 논쟁이 있었던 터라 자못 흥분되는 방문이었다. 생가를 빼놓으면 특별한 시설이 없었다. 생가는 한국의 여느 시골 초가집처럼 작고 소박했다.

생가는 초라했으되 박정희는 구미시민들의 영혼에 거대한 그림자로 남아있었다. 같이 구미를 갔던 서울 태생의 후배는 편의점서 “박통생가 어디 있어요?”라고 물어봤다가 주인에게 봉변을 당할 뻔했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구미에는 박정희 기념관 내지 박정희 생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냥 대통령 생가와 대통령 기념관이 있을 뿐이었다. 박정희란 고유명사가 대통령이라는 보통명사와 동의어가 돼버린 셈이다.

내가 방문한 전직 대통령의 고향은 구미만이 아니다. 1999년 초여름에는 거제도의 대계마을을 찾았다. 경치 하나는 정말 끝내주더라. IMF 관리체제의 충격파가 생생히 느껴지는 시절이었으므로 김영삼의 생가는 거의 흉가나 다름없었다. YS의 먼 친척 여동생이 된다는 어느 할머니가 홀로 생가를 지키고 있었다. YS 취임 초에는 하루에 보통 3,000명 정도가 들렀었다는 할머니의 얘기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YS의 고향집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경이었다. 방명록에 기록된 당일 방문객 숫자는 우리 일행 셋을 포함해 총 5명이었다.

내년 여름에는 하의도의 김대중 생가를 탐방할 예정이다. 국민원로가 견문이 짧은 탓에 아직 한반도의 서남해안을 가보지 못했다. 하의도를 방문하는 길에 목포와 인근 여러 섬도 둘러볼 계획이다. 거기에 가면 꼭 홍탁을 먹어야 제격이라는데 솔직히 그건 좀 자신이 없다. 몇 차례 먹어봤는데 도저히 입맛에 맞지가 않더라.

그러나 절대 찾지 않을 곳은 경남 김해의 노무현 타운이다. 규모와 호화스러움만으로도 노무현 타운은 다른 전직 대통령들 기념시설을 월등히 압도한다. 노무현의 본질은 벼락출세한 신흥 귀족이라는 비판에 마치 화답이라도 하려는 듯이 노무현 타운에는 골프연습장까지 설치된다는 소식이다. 골프연습장에서 골프채 휘두르면서 박정희의 독재정치를 욕할 노무현의 꼴값, 세상에 둘도 없을 저질 코미디다.

검찰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한테 일방적으로, 터무니없이 유리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수사를 액면 그대로 믿자면 이명박이야말로 그가 마하트마 존경한다는 간디에 필적할 만큼의 도덕과 윤리, 검약과 청렴의 화신이다. 이명박이 간디가 되었으므로, 그 결과 우리국민들 대부분은 곧 성불할 전망이다. 대한민국을 통째로 부처님께 시주할 꼴이다. 따라서 하느님께 봉헌한다는 약속은 헛된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이명박이 기독교 장로라는데 과연 진실인지 의문스러울 지경이다.

이회창 진영과 정동영 캠프가 검찰수사에 발끈하는 사태는 당연지사. 이회창의 격노한 반응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허나 정동영이 분기탱천하는 모습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현재의 검찰 수뇌부 인사들을 임명한 당사자가 누구이던가? 바로 청와대의 노무현의 아니던가? 그럼에도 노무현한테는 여전히 찍소리 못하면서 오로지 검찰만 두들기고 있으니 어떤 제정신 박힌 국민이 정동영의 주장을 신뢰하겠는가?

이쯤에서 한 가지 제안을 하련다. 대통령 공약집에 노무현 타운 강제철거를 긴급하게 추가하라는 주문이다. 대통령에 당선되는 즉시 김해 봉하마을에 조성된 노무현 타운을 남김없이 때려부수겠다고 유권자들에게 다짐하라는 말이다.

이명박과 노무현이 이면거래를 통해 밀약을 맺었다는 이야기를 월요일에 전해들었다. 함부로 발설하기가 곤란한 성격의 정보였기에 글로 옮기지는 않았다. 이로부터 정확히 이틀 후, 한 인터넷신문에 이와 관련된 속보가 떴다. 해당기사는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석연치 않게 사라졌다.

기사는 노무현의 대리인 자격으로 이명박측과 협상한 사람이 고대 출신 S씨라고 보도했다. 노무현 부하들 가운데 고대출신 S씨 하면 가장 먼저 신계륜이 떠오른다. 그는 노무현이 정치자금 관리를 맡기는 심복 중의 심복이다. 그는 현재 백수신분이다. 문제의 S씨가 현역 국회의원이었다면 S의원이라 호칭되었을 터. 망할 놈의 선거법이 씌워놓은 한계로 말미암아 이 또한 더 이상 논의를 펼치기 어렵다. 너그러이 양해해주시라.

나는 요번 대통령 선거에서 이회창을 찍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노무현-이명박의 빅딜설은 나의 결심을 더욱 확고히 굳혔다. 정동영이 노무현 타운 철거를 공약할 공산보다는 금년이 다 가기 전에 국민원로가 원더걸스의 새로운 멤버로 합류할 가능성이 단연 클 게다.

정동영이 노무현 타운 철거를 공약할 기대는 하지 않을 작정이니 대선 동교동은 그만 입을 다물어줬으면 좋겠다. 후보 단일화만이 살길이라고?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되찾은 10년이라고? 노무현과 이명박, 즉 노명박 콤비의 합체설이 파다한 마당에 동교동은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가? 노무현 타운 철거만으로는 부족하니 김대중 도서관마저 이참에 아예 폐쇄하라는 민란 일어나기 전에, DJ는 국민여론에 씨알조차 먹히지 않는 엉터리 훈수를 남발하는 작태를 중지해야 마땅하다.

투표일에 지지할 후보가 없다고? 없긴 왜 없어? 노무현 콩밥 먹이고, 이명박 감옥에 집어넣겠다는 인물이 출현했는데. 권영길에게 투표할까 잠시 고려해본 적이 있으나, 작금의 민주노동당은 된장진보의 아지트이자 강남좌파들의 놀이터로 타락했기에 이내 마음을 접었다.

물론 내가 이회창을 찍는다고 하여 그가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으로 선출되지는 않으리라. 하지만 나는 노무현 구속과 이명박 탄핵을 염원하는 민심의 크기와 무서움을 알리려는 목적으로 昌을 지지할 것이다. 이명박의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노무현 타운 공사에는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내년 봄의 노무현 타운 완공식에서 이명박과 노무현이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띠고서 함께 준공테이프를 자르는 광경을 상상해본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무료 협찬한 값비싼 집기와 최첨단 장비들이 노무현 타운 도처에서 빛을 발하는 해괴한 풍경 역시 그려본다. 노무현 타운, 아니 노건박 타운 만세다.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