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말로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였더라. 집으로 오는 택시를 타기 위해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1호선 남영역까지 걸어가야 할 정도였다. 초저녁 무렵, 직접 마주쳐본 광화문 로터리의 컨테이너 요새는 참으로 대단한 물건이었다. 무엇보다도 냄새가 끝내줬다. 어찌나 기름칠을 잔뜩 했던지 앞에 잠깐만 서 있어도 골치가 아플 지경이었다. 거기에서는 막대한 분량의 환경호르몬, 즉 내분비 교란물질이 대기 중으로 휘발되고 있었다.우리나라는 출산율의 지속적 하락으로 고민하는 대표적 저출산 국가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하여 민관이 힘을 합쳐 애를 써도 모자랄 판국이다. 한데 이명박 정권은 시위대의 청와대 진출을 막는답시고 컨테이너 박스에 독하기 짝이 없는 공업용 그리스를 아낌없이 발라놓았다. 촛불집회에 동참한 상당수 남성들을 무정자증 환자로 만들어놓을 심산인가? 장가도 못간 젊은 총각들이 수두룩한데.이명박 대통령과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당부하는 바이다. 다음부터는 컨테이너에 부디 인체에 해롭지 않은 환경친화적 자연산 기름을 처발라주시기 바란다. 이와 관련하여 조선일보에 도움을 요청하면 되겠다. 윤전기 잉크에 들어갈 콩기름 좀 빌려달라고, 조선일보 인쇄하는 일에 쓰이는 식물성 콩기름을
청계광장에서 촛불시위가 시작될 때부터 궁금한 터였다. 경찰청장으로 있는 어청수란 인물의 정체가. 경찰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어청수 경찰청장의 약력을 검토하다가 의미심장한 대목을 발견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보복폭행 사건 부실수사로 민심의 지탄을 받았던 이택순 전 경찰청장과 중요한 사항에서 일치했던 것이다.이택순이 출세의 발판을 마련한 결정적 계기는 경남지방경찰청장으로 근무할 당시에 만들어졌다. 노무현 사돈이 저지른 뺑소니 교통사고를 원만하게 처리해준 결과다. 뺑소니도 이만저만한 뺑소니가 아니었다. 음주운전에 더하여 현직 경찰관을 치고 달아난, 죄질이 아주 불량한 사건이었다. 노무현이 대통령 선거운동하며 팔아먹은 고정식단인 상식과 원칙에 근거한다면 당장 구속감이었다. 청와대의 보은인사에 화답하려는 의도였을까? 이택순은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 노골적인 관권개입을 시도했다. 정동영 후보 지지자 모임의 인터넷 서버를 압수해갈 정도였다.이택순이 경남지방경찰정창으로 활동한 시기는 2003년이었다. 어청수는 이듬해인 2004년에 경남지방경찰정장으로 기용되었다. 경남지방경찰청장에서 청와대 치안비서관으로 영전한 이택순과는 달리 어청수는 지방에서 한 해를 더 머
“일본해군은 처음에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이 아주 드문 경우란 것을 깨닫지 못하고, 언제나 그 방식이 통한다고 믿었다. 또 계획이 처음에 너무 크게 성공하는 바람에 장기적인 중심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무턱대고 확장했으며, 그나마 수립한 전략도 수시로 바뀌어 목적을 상실해버렸다.그리고 정확한 근거에 따라 판단을 내리기보다 자신의 생각이 언제나 옳다고 믿었으며, 실수를 인정할 줄 모르고 감추기에 급급했다.마지막으로 연공서열과 자기 믿음을 중시해 합리적 의견을 내는 부하를 무시하고 능력 있는 사람보다는 자기와 가까운 사람에게 중책을 맡겼다. 즉 가장 중요한 정책에서 그들은 이미 패전의 씨앗을 키우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그들은 자신들의 문제도 파악하지 못하면서 남과 싸우려고 한 것이므로 지는 것은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가람기획에서 출판한 ‘연합함대 그 출범에서 침몰까지’라는 책의 머리말에서 인용한 글이다. 태평양전쟁 말기에 이르러 연합함대는 연료가 없는 탓에 하릴없이 항구에서 빈둥거려야 하는 수십 만 톤의 고철덩어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연합함대의 영광을 위해 410척의 함선이 바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지지자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얻지 못한 ‘소년우파’인 내가 한미FTA에 고개를 갸우뚱할 지경이면 진보좌파진영은 벌써 벌집 쑤신 분위기가 돼야 옳다. 한데 정말로 이해하지 못하겠다. 한국사회을 대표하는 진보지식인 진중권이 한미 자유무역 협정에 관해서는 최근 들어 이상하리만큼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현상이. 광우병과 FTA는 황달과 간질환의 관계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란 뜻이다. 미국산 쇠고기가 한미FTA에 내포된 특정위험물질(SRM)임이 밝혀지면 그날로 봉하마을은 끝장이다. 이병완이 노무현 아래서 일했던 청와대 비서관들을 재차 불러모으고, 이해찬이 싱크탱크 차리고, 유시민이 대구에서 박사모의 곁불을 쬐는 사태 등에서 드러나는 친노세력의 재결집 움직임은 이걸로 일장춘몽이다.진중권이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뜬금없이 묵비권을 행사하는 까닭이 궁금하다. 사실 알고 보면 진중권도 노무현 정권 치하에서 나름대로 ‘인조이’했던 인물이다. 욕할 건 욕하면서도 챙길 거 다 챙긴. 이를테면 진중권이 갑자기 방송인으로 변신해 때 아닌 특수를 누렸던 시기는 노무현의 집권기간과 일치한다. ‘노짱님 만세’를 목 놓아 외쳤으면서도 국물조차 구경 못해본 영양가 제로의
주초부터 입 더러워지는 소리를 해야 하는 것이 찜찜하다. 그럼에도 또 총대를 메야겠다. 내가 왜 매번 총대를 메야만 하는지 참으로 갑갑하다. 그저 팔자려니 하면서 인고하는 수밖에.‘5ㆍ18에 폭력 및 추태로 얼룩진 광주구장’ 네이버 뉴스에 오른 프로야구 기사다. 사정은 이렇다. 5월 18일에 광주구장에서 기아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벌어졌는데 빈볼시비로 말미암아 양 팀 사이에 몸싸움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기아 투수 임준혁이 LG 타자 이대형을 바닥에 나동그라질 만큼 세게 밀치고 퇴장조치를 당했다.역시나 예견했던 대로 댓글의 반응이 뜨겁다. 인터넷서 호남인을 비하하는 표현인 ‘전라디안’이 기사 말미에 주렁주렁 매달렸다. 임준혁이 깽깽이들의 천하고 무식한 근성을 어김없이 보여줬다는 투였다. 이는 곧바로 광주민중항쟁의 매도와 폄하로 이어졌다. 김일성의 사주를 받은 빨갱이들의 폭동이라고. 김대중을 욕하는 댓글 또한 빠지지 않았다.국민원로는 영남을 끈질기게 비판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야구장 폭력사태에서 비난거리를 구하지는 않는다. 이를테면 대구나 부산에 소재한 경기장에서 선수들 간의 충돌과 관중들의 소요가 발생했다고 하여 “상도놈들은 안 돼!”와 같은 막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이미지 하나를 갈무리해 소개해봤다. 누가 내 글을 퍼가면서 마치 피자 토핑(Topping) 같이 본문 위에다가 얹어놨더라. 이번에는 노사모에서 사이버공간을 괴담의 근원이라고 지목할지도 모르겠다. 자기한테 유리한 게 존재하면 정보의 보고고, 불리한 것이 발견되면 근거 없는 괴담의 유포지가 되는 곳이 대한민국 인터넷이다.‘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시인 최영미의 선언처럼 봉하마을의 잔치는 끝났다. 경향신문이 광우병 공포의 원인을 마침내 정면으로 건드렸기 때문이다. 검역주권 상실의 근원이 노무현 정권이 졸속으로 체결한 한미FTA에 있음을 사설로 지적한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한 달 가까이 우리나라를 뒤흔들고 있음에도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관해서는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는 오마이뉴스와는 확연히 대조되는 논조다.그러고 보니 오마이뉴스의 메인 기사에는 ‘노명박’이란 단어가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은 듯싶다. 오연호 사장도 영업할 밑천이 바닥난 눈치다. 서역국에서 발생한 ‘믿을 건 조회수뿐’이라는 그릇된 생각에 전염된 걸 보면. 이거야말로 매체 운영자한테는 변형단백질 프리온보다도 100배는 조심해야 마땅할 병원균이거늘.봉하마을의 잔치가 끝난 것을
역겹다. ‘노무현의 예언’ 운운하며 부산떠는 모습들이. 진보개혁진영은 과거사 정리를 장기로 삼는다. 참으로 역설적 사실은 친일파 청산을 비롯한 역사 바로 세우기 작업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 이유를 대한민국 진보좌파들이 몸으로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초단기 기억상실증. 광우병을 염려하는 걸로 보아 뇌에 구멍은 뚫리지 않은 눈치고 그렇다면 한마디로 머리가 닭대가리라 할밖에. 사람은 몰라도 닭은 광우병에 감염될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다시금 묻겠다. 이명박에게 국가권력을 봉헌한 당사자가 누구인가? 요 질문을 어물쩍 넘길 심산이라면 앞으로는 사회적 발언을 하지 말기 바란다. 하나 더 묻겠다. 한나라당이 정권 잡아도 나라 망하지 않는다고 불과 반년 전까지 떠든 작자들은 누구였던가? 이명박에게 정권을 상납한 주인공은 노무현이고, 겨우 반년 전까지도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나라 망하지 않는다고 까불던 무리는 경상도 노빠들이다.“파병은 반대하지만 노무현은 지지한다!” 영남친노세력의 대표적 레퍼토리였다. 경상도 노빠들이 주도하는 이명박 탄핵여론이 며칠이나 지속될 성싶은가? 이명박 탄핵이 여자 중고생들 위주로 흐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김민웅 같은 얼빠진 양반은 이를 두고
고기도 먹어본 놈이 맛을 아는 법이다. 물타기도 기술이다. “야당, 즉 민주당의 조직적 개입이 의심된다!” 이명박 정권이 꺼내든 회심의 국면전환 카드다. 문제는 이게 의외로 약발이 먹힌다는 데 있다. 이명박 탄핵에 찬성하는 진영에서는 촛불시위에 어린 청소년들이 대거 참가한 사실을 들어 집회의 비정치성을 부각시키려 애쓴다.당장에는 집회의 비정치성을 강조하는 편이 효과적일 수 있다. 당장에는.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이명박 정권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왜냐? 이명박 정권의 실질적 토대가 등을 돌리지 않는 이상 지금의 난국은 위기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어차피 영남이야 중요한 고비에서 이명박을 두둔하게 될 테고, 강남부자들은 한미 FTA에는 무조건 찬성 입장이다. 그들은 한 마리에 1억 원이 나간다는 일제 쇠고기를 수입해 먹을 금전적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관건은 수도권의 중장년 서민대중이다. 이들이 움직여야만 이명박 정권의 진짜 위기가 시작된다. 촛불시위가 청소년 중심의 비정치적 사건에서 성인 위주의 진정한 정치적 사건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대선과 이번 총선을 거치며 민주당은 유권자들의 냉엄한 심판을 받았다. 강준만 교
약이 올라서 견딜 수가 없었다. 일제가 조선을 강점했을 당시에도 일본인 5천 명이 경성 한가운데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는 기록은 없다. 이게 다 이명박 때문이다! 짱깨폭도 5천 명이 시청광장을 접수하고 분탕질을 펼칠 동안 이명박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었단 말인가?듣자하니 외양간을 고치고 있었단다. 축사에 비상구 표지판을 설치하도록 규정한 소방법으로 말미암아 대한민국 축산업의 경쟁력이 낙후되었다고 관계자들을 질타했다나. 계백 장군이 공익근무 요원들로 5천 결사대를 편성하는 바람에 황산벌에서 김유신의 5만 대군을 막지 못했다는 진단이 차라리 설득력이 있겠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더니, 우리나라 대통령이란 양반은 한 술 더 떠 나라야 결딴나든 말든 한가하게 축사나 손보고 있을 모양이다. 외양간 고치는 데 이왕이면 용식이 유인촌도 데려가지.청와대 상징문양 교체를 구실로 이명박 정권이 봉황의 목을 자를 때부터 낌새가 좋지 않았다. 4ㆍ27 지나사변은 숭례문 방화사건을 능가하는 망국적 변고가 아닐 수 없다. 다시금 강조하겠다. 봉황과 삼족오는 같은 것의 다른 이름이다. 그 옛날 추모성왕이 한나라 군대와 싸울 적에도, 대모달 을지문덕이 수나라의 30만 별동대를 살수에
지나사변(支那事變)! 일본에서 중일전쟁을 일컫는 말이다. 본질을 호도하는 데 능한 일본인 특유의 잔꾀가 흠뻑 묻어나는 용어다. 말장난으로만 머물던 지나사변이 마침내 실제로 발발했다. 중국대륙이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북경서 개최될 예정인 하계올림픽 대회에 대한 한국인 일반의 감정은 몹시 부정적이다. 허나 그러한 속내를 좀체 드러내지는 않는다. 우리도 올림픽으로 왕년에 재미 좀 봤던 처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에서 진행되는 성화 봉송 행사에 단지 심정적으로만 반대했을 뿐이다. 이로 말미암아 한국사회에서의 북경올림픽 보이콧 운동과 티베트 분리독립 지지시위는 엉뚱하게도 친미보수 성향을 지닌 사회단체들의 전유물이 되고 말았다.그래도 이건 아니다. 2008년 4월의 마지막 일요일에 서울 도처에서 펼쳐진 난장판은 참을 수 없는 굴욕감과 수치심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이 나라가 도대체 누구의 땅인가? 중국인 5천 명이 떼로 몰려다니면서 폭동이라고 불러야 마땅할 성격과 규모의 소란을 피웠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자. 한국인 5천 명이 천안문 광장을 비롯한 북경 시가지 곳곳에서 맘대로 사람을 폭행하고, 기물을 함부로 파괴할 수가 있겠는가?진짜 지나사변을 인터넷과 TV뉴스를 통해
“Show! 끝은 없는 거야. 지금 순간만 있는 거야. 난 주인공인 거야. 세상이라는 무대 위에~” 원조 꽃미남 가수 김원준이 불렀던 히트곡 ‘쇼(Show)'의 가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가사를 조금 바꾸는 것이 노래의 의미를 보다 명징하게 만들 듯싶다. “세상이라는 무대 위에 난 주인공인 거야. 쇼, 끝은 없는 거야!”라고.국민원로는 어제 한겨레신문 편집국에 전화를 걸 뻔했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욕을 무더기로 해주고 싶었다. “개돼지만도 못한 새끼줄들”이라고. 한겨레의 강남좌파 행각이 날이 갈수록 도를 넘는 분위기다. 스타벅스에서 고급 원두카피 마시면서 ‘체 게바라 평전’을 읽는 된장진보들의 전형적 행태 말이다. 이번 주 한겨레신문은 강남좌파와 된장진보의 발전사에 새로운 금자탑을 쌓았다. 칼럼을 통해서는 광우병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쇠고기 시장 개방을 다그치는 미국정부와 여기에 짝짜꿍하는 한국당국을 질타했다. 홈페이지 대문화면에는 한가하게 자전가를 타고 있는 노무현의 행복한 근황을 큼지막하게 배치했다.싸우면서 닮아간다고 한겨레신문 편집국 간부들의 기억용량도 정확히 2MB인 모양이다. 한미자유무역 협정을 밀어붙이기 위해 국민들의 식품안전을 희생시켜 미국에 쇠
나는 4월 9일의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구는 통합민주당을, 전국구는 진보신당을 지지할 작정이다. 노무현의 푸들들을 대거 살려주는 용두사미의 무늬만 공천혁명을 연출한 정당에게 비례대표 선출에서까지 투표할 의사가 현재로서는 전연 없다. 그렇다고 개운한 마음으로 진보신당을 미는 것도 아니다. 진보신당 당원들과 나 사이에는 메울 길 없는 정서적 괴리가 엄존하기 때문이다.면목동에서 지난 달 중순쯤에 경험한 일을 얘기하겠다. 지인을 만나려고 지하철 7호선 면목역에서 내렸다. 약속시간이 조금 엇갈린 까닭에 면목역 바깥에 조성된 근린공원에서 30분 정도를 하릴없이 빈둥거려야 했다. 정말 가관이더라. 중학교 3학년도 채 안 될 어린 남녀 10여 명이 공원 한가운데서 신나게 까불고 있는 중이었다. 흡연이야 저희들 건강 해치는 거니 내 상관할 바 아니고, 문제는 사내녀석들 중 몇몇이 자기들 큰 누나뻘 되는 지나가는 아가씨들을 은근히 희롱하는 거였다.국민원로가 장총찬도 아닌데 어쩌겠나? 그저 힘없이 방관할 수밖에. 때는 겨우 7시가 갓 넘은 시점이었다. 초저녁부터 저러고 있는데 심야에는 무슨 험악한 사건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애새끼들이
어느 정권이건 최고 통치자 못지않게 집권세력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인물이 존재하는 법이다. 이승만 정권의 이기붕, 박정희 정권의 차지철, 전두환 정권의 장영자, 노태우 정권의 박철언, 김영삼 정권의 김현철, 김대중 정권의 권노갑처럼. 노무현 정권의 경우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애당초 유시민이 유력했는데 요즘에는 김성호한테 무게중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부산경남의 저력이랄까.이명박 정권은 출범한 지 한 달조차 되지 않아 주인공이 정해졌다. 최단 기간에 레임덕에 빠진 기록에 버금갈 또 다른 대기록을 수립한 셈이다. 기록의 사나이 청계 이명박 선생의 계속되는 신기록 행진이 기대되는 바이다.만약 이명박이 5년의 대통령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청와대를 떠난다면 이명박 정권을 표상할 후보자들은 현재 이후로도 줄줄이 탄생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요거 하나만은 모두들 만장일치로 동의할 게다.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으로 맹활약한 숙명여대 이경숙 총장이 발휘한 임팩트에는 그 누구도 절대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을. 오랜 세월 오렌지 또는 오렌지주스의 이미지는 우리에게 ‘따봉’으로 인식되었다. 광고업계나 마케팅업무 종사자들은 잘 알리라. 대중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를.영원
The World Is Round! 세상은 둥근 까닭에 결국은 돌고 돌게 마련이란 뜻이다! 영어단어 몇 백 개 대충 외운 다음 혓바닥만 적당히 굴리면 출세하는 ‘어륀쥐’들의 나라, 현재의 대한민국 꼬락서니다. 그래서 국민원로도 간만에 잉글리시 좀 해봤다. 다시금 질문하겠다. 누가 어륀쥐들에게 정권을 바쳤는가?유인촌이 딱 한 가지는 잘하는 거다. 노무현이 임명한 문광부 산하 기관장들 정리하는 일이다. 임기제를 존중하라고? 개 풀 뜯어먹는 소리 하지 마라. 5년 후, 또는 그 이전에 이명박이 청와대에서 물러나면 그가 내려보낸 인사들의 임기를 준수하라고 당신은 요구할 작정인가? 그럴 의사 전혀 없잖아. 고소영들과 강부자들이 임기보장을 외치면서 자리에서 버틴다면 우리는 그들의 사생활까지 샅샅이 훑어서 쫓아내야 마땅하다.노무현에게 휘둘린 잘못된 의제설정이야말로 이명박과 어륀쥐들한테 국가권력을 봉헌하게 된 주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진지하게 질문하는 바이다. 우리가 친노코드 산하 기관장들의 밥줄을 어째서 지켜줘야 하는가? 친노 기관장들이 진선진미한 진보개혁 성향의 인물들이라면 물론 그리할 수도 있다. 허나 그들이 누구인가?서울신문에 정말로 확 깨는 칼럼이 실렸다.
고등학교 시절로 기억된다. 흐릿한 기억이므로 틀릴 수도 있다. 영어교과서인가 영어참고서인가에 처칠 영국 총리에 관한 일화가 실렸다. 칠순이 가까운 수상이 지치지 않고 정력적으로 일하는 걸 신기하게 생각한 누군가가 그 비결을 물었다. 처칠의 대답은 거의 허무개그 수준이었다. “피로예방에는 잠이 최고지!” 하도 잠을 많이 자서 피곤함을 느낄 새가 없다는 거였다.처칠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자기에게 가장 큰 충격과 낭패감을 준 걸로 기록한 사건은 영국 기동함대의 전함들이 말레이반도 근처 해상에서 일본군의 공습을 받고 수장당한 소식이었다. 이 참담한 보고조차도 그는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들었다. 침실이 사실상 집무실이었던 셈이다. 처칠과 이명박은 비슷한 나이에 국가 최고 권력을 손에 넣었다. 만으로 계산하면 처칠은 66세, 이명박은 67세에 나라의 운명을 책임진 선장이 되었다.상황의 위급성만 염두에 둔다면 처칠이 이명박보다는 훨씬 다급한 처지였다. 1940년의 대영제국에 견주면 2008년의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태평성대다. 이명박이 타임머신을 타고 대전 초기의 영국으로 날아가 침실에서 빈둥거리는 처칠을 본다면 주저 없이 호통을 쳤을 터. “지금 잠이 옵니까?”라며.국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