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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좌파정권 반드시 종식시키겠다"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지도자만이 국민의 신뢰 얻어"


금일 대선 출마와 한나라당 탈당을 공식 선언한 이회창 전 총재는 자신의 출마 이유와 관련, 이명박 대선후보의 부적격성을 중점적으로 강조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남대문 단암빌딩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말 정직하고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지도자만이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의 힘을 모을 수 있다"면서 "그런데 지금 국민은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이점에 관해서 매우 불안해 하고 있고, 충분한 신뢰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는 말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가진 여러가지 비리 의혹을 공격, 자신의 출마 명분으로 삼았다.

이 전 총재는 이어 "정권 교체만 되면 된다, 대통령이 누가 되어도 나라는 저절로 바로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환상이고 또 위태로운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경제만 살리면 된다고 하지만 국가의 기반이 흔들리는 데 경제인들 제대로 될 리가 있는가"하고 반문하면서 경제 대통령 론으로 대세론을 형성한 이 후보를 공격하기도 했다.

이 전 총재는 "기본을 경시하거나 원칙없이 인기에만 영합하려는 자세로는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을 수 없다"며 "10년 동안 훼손되었던 나라의 근간과 기초를 다시 세우고 잘못된 방향을 바로잡는 정권교체가 되어야지 그러지 못하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이 후보의 자질을 문제 삼은 뒤, 국가정체성에 대해서도 공격했다. 그는 "국가 정체성에 대한 뚜렷한 신념과 철학 없이는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할 수 없다"며 "그런데 이점에 대해 한나라당과 후보의 태도는 매우 불분명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 핵실험으로 인해 실패로 판명난 햇볕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이 후보의) 대북관도 애매모호하기는 마찬가지"라며 "이렇게 모호한 태도는 다가오는 북핵 재앙을 막을 수도,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정착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한 뒤 "이것이 바로 출마를 결심하게 된 근본 이유"라고 밝혔다.

이 전 총재는 그리고 이 같은 출마선언 발표가 있은 뒤 가진 기자들과의 일분일담에서 "출마선언이 사실상 경선불복이 아니냐"는 질문에 "사실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길 바랬다"며 "그러나 불리하게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정말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고 확고한 리더십으로 나라를 세우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최고의 대의라고 생각한다"고 한나라당과 이 후보의 현 상황을 문제 삼았다. 이어서 그는 "땅에 떨어진 국가기강을 바로 세우는 법치혁명을 이루어낼 것이다. 대한민국을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정신적 품격까지 갖춘 진정한 선진국의 반열에 올려놓을 것이다"라는 말로 자신의 출마 이유를 강변했다.

"朴과 뜻 통하는 날 있을 것"

이 전 총재는 반면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을 다시 살린 주역으로 평가하는 등 상당히 우호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는 "선거에도 지고 당에 치욕스러운 오명까지 덮어쓰게 만들었다"고 반성하면서 "그 오명 속에서도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박근혜 대표를 중심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안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박 전 대표와의 연대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박 전 대표가 도와주면 큰 힘이 되지만 경선승복이라는 그분의 입장을 안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다만 정치적 방향과 신념에 있어 박 전 대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느 시점에서 뜻이 통하는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다른 기자의 보수분열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이 후보가 주장하지 않거나 부족한, 또는 나와 다른 정책 등에 대해서 국민께 말씀드릴 것"이라며 "보수가 분열하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서 "한나라당과 이 후보를 헐뜯는 게 아니라 선의의 경쟁으로 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최종 목표는 정권교체이고 이를 위해서 이 길 밖에 없다는 상황이 올 때는 살신성인의 결단을 내릴 수 있다"라고 말함으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의 불법대선자금 문제에 대해 그는 "지난 검찰에서 다 조사가 된 걸로 안다. 검찰에 직접 자진 출두해서 모든 것이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미 조사되고 알만큼 아는 사항"이라는 선에서 언급,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지는 것은 달가와하지 않은 표정이 역력했다.

마지막으로 이 전 총재는 개헌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1987년 이후 지속된 20년 체제를 넘어, 최소한 향후 50년 이상은 지속될 수 있는 국가적 틀을 마련하기 위한 대대적인 개혁에 착수할 것"이라며 "헌법개정을 포함한 과감한 정치개혁과 권력구조 개편도 그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 "李 대세론 끝났다...昌출마는 헌정사의 반동"

이날 이 전 총재의 출마선언이 나온 뒤 정치권 각 정당들의 반응은 반대가 훨씬 우세했다.

우선 통합신당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 이 전 총재를 싸잡아 맹비난했다. 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측 최재천 대변인은 "이회창 후보의 출마로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 무너졌다. 오만과 독선 의혹으로 점철된 이 후보를 버렸던 보수층처럼 국민들도 이 후보를 버릴 것이다"고 논평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이로써 한나라당은 대분열됐고 이명박후보 대세론 끝났다. 더 이상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은 끝났다. 이명박은 없다"고 논평했다. 그는 또 "이회창씨의 탈당 선언과 출마선언은 우리 헌정사의 반동이며 치욕스런 귀환"이라고 규정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햇볕정책을 비난하는 시대착오적 반공구호를 외치고 있다"며 "개인적 한풀이에 나서는 사람을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대선자금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먼저 해명하고 후보등록을 해여한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한나라당이 이회창 씨를 비판하면서 '제2의 이인제'라고 하는데 자기당 총재지내고 대선후보 지낸 사람 간수도 못하는 주제에 왜 남의 당의 후보를 끌어다가 비판하는가"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회창 전 총재는 그야말로 이회창스러운 분이지 다른 사람을 끌어다가 설명하기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한나라당 후보들의 논리는 참으로 괴이하다.이명박 후보는 난데없이 박정희식 경제논리를 내세우고 이회창 씨는 한반도 평화를 예기하면서 왜 이승만 시대의 투사를 자처하는가"하고 반문했다고 권 후보측 박용진 대변인은 전했다. 박 대변인은 "한마디로 권력에 대한 탐욕스런 의지만 가득했다"며 "어떤 국민이 그런 반공주의에 박수를 보냈겠는가. 정당정치도 정치도의도 사라진 절망의 화룡정점"이라고 논평했다.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을 후보로 정식 지명한 창조한국당 곽광혜 대변인은 "대선패배의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는 노욕과 오기의 발로"라며 "시대가 그를 필요로 하지도 부르지도 않는데 다시 나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하고 "우리 정치를 10년 전으로 후퇴시키고자 하는 '수구꼴통'의 발버둥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정치적으로 사망선고를 받은 사람을 다시 무덤에서 나오게 한 것은, 전적으로 무능하고 오만한 민주개혁세력에게 있음도 냉정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범여권 측에도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昌에 찔린 李···이회창에 '선전포고' ...강재섭 "정권교체 열망 세력 편가르기"

이 전 총재의 출마선언을 접한 한나라당과 이 후보측은 '당혹감'과 '배신감'으로 혼돈과 격앙의 상태다. 적극 지원을 믿었던 이 전 총재가 발등에 도끼를 찍은 셈이기 때문이다. 측근들 사이에서는 "배신의 칼을 꽂은 것" "역사의 죄인" 등 격한 발언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이 전 총재가 경선이 끝난 뒤 출마하겠다는 것은 분명 반칙"이라며 "이 전 총재의 출마는 정권교체 열망 세력의 편가르기"라면서 "정도를 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덕룡 의원도 "배반하고 출마하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권력욕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고 한 측근은 "노욕(老欲)에 눈이 멀어 국민에게 창을 꽂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어쨌든 이 전 총재의 대선출마가 현실화됨에 따라 대응책 마련에도 본격 착수했다. 그리고 이 전 총재가 '우군'에서 '적'이 된 만큼 '이회창 때리기'에 올인한다는 sms다. 이 후보가 이 전 총재에 대한 '강경모드' 선회에 앞서 이날 오전 비어 있는 이 전 총재의 서빙고동 자택을 방문한 것도 출마 만류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보인다.

공격 지점은 이 전 총재의 아킬레스건인 2002년 대선 당시 불법 대선자금 유용 여부. 지난 1일 이방호 사무총장이 "이 전 총재와 연관된 대선 잔금 내역이 담긴 수첩을 최병렬 전 대표가 갖고 있다"며 폭로한 내용이다. 당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최 전 대표를 설득해 '수첩' 내용을 공개하고 이 전 총재의 '부패' 이미지를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후보측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 전 총재가 대선자금으로 쓰다 남은 돈을 개인적 용도를 쓰거나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고 입증할 만한 자료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대한 밝혀내 이 전 총재의 '부도덕성'을 알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강경모드' 일색에 대한 부담감도 없지 않다. '이 전 총재 흠잡기와 함께 보수 진영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는 '후보단일화'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내부에서도 '채찍'을 들어야 한다는 강경 의견 외에 혹여 있을 수 있는 '단일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당근파'도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은 "경쟁관계에 놓였지만 여권 후보를 공격하는 것처럼 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며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여지를 남겨두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측근도 "이 전 총재의 지지율엔 거품이 많다"며 "정동영 후보를 포함한 본격 3자구도가 전개되면 보수 표가 이 후보를 중심으로 모이고, 범여권도 정 후보를 중심으로 세결집을 시작하면서 이 전 총재는 완주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힘이 딸린 이 전 총재가 이 후보 지지로 돌아서 극적인 '반전'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한편 청와대는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에 대해 "국민을 무시하고 모욕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천호선 대변인은 이날 "이회창씨가 출마한다 한다. 두번 선거에서의 실패는 단지 패배가 아니라 도덕적 심판을 받은 것이다. 정치는 20년전으로 안보는 30년전으로 되돌아가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와 기자들의 일문일답.

-출마가 경선불복이라는 지적도 있고, 평소 원칙을 지키는 소신과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 지적이 있는 것을 안다. 사실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되리라고 미리 생각했던 것도 아니고, 사실 이런 상황이 되지 않기를 내심 바랬고, 내 이런 결심과 행동은 그런 원칙에 정면으로 어긋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당에 있으면서 경선이 끝난 다음에 나온 것은 경선불복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정말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고 정권교체를 이루고 나라의 근간을 세우고, 위중한 시대에 확고한 리더십으로 나라를 세워가는 일이 국민 모두가 바라는 가장 최고의 대의라고 생각해, 대의에 충실하기 위해 나왔다는 말을 드린다.

-출마에 따른 보수진영 분열 우려도 나오고 있다. 보수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가.

▲지금 이명박 후보가 주장하지 않거나, 주장이 부족하거나,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주장하는 정강과 정책에 대해선 나름대로 소신을 국민께 말씀드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하기 위해 내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펴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보수가 분열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국민께 왜 이 정권이 바뀌어야하는가, 왜 좌파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정권이 출현해야 하는가 확신을 드리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한나라당과 이 후보와 서로 물어뜯고 싸우는 게 아니라 선의의 경쟁으로 나라가 잘되기 위한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는 선의의 경쟁관계로 가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 대의는, 최종목표는 정권교체다. 아까도 말했지만 정말 정권교체 이루기 위해 이 길 밖에 없다는 상황이 온다면, 내 자신이 필요하다면 살신성인의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연대가능성은. 또 실제 당선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우선 당선 가능성은 나는 최선을 다해서, 물론 당선하기 위해 나왔다. 박근혜 전 대표와 관계는 물론 내 욕심이야 박 전 대표가 나를 지지하고 동조해주면 큰 힘이 된다. 그러나 나는 또한 그분 입장을 이해한다. 한나라당 안에서 경선후에 승복하고, 당의 화합을 깨서는 안될 입장에 있는 그 분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다만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한 방향과 신념에 있어선, 나는 박 전 대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엔가 서로가 뜻이 통하는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이렇게 믿고있다.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이 대선잔금 문제를 거론하고 나서는 등, 대선자금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대선자금 문제는 지금 지적된 문제를 포함해 지난 검찰에서 다 조사된 것으로 안다. 내 자신이 검찰에 자진 출두했다. 과거 어떤 정당의 총재도 자진출두해서 조사받은 일이 없다. 나는 자진출두해서 모든 것이 내 책임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이미 조사되고 이미 다 알만큼 알려진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자택을 떠나있는 기간 동안의 행보를 소개해 달라. 선대위원장으로 강삼재 전 사무총장 등이 거론되는데 선대위 인선문제는.

▲정말, 정말 아주 고민스러운 시간을 집중적으로 가졌다. 조용히 외부의 접촉을 끊고 혼자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고뇌하는 그런 시간과 환경을 갖기 위해 조용하고 호젓한 곳으로 갔다. 어디인가는 말씀드리지 않는 것을 양해해 달라. 그런 식으로 갔기 때문에 누구를 만날 수도 없다. 내 거처를 알고 있는 사람도 없고, 이야기가 나오는 그런 분들을 만날 일도 없다. 선대위는... 나는 보다시피 아무 조직도 없다. 2002년, 97년과 달리 처음 정치에 들어왔을 때와 같이 혼자 몸으로 시작한다. 선대위도 크게 구성하지 않으려 한다. 필요한 최소 인원을 갖고 아주 필요한 범위 내에서 움직이려 한다.

--이명박 후보가 자택을 찾아가는 등 계속 만나려고 하는데.

▲(한참 생각한 뒤) 못 만날 이유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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