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병 여인 / Nguoi Dan Ba Mong Du / Sleep-Walking Woman
35mm/ 90분/ Color/ 2003/ 베트남
응우옌 민 차우의 단편소설 <직행열차를 탄 여인>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몽유병 여인>은 전쟁영웅을 그린 영화가 아니다. 그렇다고 참혹한 전쟁의 실상을 고발하는 영화도 아니다.
<몽유병 여인>은 전쟁의 기억을 통해 현실로 돌아온 삶의 의미를 찾는데 열중한다.
주인공 쿠이는 헌신적이나 현실에 냉혹하고 강하나 한없이 사랑을 갈망하는 여성이다.
쿠이는 베트남 전쟁당시 쯔엉선 전선에서 10년을 근무한 간호병(?)이다. 당시 대장 호아를 비롯한 부하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지만 쿠이 본인은 이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다.
전쟁으로 한명씩 죽어가는 동료들의 일기장에서 모두가 자신을 지극히 사랑했다는 사실을 알게된 쿠이는 큰 충격을 받게 된다.
결국 전쟁으로 동료들은 모두 죽고 주인공은 사회로 복귀해 간호사일을 시작하지만 전쟁으로 잃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억이 쿠이를 몽유병에 걸린채 방황하게한다.
병원에서도 쿠이의 인기는 매우 좋으며 교제하는 남자도 있지만 그녀의 몽유병은 나아지지 않는다.
쿠이는 이념이나 전쟁의 승패에는 관심이 없다. 단지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었다는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의 기억들은 강하게 살아난다.
마음착한 주인공은 자신이 사랑한 사람이외에도 자신을 사랑해 주었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과 감정까지 버리지 않고 고스란히 갈무리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마음이 현실로 돌아온 자신의 행복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인간의 내부성찰을 깊이있게 다룬 영화 <몽유병 여인>의 쿠이는 우리에게 말한다.
“과거의 기억에만 머무르게 되면 행복할 수 없는 것이다” (몽유병 여인 중에서 쿠이의 대사)
<감독소개>
감독 :응우옌 타인 반
1988년 하노이의 필름 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베트남 feature film company에서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데뷔작 <love story in small alley>(93)로 베트남 영화 협회가 주는 신인상을 수상하여 주목 받았고 <sandy lives(1999)>로 2000년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최우수상을 받은데 이어 2004년에는 <몽유병 여인>으로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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