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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칼럼] 탄핵 찬성한 당신에게

“이 책이 독자를 더욱 용감하게 했으면 한다. 진실은 불편해도 배반하지 않는다.”

[김용민 · 평화나무 이사장]

윤석열은 문재인 대통령 재임 시절 검찰총장으로 임명됐다. 그런 그가 문 대통령 정부가 통째로 부정당할 2022년 3월 ‘정권교체’의 주역이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이점에 대해서는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의 바람잡이 역할을 한 양 모 씨나 주 모 씨 또한 바라는 바가 아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현실이 됐다. 그리고 시대는 불의의 구렁텅이로 내동댕이쳐졌다.

기회가 될 때마다 나는 2019년 7월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에 대해 초기에는 지지했던 것을 사과한다. 여러 많은 민주 진영 시민들처럼 윤석열은 나에게 한때 ‘적폐 청산 수사의 히어로’였다.



그러나 곧바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가 털리는 그 순간 ‘아차’ 싶었다. ‘이 정권과의 철학적 유대감이 없는 윤석열에게 지나치게 전권을 부여했다’라는 찜찜함이 암담함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들은 예상대로 내사 단계부터, 자신들이 장악한 언론에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듯 ‘조국 일가 부정적 이미지 덧씌우기’를 했고, 비튼 팩트, 오염시킨 증거, 조작한 진술 등 억지춘향식 공소 유지로 마침내 부인 정경심을 4년 형의 중죄인으로 만들어버렸다. 

이 정도가 아니다. 이 일가를 난자(亂刺)해 흘리게 한 피를 기반으로 마침내 정권을 얻었다. 나는 이 과정 전체를 ‘검찰 쿠데타’라고 규정한다. 1979년 12·12 이후 박물관에 들어간 줄 알았던 반란의 망령이 부활한 것이다. 나는 큰 충격 속에 빠지고 말았다.

그런데 이 충격파는 나의 사고와 행동을 유연하게 만들었다. 2004년 보수로 간 이후로, 나와 사사건건 견해를 달리했던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과 손잡을 수 있게 했으니까. 정경심에 대한 황당한 1심 판결(징역 4년형 등)이 내려지던 무렵 나는 우연한 계기로 태블릿PC 증거 조작 주장을 펴던 변희재 고문의 유튜브 방송을 보게 됐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조국 일가를 죽이던 칼과 박근혜를 죽인 칼이 같았다. 그 칼은 다름 아닌 진실 조작. 이 일을 계기로 (주 씨 표현으로) ‘단군 이래 가장 훌륭한 검사’라는 윤석열의 수사 전사(前史)를 모두 들여다봐야 한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 그리고 전 정부(박근혜 정권) 적폐 수사도 대개 이러했음을 간파하게 됐다.

이런 수고가 더 이상 필요 없게 됐다. 다년간의 연구로, 전문가와 협업해 집대성한 변희재 고문의 태블릿PC 증거 조작 사건의 진실은 ‘상습 날조 검사 윤석열’이 더 이상 의혹이 아닌 명징한 팩트임을 확인시켜준다.

아직 이 진실에 체계적으로 접근하지 않는 이들 중 ‘그렇다고 해도 변희재를 어떻게 믿느냐?’라고 말할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한다. 그렇다면 이것을 성찰하라. 변희재는 윤석열에 관해 단 한 번도 입장을 바꾸지 않았음을.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된 윤석열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때, 나역시 윤에 더 큰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고 생각했을 그 무렵에, 목청 높여 그를 비토하던 변희재의 자료 영상을 보면, 마치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간 듯한 현재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이 자기 상사인 조국·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마구 짓밟던 때에도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추켜세웠다. 이를 비웃듯 윤석열은 몇 달 뒤 적대적 정치세력에 입당해 그 세력의 대통령 후보가 된다. 그리고 정권교체의 대의를 온몸에 안고 대통령이 된다. 유사 이래 손에 꼽을 황망한 사태가 눈앞에서 전개된 것이다.

민주 진영 시민은 이제 ‘불편한 진실’ 앞에서 이제 과거와 오늘의 나를 일치시켜야 한다. (그렇다고 민주 진영 시민은 너무 심하게 자책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지지했지만, 언제 태블릿PC 증거를 조작해서 그를 파면, 구속, 기소, 처벌하라고 했나?)

그렇다면 우리는 엄청난 무기를 손에 쥐게 된다. 증거 조작 당시 윤석열의 휘하에 현 법무부 장관 한동훈이 있었다는 점을 참작하면 실로 검찰 독재 시대 주역 둘을 한 방에 박살 낼 필살기이다. 저 범죄자들이 태블릿PC 증거 조작의 ‘티읕’도 이야기하지 않는 거 보라. 우리는 이 무기를 손에 쥐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태블릿PC 조작과 관련, 보도했던 손석희를 믿고, 수사했던 윤석열을 믿었던 당신의 변심이 부끄러운가? 아니다. 그것은 죄가 아니다. 도리어 ‘돌아온 전두환 시대’가 됐는데 ‘믿을 놈 없다’라며 정치혐오와 기회주의로 돌아서는 태세 전환은 아름다운가? 아니다. 이것이야말로 죄가 될 수 있다.

‘운명에 맡겨 살지 않고 대의대로 살겠다’라는 게 2016~2017년 탄핵 지지 세력의 정신 아니었나? 태블릿PC 조작의 진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면 그 정신이 다른 맥락에서 복원돼야 한다. 이 책이 독자를 더욱 용감하게 했으면 한다. 진실은 불편해도 배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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