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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육방송 예문에 등장한 ‘나쁜 이승만’…‘박원순 무상급식’은 좋아

JEI English TV ‘한마디로 영어’ 방심위 심의에 올라 ‘의견제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은 독재자라 나쁘다”는 명제를 예문으로 든 방송이 영어교육방송 JEI English TV를 통해 송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JEI English TV ‘한마디로 영어’ 에서 강사가 ‘Have’동사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독재는 나쁩니다. 그 다음에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는 독재자였습니다. 이 두 마디만 했어, 여러분은 뭘 추론할 수 있어요? 삼단논법이잖아, 그죠?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은 독재자라 나빠요, 나쁘다고 추론하는 거 아니에요. 예문을 든 거에요. 아마 이 방송을 보시는 그 분들의 지지자는 절 욕을 하겠지, 그러나 이 예문을 든 거에요”라 발언한 건에 대해 제재를 논했다.

위원회의 자문역할을 하는 특별위원회에서는 이 같은 발언을 송출한 방송사에 문제를 제기하며 9명 중 4명이 법정제재(경고 3 주의 1) 의견을 냈다.



이 날 심의위원들의 논의 내용은 강사가 거론한 전직 대통령들을 모두 독재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와 시청 대상을 위한 예문의 적절성 여부로 나눠졌다.

우선, 4인의 전직 대통령을 모두 독재자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 함귀용 하남신 등 여당추천 심의위원들은 직선제로 선출된 노태우 대통령은 그렇게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장낙인 윤훈열 등 야당추천 심의위원들은 이에 대해 누가 분명하게 독재자에 포함된다고 반박하지 않았지만, 윤훈열 위원은 “기호의 차이에 따라 심의제재를 할 수 없다. (국민의) 상당수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장낙인 위원도 “노태우 대통령은 문제가 좀 있다”면서도, “(이 건을 문제 삼으면) 사회현상 설명하는 것을 다 문제삼아야 한다”고 말해 윤훈열 위원과 맥을 같이 했다.

김성묵 소위원장은 이들 전직 대통령의 독재여부는 역사학계에서도 손을 못 대고 있는 문제라 강조해, 5인의 위원들은 이들 전직 대통령에 대한 ‘독재자’ 표현은 관점의 차이에 따른 해석의 차이, 즉, 일반적인 관점이 아니라 강사의 주관적 관점에 의한 것이라는 데에 사실상 동의했다. 그러나 강사의 관점과 심의위원들의 관점이 일치하지는 않아, 노태우 대통령에 대한 ‘독재자’ 표현은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청 대상을 위한 예문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서는 심의위원 간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독재자’ 표현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윤훈열 위원은 “개인 폄하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하남신 위원은 심의 내내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의 예문으로 적절치 않다는 주장을 내며 사회통념상 ‘비상식적’이라 강조했다. 영어교육과 상관이 없는 내용을 예로 들었다는 것이다. 하남신 위원은 “극단적인 예를 들면, ‘무분별한 성관계는 성병을 부를 수 있다’ 이런 것도 예문이 되느냐”고 되물으며, ‘방송품위’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더해, 함귀용 위원은 ‘이들 대통령이 나쁘다’라고 결론지은 예문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퍼주기’’로 치환한다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반론을 제기했다.

장낙인 위원은 “전직 대통령들의 ‘공’과 ‘과’에 대한 이야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퍼주기’ 했으면 욕 먹어야한다”고 말했지만, 이 날 심의안건을 두고 영어교육의 예문으로는 어색했다는 데에 의견을 함께 했다.

심의위원 간 갑론을박 끝에 해당 방송은 방심위 제재 중 가장 낮은 단계인 ‘의견제시’로 결정됐다.

이와 관련, JEI English TV 담당자는 “사전심의 과정에서 처음에는 방송 내용으로 괜찮을까 싶었는데, 예시라고 생각해서 방송을 내보냈다. 그런데 자꾸 문제가 돼서 사후 심의를 통해 지금은 방송을 다 내렸다”고 답했다.

또, “한쪽 입장에서 편향적으로 방송할 의도 전혀 없었다. 영어교육채널이므로 정치적 발언 최대한 배제하고 있었고, 방송 중 정치적 발언은 이 건 하나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당 프로그램의 시청후기 중에는 “강의 중 박원순 서울시장 언급한 것과 무상급식이 좋다는 것들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이 있어, 강사의 정치편향적 발언이 1회에 그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JEI English TV 홈페이지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을 ‘수험영어’로 분류하고 있다.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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