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이하 MBC)을 관리감독하는 MBC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가 ‘녹취록’ 건 관련,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녹취록 전문과 녹음파일 전체 제공을 요구하기로 하자, 야당 추천 최강욱 이사가 “폴리뷰에도 녹음파일 제출을 요구하라”는 황당한 주장을 냈다.

지난 4일 열린 방문진 이사회에 이사장 직권으로 상정된 ‘백종문 본부장 녹취록에 기재된 사실관계에 대한 진상규명 및 향후 방문진 조치에 관한 건’을 두고, 일부 이사들은 ‘진상규명’과 ‘방문진 조치’를 위해 녹음파일에서의 발언 내용을 전반적인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 추천 최강욱 이사는 “여기서 이 안건을 통해 사실관계를 밝히고 진상규명할 수 없다. 진상규명을 위한 얘기를 하는 것인데, ‘여기서 진상이 규명됐으니’가 아니고, ‘앞으로 진상규명을 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논의하자는 것”이라며 논의의 범위를 구체화했다.

유의선 이사는 개인적인 시각과 조직적인 시각에서의 관점으로 나뉘니,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판단할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원배 이사 역시, 일부 매체에서 보도된 내용만으로는 전후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뉘앙스를 전하며, 전체 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읽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권혁철 이사는 절차상의 논리를 언급하며, “우선적으로 전문을 입수해서 어떤 내용 있고 어떤 상황에서 그런 얘기 했는지 각 이사들이 알아야 논의가 된다”는 의견을 냈다.

녹취록과 녹음파일 내용 사전 검토 주장에 야당 의원들이 발끈한 이유는?

일부 이사들의 녹취록 전문 요구에 고영주 이사장은 야당 추천 이완기 이사를 향해 녹취록 전문을 구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이완기 이사는 “방문진에서 최민희 의원실에 요청하자”고 말했다.

이인철 이사는 이에 더해, “녹취라는 게 그대로 속기가 돼야 하는데, 대화 내용을 모르는 사람은 속기를 할 수가 없다”며, 녹음 원본과 녹취록을 같이 요청할 것을 주장했다.

최 의원실에 녹취록 전문과 녹음파일 제공을 요청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지자, 야당 측 이사들은 돌연, 안건 설명 중에 언급하지 않은 ‘시급성’을 주장하며 발언 당사자인 백 본부장과 당시 인사담당자였던 안 사장 출석을 요구했다.

이완기 이사는 “녹취록 전문을 입수하지 못하면 방문진에서는 할 것이 없느냐”고 반문하며, “충분한 정보 필요한데, 그 과정에 도달하는 것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연루돼 있는 사람들이 경영의 핵심 포인트에 앉아있다. 굉장히 중요한 문제…빨리 해결해야 한다. 여러 가지 다 채널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강욱 이사도 “진실을 파악하고, 그런 말을 했는지 안했는지 보도된 내용 중에 왜곡됐는지 아닌지는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발언한 사람”이라며, “반드시 녹취록이 전제돼야 확인이 된다는 것은 제 판단으로는 안 맞는다”고 주장했다.

고영주 이사장은 이에 대해, “이 상태에서 당사자를 부르면 (기존에 발표한 사측)반론대로 답변할 텐데, 여태까지 발표된 반론만 듣고 아무 추궁도 못하고 하면 되겠느냐”며, 일부 언론에서 보도를 위해 ‘발췌’된 내용이 아닌, 녹취록과 녹음파일 내용을 사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이사들의 의견을 거듭 설명했다.

그러자 야당추천 이사 3인은 다른 이사들에 대해 논의시기를 늦추기 위한 ‘발목잡기’라고 지적하며 공세를 가했다. 특히, 최강욱 이사는 녹취록을 폭로한 최 의원이 ‘옆집누나’ 이냐며, 최 의원실에 요청할 녹취록 전문과 녹음파일과 별도로 당사자 출석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야당 추천 이사들의 이 같은 ‘돌변’은 최 의원실에 녹취록과 녹음파일을 실질적으로 요청해 이사 전원이 ‘공유’하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

특히, 최강욱 이사는 제보자가 전 폴리뷰 소속이었다는 것을 이유로 들며, ‘폴리뷰’ 측에도 녹음파일 제공을 요청하라고 주장했다. ‘악의적’인 감정을 가지고 녹음파일을 최 의원에게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제보자가 폴리뷰측에 녹음파일을 제공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