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3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향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내부의 적”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문 대표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신을 공산주의자로 비판한 고 이사장을 겨냥해 "이런 극단적인 편향이야말로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내부의 적"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또한 “고영주 이사장은 나뿐 아니라 많은 무고한 사람을 공산주의자로 몰았던 분”이라며 “마음에 안 들면 법원도 좌경화됐다고 비난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박근혜 정부가 이런 분들을 많이 중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표는 지난달 16일 고 이사장이 자신을 공산주의자라고 했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문 대표는 당시 트위터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을 공산주의자로 몬 편향된 분이 공영방송 MBC를 관리감독하는 방문진 이사장을 하는 건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2일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국정감사는 고영주 이사장에 대한 사상검증 등 청문회장을 방불케 했다.

특히 이날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방문진 국감 주제와 무관한 고 이사장의 이념을 트집을 잡는 행태로 일관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야당 의원들은 고 이사장의 ‘사법부 좌경화 발언’과 고 이사장이 몸담았던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 등 과거 우파단체 활동, 야당 측 인사들에 대한 유도성 평가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시간을 보냈다.

이로 인해 정작 방문진 국감은 뒷전으로 밀리면서, 국감장이 고 이사장에 대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성토장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고 이사장은 이날에도 문 대표의 사법부 부정 태도를 비판하는 등 소신발언을 쏟아냈고, 야당 의원들은 그의 이념을 문제 삼아 국감은 파행을 거듭했다.

보다 못한 홍문종 위원장은 “방문진과 관련 없는 질의는 이제 그만 하라”며 주의를 줬고, 고 이사장에게는 “방문진과 관련된 게 아니라면 (야당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를)확인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이자 시사미디어비평가는 “고영주 이사장 사상검증과 공격으로 일관한 야당 의원들의 행태는 방문진 국감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마치 그동안 쌓인 사감을 푸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국정감사라는 공적자리를 개인에 대한 보복성 자리로 악용한 듯한 야당의 행태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도 잊은 태도”라고 지적했다.

박 비평가는 특히 “고영주 이사장이 무고한 많은 사람을 공산주의자로 몰았다는 문 대표 주장은 심각한 오해를 살 수 있는 표현이다. 상대를 그런 식으로 왜곡하는 태도 역시 민주적이지 못한 태도”라며 “야당의 대표와 소송이 걸린 개인을 상대로 국감장을 이용해 총공격하는 모양새는 대단히 부적절했고, 결론적으로 어제 국감은 역대 최악의 국감으로 남을 만했다”고 꼬집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