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방송의 날(3일)을 기념해 1일 직원 포상을 실시한 가운데 언론노조KBS본부(KBS본부= 2노조, 본부장 권오훈) 집행부 인사들을 무더기 포상해 논란이 일고 있다.
KBS가 각종 기념일에 정기적으로 직원 포상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번처럼 노조 집행부 인사들에 무더기 포상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구성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KBS 직원들은 “노조 집행부가 이렇게 무더기로 포상을 받는 건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조대현 사장이 임기 막판에 언론노조 집행부 인사들을 대거 포상한 것을 두고 친언론노조 사장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포상을 받은 KBS본부 노조집행부 인사들은 총 5명으로 이모 조직국장, 이모 중앙위원, 윤모 공추위간사, 양모 제주지부장 등이다. 이모 복지국장은 업무유공으로 개인포상을 받았다.
특히 이모 복지국장의 경우 KBS ‘광복 70주년 특집 프로그램 국민대합창-나는 대한민국’의 협찬 유공으로 포상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언론노조KBS본부가 ‘관제, 편파방송’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던 프로그램으로, 정작 비난 당사자인 본부노조 집행부 인사가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은 꼴이다.
“조대현 체제 막판에 본부노조 집행부 자기들 이익만 챙겨 나가겠다는 것 아닌가”
KBS의 직원 A씨는 “방송의 날 기념 포상에서 2노조 집행위원들 5명이 포함된 것은 조대현 사장이 노골적으로 2노조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또 노조 집행부가 사장상을 받는 것도 이례적”이라며 “내부적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 B씨는 “사측이랑 대립하면서 노조 집행부급 인사들이 상을 받는 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나는 대한민국’ 프로그램은 본부노조가 관제 프로라고 비판했던 것인데, 그걸로 상을 받는다는 건 앞뒤가 안 맞는 것 아니냐”며 “평조합원까지 징계를 받은 상황에서 집행부급이 상을 받은 부분에 대해선 본부노조 조합원들까지 말이 안 된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블라인드 앱 같은 경우,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심지어 포상이 사실이라면 탈퇴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온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는 또한 “상을 준다면 오히려 징계 받은 평조합원 중에서 징계 상쇄를 위해 줘야하는 게 아닌가”라며 “조대현 체제 막판에 집행부 사람들 자기네 이익만 챙겨서 나가겠다는 거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직원 C씨는 “포상의 경우 보통 인사 가점을 준다.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비슷하게 승진 선에 있다면 이 점수가 승진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유리하게 작용하게 된다.”며 “이렇게 2노조 집행부를 무더기 포상한 경우는 이례적이어서 블라인드 게시판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조대현 사장의 사장상이라는 점에서 조 사장의 친2노조 성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인호 이사장 공격받는데 반론은 않고 ‘무더기 포상’, ‘잘하고 있다’는 격려 뜻 아니냐”
C씨는 “조 사장이 2노조를 이렇게 여러 모로 격려해주고 있다. 겉으로는 비판하면서 안으로는 2노조를 감싸고 있다. 야당 추천 이사 4명이 조 사장을 지원한 것에 빚을 진 사장의 행태가 이런 식으로 나타나는 게 아니냐”며 “2노조가 이인호 이사장을 저렇게 공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2노조 집행부 사람들에 무더기 포상한다는 건 ‘잘하고 있다’는 격려의 뜻이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본부노조의 이인호 이사장 공금 주장 관련해) 조대현 사장은 당당하다면 2노조에 반론을 내야할 일이지 상을 줄 일인가”라며 “조대현 사장의 이번 포상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고, 무엇보다 본인이 보수라고 주장하면서 행태는 친2노조라는 점에서 지탄받아 마땅하다 본다”고 밝혔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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