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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에 대한 미국의 두 번째 경고

혈맹과의 신뢰가 무너지면 그것은 다시 피를 흘리지 않고서는 복원되지 않는다.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워싱턴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세미나에서 한일간 갈등에 대해 “민족 감정은 여전히 악용될 수 있고 정치 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그러나 이는 진전이 아니라(국가 간 관계에서) 마비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은 과거사 논쟁과 관련하여 한중일(韓中日) 모두를 언급하기는 했지만 곱씹어 보면 박근혜 정부에 대한 경고다.
 



미국의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12월 6일 미국의 바이든 부통령은 청와대를 예방하여 박근혜 대통령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미국은 계속 한국에 베팅할 것"이라면서 "미국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좋은 베팅이 아니다(It's never been a good bet to bet against America)"라고 말하기도 했다. 분명한 박근혜 정부의 親中노선에 대한 경고였다.

박근혜 정부의 외교행보는 참으로 위태롭다. 자유진영이 반중 노선으로 결속되는데 반(反)하여 박근혜 정부 혼자 친중(親中)노선을 펼치고 있다. 마치 구한말 친러정책을 펼치던 명성황후(민비)를 보는 듯하다. 한 마디로 역주행 외교다.
 




김장수 전 안보실장의 駐中 대사 내정은 잘못된 시그널로 오해받을 소지

제69주년 3.1절 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선 위안부 문제를 중심으로 과거사를 물고 늘어진 대신에 북한에 대해선 유화제스처를 보냈다. 물론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을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치부하면서 같은 날 미사일 발사실험을 했다. 게다가 주중(駐中) 대사로 김장수 전 안보실장을 내정해 놓은 상태다. 이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韓美군사동맹의 핵심역할을 했던 인물을 중국대사로 보낸다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는 부정적 시그널로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일본 정부는 끊임없이 박근혜 정부를 향해 대화하자고 손을 내밀어도 우리 정부는 위안부 문제 해결 전까지는 대화할 수 없다고 거부하고 있다. 이것이 무슨 시츄에이션인가? 우리의 主敵인 북한과는 대화를 요구하면서 정작 거시적으로 한미일 동맹으로 묶인 우방국 일본과는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 박근혜 정부다.

박근혜 정부는 우리의 안보와 직결되는 THAAD라 불리는 高高度 미사일 방어망 구축조차도 중국 눈치를 보고 있다. 노무현 정권보다 더 심하다. 좌파 언론에서 미국의 MD에 편입하는 것 아니냐고 떠들면 국방부는 <한국형 킬체인 구축>이라는 虛想에 불과한 말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에 편입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장난 하고 있다. 아니 6.25전쟁에서 한미혈맹이 이루어지고 미국의 도움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이루어진 것은 만천하가 다 아는 사실인데 미국과 MD 협력에 대해서만큼은 극구 부인하는 실정이다.

김무성대표의 대일관(對日觀)

정부가 그렇다면 새누리당이라도 제정신을 차리고 의원외교라도 제대로 펼치면 그나마도 낫겠지만 새누리당은 더 하다. 작년 말 필자는 김무성 대표와 식사자리를 함께 한 적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필자는 김무성 대표에게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韓日간에 걸끄러운 일이 생길 때마다 과거엔 한일의원연맹을 통해 슬기롭게 헤쳐나간 일이 많은데 이 차제에 한일의원연맹을 활성화시킬 의향은 없습니까?”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아마도 한일간은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겁니다”라고 김무성 대표는 단언했다. 그리고 그는 추가적으로 말을 이어갔다. “일본이 반성하지 않는 한 어려울 겁니다. 아베가 누군지 아세요?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는 일본의 극우정치인 원조라고 하는 요시다쇼인과 정한론을 주장한 후쿠자와 유키치와 연결되는 사람입니다”라고 하면서 그의 일본 정치인에 대한 소견을 피력했다.

난 당시 김무성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아연 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요시다 쇼인이나 후쿠자와 유키치를 극우정치인의 원조라고 치부하는 당대표의 말은 역사인식에 대한 천박함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도죠 히데키같은 인물을 극우정치인이라고 하면 말이 되지만 요시다 쇼인이나 후쿠자와 유키치를 극우정치와 연결짓는 것은 넌센스다. 이런 시각과 인식을 갖고 있는 정부와 黨(당)이라면 더 이상 한일 관계개선은 요원해 보인다.

국정원과 새로 창설하는 일본 CIA

이제 미국은 선택할 것이다. 한국과 일본 중에서. 그렇다면 분명 미국은 중국에 맞서 같이 행동할 수 있는 일본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최근 일본은 이슬람국가(IS)에 자국인이 참수된 것을 계기로 일본판 CIA를 창설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북한에 대한 일본의 정보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과거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 공군기에 격추된 대한항공 007편에 대한 결정적 정보도 일본에서 나왔다. 김현희가 폭파한 대한항공 858편에 대한 정보 역시 일본이 제공했다. 반면 우리의 국정원은 어떤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전직 국정원 직원과 연결된 내부직원을 통해 정보가 술술 빠져 야당의원에게 흘러가지 않았던가? 우리의 국정원과 새로 창설되는 일본판 CIA 중에 미국 정보당국은 누구의 손을 잡을지 그리 어려운 예상은 아닐 것이다.

국내정치에서 실패한 것은 언제든지 바로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외교에서 실패하면 걷잡을 수 없다. 특히 혈맹과의 신뢰가 무너지면 그것은 다시 피를 흘리지 않고서는 복원되지 않는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가장 큰 실책은 한미일 동맹에서 이탈하는 것이다. 중국에 붙는 것이다. 친러정책을 폈다가 실패한 민비(명성황후)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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