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기관지 미디어오늘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감사가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상정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잇따라 부각시키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29일 기사 <방문진, 김재우·김재철 안하무인에 폭발 직전>에서 논문표절 문제로 거취 논란이 일고 있는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고 감사 발언을 언급하며 우회적으로 김재철 사장 해임을 촉구했다.
기사는 “김재철 사장에 대한 방문진 이사들의 인식 역시 예전보다 한층 심각해졌다”며 “김 사장이 이사장 부재를 이유로 MBC 신년 업무보고를 거부하자, 고영주 감사는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상정해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MBC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방문진을 대하는 태도가 ‘도를 넘었다’고 인식한 셈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에도 이사회 보고를 거부해 경고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신년 업무보고에 불참한 김 사장을 비판하는데 고영주 감사의 ‘비판’ 발언을 근거로 삼은 것이다.
이에 앞서 미디어오늘은 23일자 기사 <방문진 감사 “김재철 사장, 해임안 상정해야”>를 통해서도 “이명박 정부가 임명한 고영주 방문진 감사는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상정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김 사장은 예전부터 방문진 회의에서 야권 추천 이사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고성을 지른 일 등으로 방문진을 지나치게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은 이처럼 ‘방문진 여권측도 김재철 사장 해임을 요구한다’는 뉘앙스의 기사를 작성하는 데 고영주 방문진 감사의 발언을 연거푸 활용한 셈이다.
이처럼 자신들 입맛에 맞는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고영주 감사의 발언에 큰 비중을 둔 미디어오늘은, 그러나 MBC가 ‘김현희 특별대담’ 방송을 내보냈을 때는 이를 비난하며 김현희 대담 방송이 추진될 수 있었던 장본인으로 고 감사를 지목하면서 비난하는 취지의 보도를 낸 바 있다. 고 감사의 공안검사 전력과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았던 것이다.
이 매체는 지난 15일 기사
또 고영주 감사가 위원장으로 있는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가 발표한 '친북-반국가행위자 100'명단도 문제 삼고, 문재인 대통령 후보에 대한 비판 발언도 문제 삼는 등 노골적인 반감을 보인 바 있다.
한편 고영주 감사는 폴리뷰측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발언을 보도한 미디어오늘 보도에 대해 “김 사장이 업무보고를 해야 되는 데 안 나왔다. 이사님들이 당시 격앙돼서 대응방안을 논의하던 차에 그런 발언이 나오긴 했다”면서 “그러나 안 하기로 했다. 또 감사는 표결권이 없지 않나. 대개는 내 얘기를 안 쓰더니 거기서만(미디어오늘)만 쓴 모양”이라고 밝혔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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