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가 대선보도와 관련해 11일 사측의 균형 보도 방침을 ‘신보도지침’이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MBC노조는 이날 민실위 보고서를 통해 조문기 정치부 차장(부장대우)이 8일 쓴 글을 문제 삼으며 “정치부의 지침은 새누리당의 입장과 거의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 차장은 정치부 게시판에 “후보 행보 스트레이트 기사나 리포트 기사 작성 시 박근혜와 문재인 후보 경쟁 구도임을 유념해서 균형을 맞춰 써주시길..”이라며 “안철수 전 후보는 이제 문 후보 지지 유세원 중 한 명이기 때문에 과거 대선 후보 때처럼 중계 방송하듯 기사를 쓰는 것은 맞지 않다”라고 썼다.

또 “한광옥,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를 박 후보 행보 기사에 중계 방송하듯 쓰지 않는 것과 똑같다”며 “스트레이트, 리포트 기사와 화면 역시 박근혜, 문재인, 그리고 양당의 움직임으로 균형을 맞춰주시길...”이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노조 민실위는 “‘박근혜-문재인, 그리고 양당의 움직임으로 균형을 맞추라’는 것은 후보 유세 보도에서 사실상 ‘안철수’ 전 후보의 행보를 보도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정치부의 지침은 새누리당의 입장과 거의 흡사하다”고 반발했다.

이어 “새누리당 이정현 공보단장은 지난 7일 ‘안철수 씨는 지금 현재 선거도우미로 지원 유세를 하는 분이고 찬조 연설자에 불과하다’”며 “‘이렇게 중차대한 선거에 이렇게 많은 화면과 지면이 할애되는 것은 엄연한 불공정인 만큼 언론사별로 이를 점검해 볼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이 단장이 말 한지 불과 하루 만에 MBC에서 새누리당의 요구가 그대로 시행된 것이다. 실제로 어제 <뉴스데스크>에서는 안철수 전 후보의 유세 지원 소식은 보도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재훈 MBC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간사는 친노조 성향의 매체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안철수 전 후보 같은 경우 대선판에 많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다. 또 안 전 후보의 행보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도될 가치가 충분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가 보도가치에 따라 보도를 한다는 기본 대원칙조차 저버리면서 편향된 보도에 올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양영태 자유언론인협회장은 “보도가치에 따라 보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편파적이라고 하는데 안철수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지원하는 모습을 졸졸 따라다니며 보도해야 한다고 보는 시각 자체가 민주통합당과 야권지지층의 시각이 아닌가”라며 “많은 정치전문가들과 여론조사 관계자들이 안철수 효과가 대부분 문 후보에 흡수됐고, 판세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보는데 안철수를 많이 보도해야 한다고 매달리는 노조의 시각이야말로 야권에 치우친 편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가 박 후보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철수에 끝까지 매달리고 싶은 노조 심정은 이해하지만, 자신들의 주관적 가치판단을 객관적 잣대라고 우겨선 안 된다”며 “안 전 후보가 사퇴한 마당에 선거 보도를 박 후보와 문 후보 두 후보에 맞춰 균형 보도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주문이다. 이걸 보도지침이라고 우기는 건, 노조 스스로 자신들의 편향성을 또 한 번 자랑한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