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의 심상정 경기지사 후보의 사퇴 이유와, 지자체 이후의 정국 구상에 관한 내용이 뒤늦게 드러났다. 진보신당의 경기 비례대표 후보이자 소설가 송경양씨는 인터넷신문 레디앙에 '내가 그려본 그녀의 밑그림 & 당의 과제'라는 글에서 지난 5월 29일 밤 11시 심상정 선본 긴급 회의 때 심상정 후보의 발언을 소개했다.
진보신당의 송경아, 심상정의 충격적 구상 소개
1. MBC 노조위원장을 방문했을 때, 노조위원장이 단식 후 초췌한 얼굴로 ‘반MB를 해야 한다. 이렇게 막돼먹은 정권 아래에서 진보신당이 우리의 힘이 되어줄 수 있느냐, 되어준 적이 있느냐’고 말했고, 이것이 민심이라고 느꼈다. 당심과 민심이 어긋날 때 지도자라면 당심을 민심으로 이끌어야 한다.
2. 여론조사를 보니 진보신당 지지자들 중에서 심상정 지지자가 0%였다. 제일 많이 나왔을 때 20%였다.
3. 선거 후 진보신당에 쏟아질 화살을 막아야 한다. 속죄양이 필요하다.
4. 어차피 진보신당은 과도기적인 정당이었다. 선거 후 진보진영 재편이 필요하고, 그것은 민주노동당-진보신당이 축이 되고 국민참여당의 일부까지 포괄하는 범위가 될 것이다.
5. 나는 당에 남을 것이다. 내가 무엇을 하든 나의 진지는 진보신당이 될 것이다.
6. 단일화 압력에 굴복한 것은 아니다. 개인적 결단이다. 조건 없는 사퇴고, 단일화가 아닌 지지 없는 사퇴다. 이 사퇴가 지역후보들에게 최대한 힘이 되도록 하고 싶다.
여기서 진보신당은 물론 야권 전체에 파란을 몰고 올 발언은 4번과 5번이다. 심상정 후보는 단지 유시민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사퇴한 것이 아니라, 지자체 이후 민주노동당과 유시민세력, 진보신당의 통합된 하나의 거대 친노좌파 정당 밑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위해 심상정 후보는 당내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진보신당을 탈당할 가능성을 일축하며, 오히려 진보신당을 유시민세력 등과의 합당의 진지로 이용할 것을 공언했다.
이미 심상정 후보의 사퇴 당시부터 7월 재보선에서 심후보가 유시민 세력과 민주당 등의 지원을 받아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할 것이란 예측은 파다했다.
그러나 지자체 선거에서 야권이 참패할 경우, 보다 더 선명한 좌파노선과 분열된 야권통합 논의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심상정 후보의 밑그림은 바로 이러한 흐름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시민, 박지원, 강기갑, 심상정의 신당명은 대통합열린참여민주진보노동신당?
문제는 이미 민주노동당은 사실 상 민주당을 진두지휘할 정도로 깊이 개입해있고, 유시민은 박지원, 권노갑 등 동교동 구파에 머리를 숙이며 구걸을 하면서 민주당와 탄탄한 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심상정의 야권 통합 밑그림은 오히려 보다 더 커져서, 민주당까지 포함하는 거대 친노좌파 정당 건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심상정 후보가 소개했다는 MBC노조의 의견 그대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권을 찾아오겠다는 친노어용 언론과 시민단체들의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진보신당 중앙당 역시 심상정의 징계에 미온적이며, 오히려 중앙당에서 심상정 후보의 사퇴를 승인하여 심상정 구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로 진보신당의 게시판에는 유시민, 심상정, 박지원, 강기갑 등이 지자체 이후 친노좌파 신당을 건설하여 '대통합열린참여민주진보노동신당'이라는 당명을 채택할 것이라는 글들이 연일 올라고 있다.
만약 신당 창당이 실현되면 유시민의 경우 무려 4번째 창당에 세 번째 당을 해산시키는 한국정치사에서 초유의 기록을 남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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