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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에 이어 심상정, 민주당 나눠먹기 동참

민주당은 친노세력과 좌파세력에게 완전 접수당해

심상정 진보신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전격적으로 유시민 후보를 지지하며 사퇴했다. 진보신당 당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으나, 이것은 심후보가 밝혔듯이 단지 지지율이 낮거나 유시민의 사퇴 압력에 굴한 사건은 아니다. 그간 좌파진영 내에서 마이너에 머물러있던 정통좌파세력들이 김대중과 노무현 등 구 집권세력과 완전히 통합되는 역사적 흐름에서 나온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미 2004년 총선 당시부터 마이너 좌파 세력은 구 집권세력과 하나의 흐름을 형성해왔다. 사실 상 마지막으로 좌파진영이 선거에서 승리한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10석을 얻으며 원내정당으로 밟돋움했다. 그 이후 노무현 세력은 온갖 재보선에서 44:0으로 대패했고, 마이너 좌파세력들 역시 동반 참패했다. 즉 노무현 진영이 늘 주장한 대로, 친노세력이 승리해야 마이너 좌파세력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간다는 것이 선거로 입증되어온 것이다.

MB정권 이후의 민주당, 마이너 좌파 세력과 노선차이 없어

진보신당 당원들은 노무현 정권이 한미 FTA 추진, 한나라당과의 연정 추진 등 신자유주의 노선을 걸어왔기에 노선이 다르다 주장했다. 그 어떤 경제사회적 기준을 적용시켜도 노무현 정권이 좌파 노선을 채택했다 보기는 어렵다. 단 중도우파 세력에 대한 알맹이없는 권력투쟁과, 북한과 김정일 정권에 대한 인식 만큼은 달랐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김대중이나 노무현 세력과 마이너 좌파들과 큰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연대는 바로 이 고리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명박 정권 들어선 뒤에도 총선에서 대패한 뒤, 노무현 세력들은 촛불파동과 노무현 자살 사건 등, 돌발적 대중 선동 하나에만 의존해왔다. 이 과정에서 노무현이 추진해온 한미FTA나 한나라당 대연정 건은 완전히 실종되었다. 노무현 정권의 후예들, 대표적으로 유시민 같은 인물조차도 한미FTA는 마치 한나라당의 정책인 양 호도했을 정도였다.

추미애가 노동법 파동 이후 당에서 제명을 당하는 등, 사실 민주당은 경제사회적으로도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좌측 노선으로 급선회하게 된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민주노동당과 아무런 거리낌없이 선거연합을 이룰 수 있었다. 여기서 유일하게 빠져있던 진보신당이 오늘 심상정 후보의 결단으로 이들과 하나가 된 것이다.

진보신당 당원들은 심상정이 진보신당을 팔아먹었다고 비판하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보면 오히려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유시민이 정당 지지율 2% 가지고 민주당을 통째로 먹었듯이, 심상정도 정당 지지율 1% 가지고 민주당을 나눠먹을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과거 10년 간의 국정운영을 하며 얻은 최소한의 실용적 노선의 경험을 내팽겨치고, 오직 정권교체만을 위해 손쉽게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울 수 있는 좌파노선을 채택한 민주당을 유시민 세력과 마이너 좌파들이 점령하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지자체 선거에서 대 참패를 당할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전후로 극심한 노선투쟁에 휘말리게 된다. 이때 유시민 세력,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그리고 사실 상 이들을 움직이는 친노좌파 시민단체와 친노좌파 언론들이 덤벼들었을 때, 민주당 내에서 이를 막을 세력이 존재하겠는가?

민주당은 지자체 전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과 똑같은 노선을 걷게 될 것이고, 만약 이런 상황이 닥치게 되면, 상대적으로 언론과 좌파 지식인의 후광을 뒤에 업을 진보신당 측 인사들에게 가장 유리한 판이 형성될 것이다.

물론 이는 그간 마이너에 몰려있던 정통적 좌파 인사들에게는 그야말로 꽃놀이패가 쥐어지는 일인 반면, 10년 간 집권세력이었던 민주당은 다시는 정권을 창출하지 못하는 불임세력으로의 전락을 의미한다.

향후 10년 이후의 대한민국에 대한 미래 비전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수준의 낡은 자폐화된 노선으로는 20-30% 이상의 지지층을 모으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늘 한자리수 지지율에 머물러왔던 마이너 좌파세력에게는 길가다 돈지갑을 공짜로 줍는 격이다.

이러한 첫 관문을 심상정이 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유시민이 참여당을 만든 이후 조금씩 조금씩 좌측 노선으로 이어왔다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시민이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험으로 무상급식을 거부하다, 좌파 후보들과의 연합을 하는 과정에서 결국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노무현도 그렇지만 유시민 역시 특별하게 사상적 관점도 없고 정책적 철학도 없다는 점에서, 내부 권력투쟁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변할 수 있는 인물이다.

또한 진보신당 역시 노무현 추모 1주년 때 노회찬, 심상정 등이 나란히 참여하고, 진보신당의 바람잡이 역할 했던 진중권이 노무현이 죽자 울고 불면서 "가장 아름다운 정치인" 운운할 때부터, 이미 오늘 심상정의 선언의 징조를 보여주었다. 우발적인 일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이 형성되고 있었던 것이다.

선명한 좌파세력이 민주당을 확실히 장악하는 게 낫다

문제는 민주당 내부 상황이다. 이미 민주당은 내외곽으로 친노세력들이 장악하고 있다. 이들 역시 권력투쟁에만 능할 뿐, 정책 철학이 없기 때문에 유시민을 중심으로 좌파 정당들이 접근했을 때, 정책으로 부딪힐 가능성은 없다.

다만 호남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중진들의 입장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민주당 내에서 권력투쟁의 달인들인 좌파와 친노세력과의 일전을 벌인다는 것은 능력 밖의 일이니, 최선의 방법은 좌파 소굴로부터의 탈출 뿐이다.

민주당은 두 번의 집권 경험을 내버리고, 늘 마이너 자리에만 머물러왔던 좌파세력과 권력만을 쫓는 유시민 등 친노세력에 투항해버렸다. 이러한 민주당의 몰락은 진짜 민주화의 역사와 이념, 미래 정책을 정확히 아는 세력들에게는 크나 큰 기회로 돌아올 것이다.

그 점에서 이미 일찌감치 민주당을 포기한 입장에서 심상정의 용기와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이왕 좌파를 할 바에야, 심상정과 같이 좌파 노릇을 제대로 하는 세력이 민주당을 통째로 접수하는 게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을 위해 훨씬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권은 친노좌파 시민사회 세력과 마이너좌파 세력이 느슨하게 참여하여 함께 운영했듯이 이제 민주당을 이들 세력이 아예 주인이 되어 운영한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그 대가로 민주당은 다시는 집권하지 못하는 세력이 되는 것을 감수해야 하겠지만.

서민 당원에 사기친 뒤 칼꽂은 유시민과 심상정은 심판받을 것

다만 국민참여당 만든다며 또 다시 서민들 당비를 모아 간판 열었던 유시민이 자신의 권력을 위해 권노갑, 박지원, 이희호 등 민주당의 낡은 세력들에게 구걸하고 다니면서 참여당의 창당 명분을 버렸듯이, 심상정 역시 그 어려운 여권 속에서 당을 위해 헌신한 서민 당원들과의 일체의 소통없이 당의 존립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 일을 벌였다는 점, 이렇게 반복되는 정치 사기극에 대해서는 두 인물 모두 준엄한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며, 이 때문에 이 두 인물은 자신들이 꿈꾸는 일을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점도 명확히 한다.

또한 어차피 마이너였던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과는 달리 노무현 정권 당시 온갖 잡 권력을 누리며, 원칙과 노선을 모두 내던져버린 한겨레신문 등 친노 시민사회와 언론, 그리고 백낙청 등 지식인들도 서서히 무대에서 퇴장할 시기를 염두에 둬야할 것이다. 이들이 상식적인 행동만 보여주었어도 심상정의 선언은 나오지 않았을 것임은 분명하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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