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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약물중독 사고사로 추정하지만 증거 부족

수면제 성분 검출됐으나 여전히 死因 불분명



(광주=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지난달 27일 오전 골프를 치러가다 제2중부고속도로 갓길에 정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된 김모(50.이비인후과 의사).박모(48.골프의류 판매업)씨의 변사사건이 1일로 발생 닷새째를 맞지만 사망원인을 둘러싼 궁금증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찰은 약물중독에 의한 사고사에 무게를 두고 수사중이나 사고사라고 단정할 만한 결정적 증거가 없는 관계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정밀감정에서 이렇다할 사인을 찾지 못할 경우 사건은 '의문사'로 묻힐 수도 있다.

◇사고사에 무게..수면제 장기복용 확인

경찰은 ▲외상이 없고 차량내에서 유서가 발견되지 않은 점 ▲변사 직전 119에 '약물 복용'이라고 말하고 구조를 요청한 점 ▲금전 및 원한관계 조사에서 용의점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자살이나 타살이 아닌 약물중독 사고사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의사 김씨가 수면제를 장기복용했고, 현장에서 수거된 주사기를 김씨가 직접 가져온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박씨의 구토물과 김씨의 체액, 변사자들이 들른 휴게소의 주유소화장실에서 수거된 홍삼드링크에서 동일한 수면제 성분이 나왔다.

또 의사 김씨가 사건 전날(26일) 오후 퇴근을 하며 자신의 병원에서 3cc 용량의 주사기를 가져갔고, 김씨가 지난해 10월말부터 불면증 치료를 위해 수면제를 장기복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수면제는 사건현장 수거물에서 검출된 수면제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김씨는 알약 형태의 수면제를 하루 1-2알씩 복용할 목적으로 10-15일 단위로 신경정신과에서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에 따라 수거물에서 검출한 수면제의 양이 치사량인 지 정밀 감정작업을 벌이는 한편 독극물의 존재에 대해서도 확인중이다.

◇약물중독이 사인..글쎄?

김씨와 박씨가 강원도 원주의 골프장에서 운동을 하기로 한 시각은 27일 오전 7시20분이고, 1시간여전인 오전 6시12분께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의 화장실에 주사기와 홍삼드링크를 버렸다.

운동 1시간여를 앞두고 수면제 성분을 복용했다는 뜻인 데 이들이 10시간이 소요되는 36홀 경기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약물을 투여했다고 볼 수 있다.

홍삼드링크와 변사자의 체액 등에서 검출된 수면제 성분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이러한 추론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웬만한 수면제 양으로는 사망에 이르기 어렵고, 의사인 김씨가 치사량에 이를 정도의 약물을 투여했다는 데는 선뜻 공감이 가지 않는다.

자의든 타의든 독극물이 함유된 무언가를 마셨거나 투여하지 않았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들은 휴게소에 들른 지 18분이 지나 119에 구조요청 전화를 걸었는 데 독극물의 경우 서서히 반응이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게다가 변사자들의 시신에 대한 육안검사와 1차감정에서도 독극물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수면제 성분과 드링크 성분이 화학반응을 일으켰거나 수면제와 다른 약물을 혼용함에 따라 이상반응을 야기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현장에 대한 수사와 김씨와 박씨 주변수사에서는 사건의 실마리를 풀 확실한 단서를 못 찾았다"며 "공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과수에서도 명확한 사인을 가리지 못할 경우 사건은 말 그대로 의문사로 종결될 가능성이 높다.

c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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