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최근 대구의 한 초등학생들이 저지른 집단 성폭행 사건이 인터넷 상의 음란물을 모방한 것이었음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상에서 거의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음란물이 또다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포털사이트 등 어린이들이 자주 접하는 인터넷사이트들의 음란물 규제도 엄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최근 동영상 UCC(손수제작물) 사이트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정부 등의 규제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가 많아졌다.
게다가 파일공유(P2P) 사이트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엽기적인 성행위 등을 담은 음란물을 쉽게 검색하고 내려받을 수 있어 음란물 유통의 주요 통로가 되고 있다.
◇포털사이트서 접하는 음란물
지난해초 야후코리아, 다음[035720],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음란 동영상과 사진이 게재돼 포털사이트들의 허술한 음란물 관리 시스템이 도마에 올랐었다.
특히 지난 3월 포털사이트 다음의 경우에는 동영상 UCC(손수제작물)코너인 TV팟에 약 7시간 동안 음란 동영상이 게재돼 1개월여간 노출됐고 여성의 나체사진이 4시간 가량 노출되기도 했다.
이들 포털사이트는 인터넷 업계에서 가장 많은 모니터(감시) 요원을 두고 있음에도 유해물 관리가 허술한 야간이나 새벽 시간대에 심심찮게 이 같은 음란물이 무방비로 노출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 사이트들에서 유통되는 성인용 콘텐츠 역시 주민등록번호를 넣기만 하면 쉽게 성인인증을 받을 수 있어 어린이.청소년들이 부모의 주민번호로 어떤 음란물이든 쉽게 볼 수 있다.
◇UCC 사이트의 음란물 범람
지난 1∼2년간 국내에 UCC 문화가 발달하면서 수많은 UCC사이트가 생겨났지만 이에 대한 규제.감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들 UCC사이트는 포털사이트에 비해 영세한 구조로 인해 모니터링 요원이 몇명 되지 않아 메인페이지나 이용자가 많이 몰리는 페이지에 음란 동영상이 게재되더라도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말 고등학생들이 실제 성행위를 하는 듯한 모습이 담겨 큰 충격을 준 `놀이터막장커플'이란 제목의 게시물은 10장의 사진이 포털에서 유포된 뒤 같은 내용의 동영상이 UCC사이트인 `풀빵닷컴' 3시간 이상 노출돼 1천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P2P는 음란물 유통의 주요 통로
파일공유(P2P) 사이트는 최신 음란물을 실시간으로 내려받을 수 있어 음란물 유통의 `진원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가입절차나 캐시충전, 검색 등의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포털이나 UCC사이트에 비해 이용하기가 상대적으로 까다롭지만, 국내 초등학생들의 평균적인 인터넷 지식에 비하면 사실상 `식은죽 먹기'라 할 정도로 이용하기에 어렵지 않다.
특히 이들 사이트 역시 성인자료실이 따로 있지만 일반 자료실에서도 웬만한 관련 검색어로 원하는 종류의 음란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다른 유료 사이트에 비해 한 건당 몇십원, 몇백원으로 저렴한 가격도 초등학생을 비롯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이처럼 인터넷이 음란물의 홍수를 이루고 있음에도 정부나 경찰의 규제에는 한계가 있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일 "자체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불법적인 성인콘텐츠를 규제하고 있는 큰 규모의 사이트들도 제대로 막기가 어려운데 이마저 갖추고 있지 않은 소규모 사이트나 아예 상업적인 목적으로 음란물을 유통시키는 사이트들은 거의 무방비로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다"며 "P2P사이트에 대한 강력한 규제와 허술한 성인인증 시스템의 개선 등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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