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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시드니올림픽 남자 접영 200m 결승이 열린 2000년 9월19일 저녁 호주 시드니의 올림픽아쿠아틱센터.

준결승을 4위로 통과한 15살의 최연소 미국 대표선수 마이클 펠프스는 배운 대로, 힘이 닿는 만큼 열심히 팔을 휘저었지만 결과는 5위였다. 우승은 펠프스의 우상이었던 톰 말초우(미국).

이때만 해도 앳된 얼굴의 중학생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헤엄치는 사나이'로 성장할 것을 예견한 이는 드물었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경찰관인 아버지 프레드와 중학교 교사 어머니 데비 사이에서 태어난 펠프스는 어렸을 적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기도 했다.

수영을 시작한 것은 7살 때다. 아버지로부터 탁월한 운동신경을 그대로 이어받은 데다 누나 2명이 모두 수영선수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물을 접했던 것. ADHD로 인한 넘치는 에너지를 분출할 곳을 찾을 필요도 있었다.

펠프스는 하지만 얼굴을 물 속에 담그길 거부했다. 평범한 아이들처럼 물을 무서워했던 것. 접영과 자유형이 전문인 펠프스가 처음 배운 영법은 바로 배영이었다.

수영선수로서 전환점을 맞은 것은 11살 때인 1996년이었다. 전문적인 수영 강습을 받기 위해 펠프스는 북볼티모어아쿠아틱클럽(NBAC)에 들어갔고 이곳에서 현재까지 자신을 가르치고 있는 밥 바우먼 코치를 만났다. 바우먼은 팔, 다리가 길고 손발이 큰 데다 연습 벌레에 실전에서 절대 긴장하지 않는 펠프스를 보고 잠재성을 단번에 알아챘다.

바우먼의 지도 아래 NBAC에서 훈련에 열중한 펠프스는 1999년 미국 국가대표 B팀(2진)에 들어갔고 미국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20세 이하 기록 등을 갈아치우며 두각을 나타냈다. 펠프스는 결국 시드니올림픽 대표선발전 접영 200m에서 말초우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출전권을 얻어냈다.

첫 올림픽 무대에서 5위에 그친 펠프스가 정상을 정복하기까지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5개월만인 2001년 3월 아직 15세9개월 밖에 되지 않았던 그는 말초우가 보유하고 있던 접영 200m 세계 신기록을 깨뜨리며 수영 역사상 최연소 세계기록 보유자로 우뚝 섰다.

한번 불붙은 펠프스의 기록 행진은 이후 거칠 것이 없었다. 같은해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접영 200m에서 자신의 세계 기록을 다시 갈아치우며 우승을 차지한 펠프스는 2002년 2개, 2003년 8개, 2004년 2개, 2006년 3개, 2007년 6개 등 총 23차례 세계기록(개인종목 20개, 계영 3개)을 세웠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세계 기록은 6개(개인종목 4개, 계영 2개)다.

각종 대회에서 금메달도 뒤따라왔다. 2002년 요코하마 범태평양대회에서는 3관왕에 올랐고, 이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대회 때는 4관왕을 차지했다.

두번째 올림픽 무대였던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는 6관왕(동메달 2개)에 오르며 수영 신동으로 거듭났고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 5관왕, 2006년 범태평양대회 5관왕 등으로 세계 수영의 역사를 매년 새로 썼다.

지난해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7관왕에 오르며 마침내 '수영 황제'의 칭호를 얻은 펠프스의 베이징올림픽 목표는 8관왕이다. 1972년 독일 뮌헨 올림픽에서 마크 스피츠(미국)이 세운 단일대회 최대관왕인 7관왕을 넘어서는 것.

가능성은 충분하다. 접영 100m와 200m, 개인혼영 200m와 400m, 자유형 200m까지 5개 개인종목에서 금메달이 유력하다. 계영 400m와 800m, 혼계영 400m에서 미국 대표팀의 금메달 가능성이 큰 데다 박태환(19.단국대)의 주종목인 자유형 400m까지 노리고 있다.

키 193㎝에 몸무게 88㎏의 몸매에 흠잡을 데 없는 영법까지 수영선수로서 갖춰야 할 모든 것을 소유한 펠프스. 하지만 그는 타고난 재능이 아닌 성실한 훈련으로 8관왕 꿈을 키워가고 있다.

수개월 전부터 하루에 2-5시간씩 물 속 훈련을 하고 있는 펠프스는 얼마나 훈련을 강하게 했는지 이달 초 열린 미국 국내 대회에서 자신의 출전 시간이 됐는데도 수영장 한 쪽에 앉아 잠을 자는 '엉뚱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min7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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