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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얼 믿고 학교에 자녀를 맡기나" 성토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집단 성폭력 사건이 있었던 사실이 30일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인터넷과 케이블TV 음란물에 무방비로 노출된 학생들이 이를 모방, 동성 혹은 이성을 상대로 교내에서 공공연하게 성폭력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생 딸을 둔 주부 김선경(39.여.대구시 수성구)씨는 "뉴스를 보고난 뒤 제발 사실이 아니길 바랬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으며 재발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등학교 1학년생 딸을 둔 또 다른 학부모 장모(33.여.대구시 북구)씨는 "얼마 전에는 유괴사건으로 온 세상이 떠들썩하더니 이번에는 집단 성폭력이란 말이냐"며 "맞벌이라 아이를 학교밖에 위탁할 곳이 없는데 내 아이는 혹시 별일이 없었는지, 무얼 믿고 학교에 딸을 맡겨야 하는지 갑갑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대구시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학교가 겁나서 자녀를 학교에 보내기가 두렵다'는 탄식을 비롯, 교육당국의 은폐 의혹과 안일한 대처에 항의하는 글들이 수십 건이 이어졌다.

이모씨는 게시판에서 "한두 명도 아니고 100명이나 되는 어린 학생들이 성폭력을 당하도록 가만히 놔두는 당신네들은 교육정책담당자라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질책했고, 김모씨는 "이게 '교육'청입니까 '교육방치'청입니까. 모르고 있었어도 욕먹을 만한 일인데 알고도 덮다니..."라며 성토했다.

대구의 모 초등학교 교사 김모(40.여)씨는 "이번 사건을 듣고 나도 당장 내 아이부터 생각났다"며 "교육현장에서 성폭력 사건을 더러 접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교사들도 전문지식이 없어 대처를 못하는 데다 어떤 매뉴얼도, 대안도 없는 실정"이라고 답답해 했다.

그는 또 "학교측에서도 문제가 발생하면 밖으로 새나갈까 봐 쉬쉬하고 문제된 아이를 전학시키는 임시방편만 취할 뿐"이라며 "아이들이 성행위가 무슨 놀이인 줄 알고있는 만큼 성교육을 정식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는 것과 같은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영남권역 해바라기 아동센터 운영위원장인 채종민 경북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아이들이 성폭력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될 수 밖에 없었던 포르노와 인터넷 음란물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고 범죄 예방과 서바이벌에 관한 정기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이 수행되지 않으면 성폭력 뿐만 아니라 다른 범죄 전반에서도 아이들은 결코 안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ms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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