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아이들과 교감하며 즐거움 느껴"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엘 시스테마' 운동의 취지는 음악으로 교감하며 아이들을 잘 키우자는 거죠. 이 운동으로 거리에서 지내던 아이들이 악기에 흥미를 붙여 사회에 기여하는 성인으로 커 가고 있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지휘자 곽 승(67)씨는 35년 전 베네수엘라에서 시작된 '엘 시스테마' 운동에 1992년부터 참가하고 있다.
이 운동은 경제학자이자 음악학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가 빈민층 자녀 등에게 무상으로 악기를 주고 음악을 가르치는 활동으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남미와 남아프리카 등으로도 확산된 청소년 음악교육 운동이다.
곽씨는 1995년 이 운동을 통해 성장한 '시몬 볼리바르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50주년 기념 연주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곽씨는 매년 베네수엘라로 날아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대상으로 마스터클래스를 열고 있다. 올해도 6주 정도 머물렀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차기 상임 지휘자인 구스타보 두다멜도 곽씨의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한 적이 있다.
곽씨는 5월23일부터 6월1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제2회 '성남 국제 청소년 관현악 페스티벌'에 초청된다. 6월1일 한국, 일본, 독일, 중국 등 4개국 청소년 오케스트라 단원 가운데 파트 별로 선별된 인원들로 구성된 연합 오케스트라를 지휘,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를 담당할 예정이다.
페스티벌 프로그램에는 부산 소년의집 오케스트라의 공연도 포함돼 있다. 지휘는 지난해 정명훈 씨와 이 오케스트라 자선 음악회를 함께 한 아들 민 씨가 맡는다. 1만-3만원. ☎031-783-8000.
이에 앞서 5월2일 대구시립교향악단을 지휘할 예정이기도 한 곽씨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엘 시스테마 운동으로 음악을 접한 아이들이 25만명이 넘는다"며 "이들은 세 살부터 연령대 별로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음악적 '품질'로 보면 정말 일류급"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곽씨는 "때로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이 악기를 가르치고, 클라우디오 아바도나 사이먼 래틀 등이 지휘를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곽씨는 "한국에서도 이런 운동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져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많아지기를 기대한다"라며 "엘 시스테마를 모델로 내가 도울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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