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기타


배너



(서울=연합뉴스) 정묘정 기자 = 친딸을 지하실에 24년간 감금한 채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오스트리아인 요제프 프리츨(73)은 피해자인 자식들에게 영원히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남겼다.

그가 딸 엘리자베스 프리츨(42)을 성폭행해 낳은 6명의 자녀 가운데 지하실에 갇혀 자랐던 3명(19세, 18세, 5세)은 건강이 극도로 심각한 상태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30일 오스트리아 경찰 당국을 인용, 이들 3명 모두가 비타민 D 부족과 빈혈 증상을 보였으며 면역체계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치과를 비롯한 병원에는 단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으며, 맏딸인 키르스텐(19)은 이미 대부분의 치아를 잃었다.

또 지하실의 낮은 천장 때문에 아이들의 자세는 심하게 굽어 있었으며, 18세짜리 아들은 시력과 청력의 손상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신체적 문제가 근친상간이라는 출생 배경과 오랜 지하실 감금생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이 심리적, 정신적으로 겪고 있는 충격도 육체적 고통보다 결코 덜하지 않않다는 지적이다.

지하실에서 태어난 뒤 지상으로 옮겨져 요제프의 손자손녀로 살아왔던 다른 3명의 아이들과는 달리 지하실에서 자란 세 아이들은 TV를 통해서만 바깥 세상을 접해왔던 탓에 현실 적응 능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다섯살짜리 막내는 바깥 세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을 정도.

아이들의 어휘력도 동년배에 비해 현저히 모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책 한 권 없는 지하실에서 어머니 엘리자베스로부터 읽기와 쓰기를 조금 배우기는 했지만, 엘리자베스 자신이 11살 때부터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데다가 18세 때부터는 지하실에 갇혀 지냈기 때문에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 신문의 설명이다.

한편 요제프와 엘리자베스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 6명은 27일 오전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콘크리트 벽과 계단을 사이에 둔 채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자라온 이들이 서로를 배척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다행히도 아이들의 첫 만남은 놀라울만큼 자연스러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들의 만남을 지켜본 암스테텐 지역 사회복지원의 베르톨트 케플링거 소장은 "아이들의 만남은 강요되지 않은, 순수하게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myo@yna.co.kr

(끝)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