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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휴가'의 전라도사투리, 그리 큰 잘못인가

변희재님의 '화려한휴가' 비판에 대한 반론


* 자유게시판의 훼드라님의 글입니다.

글쎄요...제가 호남출신이 아니라서 그런진 몰라도...

' 화려한 휴가 '에서 호남사투리를 쓰지 않는 것이 뭐가 그리 큰 문제가 되는지 납득이 잘 안 가네요. 꼭 화려한 휴가에서 호남사투리를 써야만 광주시민들의 한이 풀리는건가요 ?

저 자신 5.18은 우리 현대서의 아픔이고 두 번다시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소재가 영화화 된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가 이젠 많이 민주화가 되었구나 하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와는 별도로 우리사회의 문화권력이나 방송권력 구도에 문제가 많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특히 하필 이 시점에서 화려한 휴가를 개봉하는 것은 분명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래서 오히려 변희재님의 화려한 휴가에 관한 글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되려 사람을 더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고나 할까요.

사투리의 문제...그런식으로 따진다면 충청도 사투리는 항상 파출부 아줌마 아니면 좀 무식하거나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사람의 캐럭터에 단골로 쓰여지지 않나요 ? 그리고,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인물의 성격도 이젠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가령 90년대 후반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시트콤 ' 남자셋 여자셋 '에서 대학교수로 나오는 이경실씨나 카페주인역의 안문숙씨가 모두 전라도 사투리를 썼지요. 그리고 요즘 방영되는 MBC 일일연속극 ' 아현동 마님 '에서 남자주인공 부길라의 형수님이 호남사투리를 쓰는 것으로 나오는데, 음식도 잘하고 시어머니한테도 깍듯하고 그야말로 일등 아내, 일등 며느리감으로 나옵니다. 물론 형수님의 친정어머니 역으로 나오는 중견 탈렌트 박혜숙님도 전라도 사투리를 쓰시고요.

5.18의 역사적 진실을 밝힌다...진실을 덮으려 해도 언젠가는 밝혀진다. 그런식으로라면 사실확인을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할 부분도 있군요. 5.18 광주학살의 책임자인 전두환,노태우를 처벌한건 95년의 김영삼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리고 97년 12월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의 건의로 전,노는 사면되지요. 사면되던날 하이텔,나우누리등의 프라자 분위기가 어땠는지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데...그러고보니 얼마전 허화평씨가 한 보수성향 인터넷 웹진에서 이런 인터뷰를 했던게 기억나네요. ' 만약 92년에 김대중이 대통령 되었다면 그는 신중한 사람이라 우릴 감옥에 넣지 않았을 것 '이라고요.

광주학살의 책임자를 처벌한 대통령에겐 계란과 밀가루를 던지고...정작 그들의 사면을 건의한 대통령은 얼마전까지만해도 극진히 선생님으로 떠받든 - 요즘은 대통합 무슨신당 문제 때문에 민심이 좀 달라지고 있긴 하지만 - 그런 호남사람들의 정서를 비호남인인 제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 ? 이런 느낌이 드네요. 왕따당하는 급우가 불쌍해서 친구가 되어주려 다가가보았는데, 오히려 가까이 가보니 그 속을 도무지 알 수 없어 더 이해하기가 힘들어진. 그런 심경이라고나 할까요 ? 81년과 85년 총선당시 선거결과가 어땠는지까지 이야기하는건 제가 치사한 사람이 될 것 같아 말하지 않겠습니다.

' 화려한 휴가 '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쓰지 않는다고 그 배경이 '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이란걸 누가 모르나요 ? 가령 예를들어 불멸의 이순신에서 이순신 장군의 수하들이나 해신에서 장보고가 표준말을 쓴다고 해서 이순신 장군이 임란당시 전라좌수사를 지낸 사실이나 장보고의 주활동무대가 호남지역이란걸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나요 ? 더욱이 화려한 휴가 각 중,고등학교에서 의무적으로 보게 한다면서요 ? 그렇다면 당연히 선생님들이 사전에 인지교육같은걸 시킬텐데, 호남 사투리를 안 쓴다고해서 배경이 광주가 아니란걸 그 학생들이 모를까요 ?

역사의 진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면 이제 5.18의 거품도 좀 빼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전 조금 다른 시각에서 화려한 휴가를 비판하고 싶습니다. 가령 경상도 군인들이 와서 전라도 사람들을 어쩐다느니 계엄군이 젊은 여자를 어쨌다느니 하는식의 헛소문들은 이제 빠져야 하지 않을까요 ? 물론 화려한 휴가는 어디까지나 영화이지만, 그렇더라도 그 당시 떠돌았던 수많은 루머들이 그대로 영화로 묘사된다면 그건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더욱이 역사적 사실과 영화속의 허구를 구분 못하는 사춘기 청소년들한테까지 보게하면서.

그리고 근본적으로 ' 화려한 휴가 '는 영화입니다. 호남차별의 근본원인을 5.18에서 찾는다면, 과연 그것을 드라마나 영화로 대체 어떻게 묘사하란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자면 그건 다큐멘터리로 다룰 일이지 드라마나 소설로 다루긴 힘들뿐더러 설사 그런 묘사를 한다하더라도 피카소의 추상화나 이상의 오감도 같은 난해한 작품이 될 것입니다. - 전 그래도 명색이 인터넷 작가고 300회짜리 대하소설과 200회 짜리 대하소설을 써본 경험도 있으니 외람되나마 이런 말 할 자격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 지지성향 사이트에 가보면 확실히 호남분들은 5.18을 아픈 상처로 기억하고 있으며 동시에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크나큰 자부심으로 생각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민주화 운동을 광주만 했나 하는 반문도 제기하고 싶네요. 가령 79년의 부마항쟁이나 4.19 모두 부산,마산지역 사람들이 주도한 것입니다.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하고보니 대체 민주화란 무엇이고 민주주의는 무엇인가하는 그 본질적인 문제까지 따지고 싶은 생각마저 드네요.

그정도로 하고 혹시라도 이 글을 보는 다른분들의 오해가 있을까봐 덧붙입니다만, 전 근본적으로 지금 우리사회의 좌우갈등은 자본주의-공산주의에서 파생된 개념에 불과하니 그러한 구세대의 유물에 불과한 좌우갈등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이념을 창조하자는 주장을 하는 사람입니다. 뭐, 어느정도 중도보수에 해당한다고도 할 수 있지만 기존의 보수진영이나 요즘 많이 회자되는 뉴라이트와도 약간의 다른 주장을 하는 부분도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문화,예술에 대한 저의 견해를 조금만 밝히자면 예술은 예술 그 자체로만 존재할 때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이든 방송계든 연예계든 정치판이나 이념논쟁에 휘말려드는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으로. 예술은 예술 그 자체로만 순수하게 봐주어야죠.

물론 우리사회의 문화권력이나 방송권력 구도상 실현하기 힘든일이라고 봅니다만, - 제가 90년대 초반에 보수성향이라 할 수 있는 월간문학에서 하는 문예창작 강좌와 진보성향인 민족문학 작가회의에서 발행하는 한길문학의 문예창작 강의를 다 들어본 사람인데 그만한걸 모르겠습니까 ? 그 당시 한길문학 문예대학 대표를 하시던 분이 바로 지금 민족문제 연구소 소장으로 있는 임헌영씨입니다

하지만 소위 순수-참여 논쟁도 지켜보니 결국 근본은 좌우갈등에 있는것이더군요. 하지만 소설이든 음악이든 미술이든 혹은 영화든 드라마든 작품은 정치나 이념문제를 떠나 그 작품 자체로만 평가받는 세상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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