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기타


배너

이명박-박근혜, 여론조사, 기관마다 왜 다르나

재질문 여부가, 조사결과 차이 결정적 변수


8월 1일 두개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하나는 본보(네이션코리아)-글로벌리서치 조사이고, 또 하나는 SBS-TNS 조사이다. 본보는 아직 신생 매체이므로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글로벌리서치는 YTN과 정기 여론조사를 발표하고 있는 곳이다. 따라서 두 곳 모두 국내 여론조사기관으로는 메이져급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임엔 틀림이 없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두 조사 모두 조사시점이 7월 31일이다. 같은 날 조사해서 같은 날 발표한 것이다 이는 메체의 특성상 본보는 오전에 발표했고 SBS는 저녁 8시 뉴스에 보도했다는 것만 다르다. 그런데 보도의 시점이 다른 것 말고도 두 조사 결과 또한 사뭇 다르다.

우선 네이션코리아-글로벌리서치 조사에서는 이명박-박근혜 지지율 격차가 3.9%로 나왔고, SBS-TNS 조사에서는 8.2%가 나왔다. 한나라당 후보 4인만을 놓고 조사한 결과의 경우 네이션코리아-글로벌리서치 조사는 이-박 지지율 격차가 2.7%로 조금 더 좁혀진 반면, SBS-TNS 조사에서는 9.2%로 오히려 더 벌어졌다.그런데 이 같은 차이를 보이는 점을 조금만 깊게 들어가 보면 그 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우선 응답률과 무응답 비율이다. 응답률은 애초 여론조사에 응했느냐 응하지 않았느냐에 관한 부분이고, 무응답 비율은 여론조사에 응하기는 했는데 '지지후보가 없다' 혹은 '모르겠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다. 이를 실제 선거 상황에 대입해보면 응답률은 여론조사 결과가 현실을 얼마나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느냐는 '신뢰도' 및 '예측성'을 좌우하는 것이고, 무응답 비율은 투표불참 혹은 기권이 얼마나 될 것이냐는 투표율과 상관관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국내 여론조사 기관이 발표한 응답률에 대하여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는 판단에 잠깐 설명하면 각 여론조사 기관의 응답률 비율 산출은 대게 다음과 같다.

우선 Telephone Survey(전화여론조사)방법으로 조사를 하는 여론조사는 전화번호부를 이용 성/연령/지역별 인구 수 비례할당 후 무작위추출한 표본을 만든다. 그리고 이 표본을 가지고 전화면접원이 자신의 소속과 조사의 목적을 말한 뒤 응답을 시작한다. 그런데 여기서 전화를 받음과 동시에 여론조사 기관임을 인지하고 바로 전화를 끊는 경우가 첫 번째 조사거부 사례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이 경우만을 응답률로 보면 사실상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나는 응답률이 거의 전 조사기관 공히 4~50%대에 육박한다.

하지만 표본불일치에 의한 면접중단 사례까지 응답률로 보면 응답률은 20%대로 떨어진다. 이는 조사원이 표본에 따라 전화를 걸었으나 전화를 받은 당사자가 표본에 따른 성 또는 연령에 맞지 않은 경우다. 국내 각 여론조사 기관들은 농촌 2~30대(호남 충청 강원 영남 등 중소도시 이하), 대도시 6~70대(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등 대도시)에 대한 표본 맞추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 표본에 맞는 당사자 조사를 위해 부득이 전화를 끊은 경우가 상당수 있어 응답률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네이션코리아-글로벌리서치의 응답률은 22%이고 SBS-TNS의 응답률은 20%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본보와 글로벌리서치 조사의 경우 표본불일치 조사중단사례까지 응답률로 포함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감안, SBS-TNS 조사결과를 읽어보면 그곳도 본보 조사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한다. 그럼에도 SBS-TNS 조사의 신뢰도 및 예측성이 네이션코리아-글로벌리서치 조사보다 '2%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음 표본구성에 있어서도 두 조사는 차이점을 갖는다. 성별, 지역별, 연령별 분포에 있어서는 둘 다 큰 차이가 없지만 최종학력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있다.

통계청 발표치(2005년)는 중졸 이하 26%, 고졸 37%, 대재 이상 37%로 되어있다. 물론, 두 조사 모두 통계청 분포와는 다르게 나타난다. 네이션코리아-글로벌리서치는 20%-29%-51%로 되어있고, SBS-TNS는 16%-31%-54%로 되어있다. 다시말해 통계청 분포와의 오차가 전자는 6%-8%-14%인 반면, 후자는 10%-6%-17%가 된다. 즉, SBS-TNS는 네이션코리아-글로벌리서치에 비해 3% 만큼 괴리가 있다.

이를 종합하여 응답률과 표본구성을 감안하면 SBS-TNS 조사가 네이션코리아-글로벌리서치 조사에 비해 5% 만큼 부정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 공교롭게도 지지율 격차에 있어서 차이가 4.2% 만큼 발생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같은 날 실시된 조사인데 네이션코리아-글로벌리서치의 무응답 비율은 30.0%인 반면, SBS-TNS의 무응답 비율은 16.7%로 나온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본보 임두만 대표는 1일, 대단히 의미심장한 기사를 내놓았다. 대통령선거가 아직 5개월이나 남았고, 아직까지 범여권 유력주자가 결정되지 않는 가운데 한나라당 경선만 과열되고 있는 시점에서 과연 16.7% 무응답 비율이 적절하냐에 관한 문제에 대한 언급이었다.

즉 지난 16대 대선 투표율이 70.5%임을 감안할 때 30% 가까운 투표불참 및 기권층은 늘 존재해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론조사의 1차 질문 응답률이 70%대이며 모름/무응답 비율이 30%대라는 것은 이 같은 대답을 한 대상자는 실제 선거에서도 기권할 가능성이 높은 층으로 분류했다.

그런데 본보와 글로벌리서치 조사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여론조사 기관들이 발표한 조사결과표에는 무응답층이 대게 20%미만이었다.

지금 대선이 임박한 것도 아니고 범여권의 주자가 정해진 것도 아닌데 과연 83.3%의 조사답변율이 나올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 바로 본보 임대표가 주장하는 내용이다.. 따라서 무응답 30.0%와 16.7%차이에서 오는 지지율 차이를 읽어내면 두 조사의 편차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비밀의 열쇠는 바로 '재질문'이다. 이에 대해 유일하게 '최초질문' 및 '재질문' 결과를 분리해서 발표하고 있는 곳이 바로 조인스닷컴-미디어다음-리서치&리서치이다. 가장 최근 발표치(7/25)를 살펴보면 최초질문에서의 무응답 비율은 37.8%였고, 1차 재질문을 거친 후의 무응답 비율은 25.1%였다. 최초질문과 비교할 때 1차 재질문을 통해 무응답 비율이 12.7%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SBS 및 YTN과 정기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TNS와 글로벌리서치의 인지도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음을 감안할 때 최초질문에 대한 응답률은 둘 다 30% 내외였을 것이고, 재질문시 13% 가량 무응답 비율이 낮아짐을 감안할 때 SBS-TNS는 1차 재질문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된다. 다시말해 "지지하는 후보가 없으시다면 향후 누구를 지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으십니까?" 혹은 "누가 후보로서 가장 무난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등의 질문이 들어갔다는 이야기다.

분명 최초질문과 재질문의 질문 워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속칭 '메이저' 여론조사기관은 최종집계에서는 이를 기계적으로 합산해버린다.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편법을 동원한 조사방식이지만 무응답 비율이 너무 높으면 신뢰도가 떨어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네이션코리아의 임두만 대표는 실제 투표에서 기권할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에게 심정적 지지를 끌어낸 결과라고 진단, 이 수치만큼 여론조사 수치의 허수가 존재할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네이션코리아-글로벌리서치 여론조사에서는 30.0%의 무응답 비율이 나왔지만 실제 현장과 밀착된 여론을 여과없이 전달한기 위해 재질문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단히 용기있는 발언이다. 이 같은 점을 감안, 이제 네이션코리아와 SBS의 조사 결과 자체에 대한 정밀분석에 들어간다.

우선 무응답 비율을 놓고 볼 때 가장 편차가 큰 지역이 바로 호남과 강원/제주다. 다른 지역의 편차가 대부분 10~15% 수준인데 유독 호남과 강원/제주에서만 편차가 20%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강원의 경우 대구/경북 민심과 동조화되는 경향이 있고, 제주의 경우 호남 민심과 동조화되는 경향이 있음을 감안할 때 제주/강원 중에서도 특히, 제주의 무응답 비율이 높았을 것이라는 것은 어렵지않게 짐작해볼 수 있다. 결국, 호남 및 그 간접 영향권에 있는 제주의 높은 무응답 비율을 '여과없이' 전달했느냐, 아니면 인위적인 방법을 썼느냐가 조사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들 두 지역에서의 결과가 두 조사에 있어서 대단히 상반된 형태로 나타난다. 네이션코리아 조사의 경우 호남과 제주/강원에서 박근혜가 모두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즉, 호남에서는 박근혜 18.4%대 이명박 15.6%로 나왔고, 강원/제주에서도 박근혜 31.3%대 이명박 17.9%로 나왔다. 그런데 SBS 조사의 경우 호남에서는 이명박이 이기는 것으로 나왔고, 제주/강원에서는 '초박빙'으로 나왔다.

즉, 호남에서 이명박 19.4%대 박근혜 16.5%로 나왔고, 강원/제주에서는 박근혜 36.7%대 이명박 35.8%로 나왔다. 물론, 다른 지역의 경우에도 조금씩 다른 수치가 나왔지만 앞서 이야기한 '5%의 차이'를 감안할 때 대체로 비슷하게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재질문이 갖는 함수가 숨어 있는 것이다. 이를 지금의 상황과 대입하면 딱 들어 맞는다.

호남은 지금 유력주자가 없는 관계로 응답률도 낮고 무응답층도 높다. 그런데 구태여 여기서 무응답츨에게 답변을 끌어내 그 수치를 1차 질문 수치에 합산하면 당연히 이명박 후보에게 높은 수치가 나오게 된다. 이를 반대로 말하면 실제 선거에서 이 후보를 찍을 확률이 전혀 없는 유권자가 여론자사 면접원과 상담 중 심정적 지지 후보를 밝힌 것이 지지도 수치가 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두 조사결과로 볼 수 있는 것은 최근 거세게 불고있는 '박풍(朴風)'의 실체를 확인한 점이다.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이 바로 수도권과 호남이다.

먼저 호남 여론의 변화를 살펴보면 SBS 조사의 경우 이명박 지지율은 30.4%(6/30) => 25.1%(7/20) => 19.4%(7/31)로 수직 하락하고 있다. 도덕성과 청렴성에 대한 기대가 전통적으로 큰 곳인데다가 최근 광주 합동연설이 이명박 캠프의 고집으로 취소된데 따른 역풍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박근혜는 5.7%(6/30) => 13.3%(7/20) => 16.5%(7/31)로 착실하게 지지세를 넓혀가고 있다. 그러는 동안에 지지율 격차가 25%에서 3%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네이션코리아 조사서는 역전한 것으로 나온다.

한나라당 후보 4인만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나타난다. 이명박은 호남에서 지지율이 54.6%(6/30)에서 42.8%(7/31)로 한다만에 12% 하락한 반면, 박근혜는 16.8%에서 29.8%로 13% 상승했다. 호남에서 이명박을 이탈한 지지층이 박근혜로 유입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도권의 경우에도 호남 만큼은 아니지만 미세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SBS 조사의 경우 이명박은 서울에서 지지율이 52.0%(6/30)에서 44.8%(7/31)로 7.2% 빠진 반면, 박근혜는 18.5%(6/30)에서 26.0%(7/31)로 7.5% 올랐다. 이 또한 이명박에서 빠진 지지율이 고스란히 박근혜로 유입되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인천/경기의 경우 SBS 조사에서는 한달 전과 비교하여 큰 차이가 없지만 네이션코리아 조사에서는 박근혜가 이명박에게 오차범위 내로 따라붙은 것으로 나왔다.

한나라당 후보 4인만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에서도 이같은 추세는 똑같이 나타난다. 이명박은 서울에서 65.1%(6/30)에서 53.8%(7/31)로 11.3% 하락했고, 박근혜는 24.7%(6/30)에서 31.3%(7/31)로 7% 가까이 상승했다. 이명박에서 이탈한 지지층 중 약 3/2가 박근혜로 오고 나머지 1/3이 원희룡과 홍준표에게 갔음을 알 수 있다.

연령대별로는 40대와 60대 이상에서의 표심 변화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이명박은 40대 지지율이 41.8%(6/30)에서 37.9%(7/31)로 4% 빠졌고, 박근혜는 23.7%(6/30)에서 30.6%(7/31)로 7% 올랐다. 또한, 박근혜는 60대 이상 지지율에서 31.5%(6/30)에서 39.5%(7/31)로 8% 올랐고, 이명박은 39.8%(6/30)에서 25.9%(7/31)로 무려 14%나 빠졌다. 지방에서는 60대 이상이 표심 변화를 주도하고, 수도권에서는 40대가 표심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여성 지지율의 변화도 흥미롭다. 이명박(37.8%=>34.6%), 손학규(6.0%=>4.6%), 한명숙(3.1%=>0.6%) 등이 모두 하락하는 동안 박근혜 혼자서만 27.2%에서 32.7%로 5.5%나 상승했다. 李-孫-韓 하락분 합계 6.7% 중 상당수가 박근혜에게로 옮겨갔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러한 여성 표심 변화의 중심에는 '아줌마'들이 있다. 이명박의 주부층 지지율이 37.4%에서 33.8%로 빠지는 동안 박근혜는 27.9%에서 35.0%로 올랐다. 주부들이 여성 표심의 변화를 주도하는 가운데 지역적으로는 이들이 수도권과 호남의 표심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간단히 말해 대한민국 '아줌마'들이 박근혜를 대통령감으로 낙점했다는 이야기다. 이거 정말 무서운 거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이명박의 계속되는 의혹과 광주 합동연설 취소를 기점으로 호남에서 '이명박 대세론'에 대한 거대한 역풍이 불고 있고, 둘째, 이것이 서서히 북상하는 가운데 수도권 표심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고,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치맛바람을 타고 '박풍(朴風)'이 점차 태풍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이들 아줌마들이 수도권의 경우에는 40대, 지방의 경우에는 60대 이상이기에 이들의 영향으로 40대 및 60대 표심도 따라서 변화하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