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승훈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주요 피고인들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 재판에서 이들에 대한 벌금형 선고가 내려진 이후 약 10년 만에 결론이 뒤집힌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부장판사 이예슬)는 4일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핵의학과 주임과장 양승오 씨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우현 씨 등 5명에게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이장휘 씨에 대해서는 선거법상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 배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 2011년 8월 공군에 입대한 박주신 씨는 허벅지 통증으로 닷새 만에 귀가 조치됐다. 이후 부친인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시장에 당선된 같은 해 12월, 병무청 재신검에서 4급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다.
이를 두고 2012년 초 당시 무소속 국회의원이던 강용석 변호사가 “다른 사람의 MRI 영상으로 재신검을 받았다”며 병역 비리 의혹을 최초로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 씨는 그해 2월 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 신체검사를 받았고, 병원 의료진은 “병무청에 제출된 재신검 MRI는 박주신 씨의 것이 맞다”고 판정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논란은 지속됐다.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승오 씨 등이 “세브란스병원 공개 신검이 조작됐다”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병역 비리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검찰은 이들이 당시 지방선거에 출마한 박 전 시장의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보고, 그해 6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 2016년 2월 17일,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양 씨 등이 제기한 의혹을 모두 허위로 판단해 벌금 700만~1500만 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박주신 씨가 다른 사람의 MRI나 X-레이를 병무청에 제출해 신검을 받았다고 볼 수 없고, 세브란스병원에서 이뤄진 공개 신검 역시 조작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박 씨에 대한 병역 비리 의혹을 재차 제기한 데에는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후보를 낙선시키려는 목적도 있다고 봤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제기한 여러 의혹의 단서 중 상당 부분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사실로 드러났다”며 “검찰 내에서도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의혹을 제기할 당시 양 씨 등이 허위를 인식하기보다 이를 진실이라고 믿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는 공표 당시 해당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사후에 허위로 밝혀지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의혹의 최종적인 진위는 이후 검찰 수사와 장기간의 법원 심리에 의해 밝혀졌다”며 “(당시로서는) 의혹의 진위를 추가로 확인하기까지 시간적·물리적 한계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재판부는 양 씨 등이 MRI 사진의 피사체를 직접 확인하지 않았거나 추가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를 적용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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