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미디어워치 대표이사]
SKT 최태원 회장이 5월 8일 국회 과방위 청문회에 일방적으로 불참했다. 한미 상공회의 업무협약식 핑계를 댔다. 그러나 해당 행사는 오후 4시에 MOU 사진 한 장 찍는 수준에 불과했다.
더구나 최태원 회장은 오전 내내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함께 사적인 경제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는 특정후보를 위한 행사로서 국회 청문회 불출석 사유가 될 수 없고, 그래서 이 핑계를 대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 자리에서 현직 국회의원이기도 한 이재명은 최태원에게 “왜 국회 청문회를 불참하느냐. 여기 있지 말고 당장 국회로 뛰어가라”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 당연히 SKT의 유심정보 대량 유출 관련 고객에 위약금 면제를 해주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최태원의 장황한 경제관에 대해 “나와 생각이 똑같다”며 손발을 맞춰주었다.
최태원은 박근혜 정권 당시 횡령 건으로 구속이 된 바 있다. 부인 노소영은 박근혜에게 남편 최태원을 사면·석방해주지 말라는 편지를 보냈다. 그 이유 때문인지 최태원은 예상보다 석방이 늦어졌다.
그리고 SKT는 박근혜 탄핵 당시 검찰, 김한수 등과 공모해 태블릿 신규계약서를 위조, 김한수의 것을 최서원의 것으로 조작하는데 가담한다. 박근혜 탄핵의 일등공신이 바로 SKT였던 것이다.
이런 태블릿 계약서 위조 건이 적발되자, 2022년 2월 경에 최태원은 그룹총수로는 이례적으로 계열사 SKT 회장으로 취임한다. 회장 취임 후 그가 한 첫 번째 일은 본인이 SKT의 계약서 위조 건 관련 손배청구 소송에서 또 다른 계약서를 위조해 증거로 제출한 일이다. 첫 번째 태블릿 계약서가 위조되지 않았다는 증거로 제출한 샘플 계약서가 또 다시 김한수 필적으로 위조된 사실이 적발되었다.
SKT의 자백만 남은 상황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5부는 일방적으로 재판을 중지했다. 본인은 공판을 열어달라고 무려 5차례나 촉구했지만 그 중지된 재판은 지금 3년째 열리고 있지 않다.
그러는 사이 종로찰경서와 서부지검은 오히려 본인을 SKT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죄로 기소했다. 본인이 계약서 위조의 증거로 제출한 필적감정 등은 아예 무시하고 “SKT가 위조한게 아니랍니다” 이 한 줄이 기소이유였다. 부끄럽거나 증거조작이 걸릴까 두려운지 종로경찰서는 아예 수사기록도 제출하지 않았다.
최태원과 SKT는 이렇듯 자신들의 범죄를 덮어버리기 위해 대한민국의 법원, 검찰, 경찰을 마음대로 움직였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법원, 검찰, 경찰이 SKT의 고객정보 조작 범죄를 은폐해주는 사이에 결국 2500만명의 핵심고객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터진 것이다. SKT는 유심정보 암호화도 하지 않고 해킹 대비 백신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보안 전문가들은 “SKT 고위층이 수시로 고객정보를 조작하러 서버에 접근하는 상황에서 보안을 강화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즉 이번 SKT 고객정보 유출 사건의 원흉은 최태원과 SKT의 고객정보 조작범죄를 덮어주고 있던 대한민국 법원, 검찰, 경찰이었던 것이다.
이를 밝혀내야할 국회 청문회조차도 최태원은 유력 대권후보 이재명과 히히덕거리며 일방적으로 불참했다. 그리고 국회 과방위에서는 “대선후보와 놀아날 시간은 있어도, 국회 청문회 참석할 시간은 없냐고” 따지고 든 여야 의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여당의 김문수 후보는 8년 전부터 박근혜 탄핵의 잘못된 점을 짚어왔다. 이재명과 민주당이 벌써 집권한 듯 재벌 회장들과 놀아나고 있을 때, 김문수는 “최태원과 SKT는 박근혜 탄핵을 위해 고객정보 계약서를 수시로 위조하고, 이 때문에 보안체계가 약화되어 2500만명의 유심정보가 유출되었다”고 지를 수 있는가.
10% 이상 뒤쳐져있는 김문수 후보조차 최태원의 금력에 무릎꿇고 백기를 든다면, 아예 출마를 포기할 것을 권한다. 국힘당과 보수에서는 90% 이상이 박근혜 탄핵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한다. 그럼에도 박근혜 탄핵의 주범 최태원과 SKT의 2500만명의 피해를 양산한 증거조작 범죄 하나 짚을 용기도 없는 대선주자에 국회의원들 뿐이라면, 최태원과 놀아나고 있는 이재명이 집권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