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탄핵 정국 당시 최서원(개명전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가 특검에 제출한 ‘제2의 최순실 태블릿’과 관련해 사전에 이를 보관했던 경위에 대해서 당사자들로부터 엇갈린 진술이 나와 이목이 쏠린다.
탐사보도 언론 뉴탐사는 지난 29일자 ‘장시호와 김스타 비밀 또 한명의 증인 김윤미’ 제하 보도와 방송을 통해 장시호 씨가 특검 제출 직전에 ‘제2의 최순실 태블릿’의 보관을 도왔다고 알려진 인물인 김윤미 씨와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앞서 ‘장시호 녹취록’에서 장시호 씨는 자신이 입수한 ‘제2의 최순실 태블릿’을 특검 제출 직전에 지인인 김윤미 씨에게 맡겨뒀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김 씨는 뉴탐사 측의 취재에 “제가 안 맡았고요. 걔가 저희 딸이 그때 초등학생이었는데 딸한테 맡기고 갔었어요”라고 주장했다. 강진구 기자가 재차 “그걸 딸한테 맡겼다고요? 태블릿PC를?”이라고 묻자 김 씨는 “네. 그 어린애한테. 저한테 말도 안하고”라고 답했다.
이어 “그러면서 저희 딸한테 ‘엄마한테도 얘기하지 말라’ 그래서 얘는(딸은) 그게 뭔지도 모르고 그냥 갖고 있다가 걔(장시호) 변호사가 달라고 해서 준 거에요”라고 전했다. 또한 “저희 딸이 그거 이모가 진짜 중요한 거라고 자기한테 숨겨놓으라고 했다고 우리 집에 그러면서 꺼내서 주더라고요. 저한테 엄마한테도 말하지 말라 그래서 안 했다고 하면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뉴탐사 측은 “김윤미는 장시호가 태블릿PC를 ‘목숨같이 소중한 물건’이라면서 초등학교 6학년이던 자신의 딸에게 맡기면서 엄마인 김윤미에게도 말하지 마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라며 “목숨같이 소중하다면서 어린 딸에게 맡기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뉴탐사 측은 아울러 “장시호는 작년 11월 뉴탐사 측의 취재 때는 태블릿PC를 아들 친구에게 게임하라고 줬다고 진술한 바 있다”면서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는 이를 두고 태블릿PC 제출 경위와 관련해 장시호와 김윤미, 장시호의 변호사 진술이 모두 다르다며 의혹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뉴탐사는 “장시호는 자신이 구속되기 직전 금고에서 꺼낸 태블릿PC와 시계, 귀금속 등을 김윤미에게 맡겼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검찰의 피의자 진술 기록에 따르면 장시호는 금고에서 시계와 귀금속만 꺼냈다고 했을 뿐 태블릿PC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대해 김윤미는 시계와 귀금속은 받았지만 태블릿PC는 장시호가 직접 딸에게 건넸다고 증언했다”며 “반면 장시호의 변호사인 이지훈 변호사는 이와 완전히 다른 진술을 하고 있어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고 짚었다.
뉴탐사는 “김윤미에 따르면 장시호는 구속 이후 자신과 딸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김윤미는 이 편지에 태블릿PC 전달 경위가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편지 내용을 ‘윗사람들’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며 “강진구 기자가 그 편지를 볼 수 있냐고 묻자 김윤미는 갑자기 편지를 분실한 것처럼 대답했다. 김윤미가 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없다고 둘러댈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김윤미 씨는 장시호 씨와 김영철 검사와의 관계를 빌미로 장 씨를 협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와 관련 뉴탐사는 “김윤미의 답변은 일관성이 떨어졌다. 김영철에 대해 묻자 처음에는 ‘검사인지 판사인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이어 ‘김영철에 대한 얘기를 간접적으로 들었다’고 말을 바꿨다”며 “결국 ‘장시호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또다시 진술을 번복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