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6시 내고향' MC 교체와 관련해 3일 오전 제작진은 '우리는 머슴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제작진은 성명을 통해 "지난 월요일(3월 31일) 저녁 느닷없이 '6시 내고향'의 한 MC에 대한 교체가 해당 MC에게 통보됐다. '6시 내고향' MC를 다른 프로그램의 MC와 바꾼다는 것. 다른 프로그램의 MC는 다음 날 아침야외촬영이 예정돼 있어 그 날 오후 팀에서 회의까지 한 상태였다. 결국 두 명의 아나운서가 다음 날 급히 서로의 일정을 바꾸는 촌극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MC 교체에 대한 모든 것은 팀장과 부장 외에는 아무도 모른 채 결정이 됐다. 다음 날 부장에게 항의를 했지만 봄개편으로 팀원 대부분이 바뀌게 돼 논의를 하지 않았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대답을 들어야 했다. 국장은 그럼에도 한 번 내린 결정은 번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며 "MC 선정은 프로그램 제작의 중요한 한 과정으로, 일선 제작진의 중요한 책무이다. 그런데 왜 이런 중요한 일을 간부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하달하는가? 절차가 불투명할수록 갈등과 오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가장 극명한 사례가 지난 해 가을 개편 때 발생한 'TV쇼 진품명품' 사태였고, 결국 본부장과 국장이 경질되고 제작진들이 전원 교체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영혼 없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머슴이 아니고,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며 "우리는 사장 이하 간부들이 합리적인 방향으로 KBS를 이끌어나가기를 원한다. 그런데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된다면 이는 KBS를 갈등과 파탄으로 이끄는 일이다. 우리는 일방적으로 이뤄진 MC 교체의 취소를 요구한다. 또한 이와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바이다"라고 덧붙였다.
MC 선정은 프로그램 제작의 중요한 과정임에 분명한 데, 제작진과의 상의 없이 간부들의 일방적인 결정에 MC 교체가 이뤄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
이에 KBS 측은 "7일 개편을 앞두고 업무분장을 새롭게 하는 과정에서 '6시 내고향' 담당 PD 전원이 타 프로그램으로 이동하길 바랐다"며 "부장 입장에서는 담당 PD들과는 MC교체를 논의하기 힘들다고 파악하고, 팀장과 상의를 거쳐 교체를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KBS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작진은 제작권을 마치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인식하는 듯 하다"며 "제작권 보다는 인사권이 우선이고 그 위에는 위계질서가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할진데 매번 이런식의 논란을 일으키는 건 제작진의 인식 문제"라고 비판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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