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MBC 신임 임원진 선임이 있은 가운데 MBC 노동조합(제3노조, 위원장 김세의·박상규·최대현)이 '방문진은 부당한 경영간섭 즉각 중단하라!' 제하의 성명을 통해 방문진이 MBC에 대한 지나친 경영 간섭을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안광한 사장이 선임된 지 13일 만에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임원인사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측이 특정 인사 선임을 계속 고집했다"며 "그 배경에 방문진 이사와의 개인적인 친분은 물론 정치권 인사들까지 개입하고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조합은 “MBC에 대한 방문진의 지나친 경영간섭은 지난해부터 도를 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안팎의 지적”이라며 “방문진의 설립취지는 공영방송 MBC가 정치권의 개입으로부터 독립적인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MBC의 ‘독립경영’ 그것은 방문진의 권한인 동시에 의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문진은 누군가의 ‘상왕(上王) 행세’를 위한 조직이 결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방문진 전횡으로 지방사 사장 인사, 보직인사 심각한 줄대기 현상 벌어지고 있다”
노동조합은 향후 예정된 지방사 사장 선임 과정과 보직인사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노동조합은 "전례 없는 권력을 휘두르는 방문진의 전횡이 알려지면서 향후 예정된 지방사 사장인사는 물론 보직인사와 관련해 심각한 ‘줄대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특히 지방계열사 사장을 희망하는 모 인사는 방문진에 대한 이른바 ‘작업’이 마무리됐다는 등의 소문을 흘리며, 이미 보직 라인업까지 마쳤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면서 조직 구성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왜 이 같은 소문이 인구에 회자되는지 방문진은 스스로 자성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노동조합은 "향후 예정된 지방사 사장 선임 과정과 보직인사에서 방문진의 이 같은 행태가 계속될 경우 우리가 확보한 구체적인 ‘인사로비’ 정황과 ‘대상’을 여과 없이 폭로할 것임을 밝혀둔다"며 경고했다.
아울러 노동조합은 "안광한 신임 MBC 사장과 새로 선임된 임원들에게도 방문진의 부당한 경영간섭을 과감히 떨쳐내고 MBC의 개혁과 발전을 위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방문진 회의실에서 진행된 이번 임원 인사에 대해 최강욱, 권미혁, 선동규 등 야권 추천 이사들은 '표결 거부'를 선언하고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안광한 사장은 밝은 얼굴로 회의장을 나와 극명히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MBC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신들의 마음에 드는 인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사 각 개인에게 주어진 투표권을 포기하고 ‘보이콧’을 선언한 야당 추천 이사들은 퇴장만으로 월급을 받는 것인가”라며 “국회에서도 걸핏하면 벌어지는 야당의원들의 보이콧과 똑같은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여권 추천 이사들에 대해서도 “자신이 여권 이사라는 이유만으로 사장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부적절한 경영권 간섭은 자제하고 방문진 이사로서의 역할과 임무에 충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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