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안철수의 몸값이 화제가 되고 있다. 과연 문재인과의 단일화 과정에서 얼마치의 몸값을 받느냐는 것. 그 몸값이란,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의 지지율과 직접 관련이 있다는 것이기에 세상은 말이 많다. 한마디로 지지율이 몸값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이 말을 다시 새기면, 내가 지지하는 표가 안철수의 상품이 되어 문재인에게 팔려간다는 뜻이다.
세상의 거래란 공정해야 하고, 공정이 깨지면 거래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정이란, 너와 내가 다 같이 만족한 수준을 말한다. 누구 하나 거래에 불만을 가지면 그 거래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장사를 해본 사람이거나, 기업 이윤에 관여해본 사람은 절대 이 공정성에서 후퇴하지 않는다. 밑지고는 팔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철수와 문재인의 단일화에 대해 말들이 많은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단일화의 정체가, 거래를 한다는 뜻이기에 사람들은 관심을 보이면서도 침을 뱉는 것이다. 그러므로 단일화란 거창하고 훌륭하게 보이는 말은, 둘의 야합(野合)을 그냥 보기 좋게 생각하라는 말일 뿐이다. 실제론 추잡한 거래를 하고 있다는 것.
너는 대통령, 나는 국무총리. 그리고 국무위원 제청권 몇 %. 당내로 진입하는 안철수 캠프 지지자들의 당권 보장 50% 등. 그 다음엔 선거 펀드에 대한 보상. 거래는 깊고 다양한 내용을 담을 것이다. 그만큼 단일화에 따른 해결 요목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아마도 3차방정식을 넘어 4차 방정식쯤은 성립될 것이다. 따라서 이 중에 하나라도 누가 손해 본다 싶으면, 단일화 거래는 깨진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거래를 하든 말든 우리야 상관없지만,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 것이다. 특히 안철수 지지자들은 순수정치에 대한 희망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본다. 그런데, 자신들의 지지를 받는 안철수가 거래를 한다? 안철수가 나의 지지를 대가로 상거래를 한다는 기막힌 결론.
따라서 단일화라는 이 말의 뜻을 조금만 깊이 들어가 본 사람이라면, 더러운 똥걸레를 씹은 표정들일 것이다. 아니, 더 조금 앞을 예견해 본 사람이라면, 그들이 단일화를 이루고 난 뒤 언어도 생각해 봤을 것이다.
“우리는 정권창출이라는 대의를 위해, 민주를 위해 가장 올바른 선택을 했다. 00후보와 더불어 진실과 정의의 승리를 위해 이 한 몸 바칠 것이다.”
생각만 해도 웃긴다. 안철수와 문재인이 민족의 대의와 민주를 위해 그들이 추잡한 상거래를 했다는 말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3대 거짓말 중에 하나가 장사꾼이 밑지고 판다는 말이 있다. 완벽한 거짓말이다. 상거래를 하는 자들이 누구 한 사람 밑질 일은 없다. 안철수, 문재인 그들은 공정하게 거래할 것이고, 그들은 이것을 win-win, 즉 ‘서로가 승리한 거래’라고 포장할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안철수를 통해 기존의 정치에 식상함을 느끼고 있던 유권자들이다. 그런 유권자들이 단일화 야합(野合)을 통해, 안찰수와 문재인이 나눈 상거래 내용을 안다면, 아마도 통곡하고 싶을 것이다. 필자(筆者)도 그런 경험이 있다.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고 1년이 지나갔을 때, 우리는 노무현의 너무도 좌파적인 모습을 보았다. 따라서 우리는 항의를 했고, 노무현은 이렇게 답했다.
“정치란 속이는 것이 아닙니까?”
그리고는 노무현은 히죽거리며 웃었다. 요새도 누군가 노무현을 진실 되고, 순수하며 바보스런 인물로 존경하고 있다면, 이 ‘속인다’는 말을 다시 새겨봐야 한다. 노무현은 우리를 속였으므로, 그는 바보가 될 수 없는 사람이다. 간교한 정치인이었고, 불행한 좌파대통령이었을 뿐이다.
이제 곧, 안철수 지지자들도, 노무현의 말을 안철수로부터 들을 것이다. 안철수 역시 깨끗하고 순수한 이미지로 출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은 나의 사랑, 나의 희망이 상품이 되어 거래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그러므로 왜 자신들의 지지를 담보로 상거래를 했느냐는 항의에 그도 이렇게 답할 것이다.
“정치란 속이는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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