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정상화국민행동이 TV생중계 공청회를 요구하며 합리적이고 투명한 사장 임명 제도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MBC노조와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은 이미 김재철 사장의 연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MBC노조는 특보를 통해 “방문진이 청와대의 거수기로 전락한 상황에서 이번 차기 사장 선임 과정도 청와대의 의중을 집행하기 위한 ‘사장 공모 쇼’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사석에서 MBC 차기 사장 문제와 관련해 ‘김재철 사장의 연임이 거의 확정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금으로서는 김재철 사장과 경쟁할만한 다른 후보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며, 방문진의 차기 사장 공모 절차와 상관없이 그의 연임을 기정사실화 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노조의 주장은 김재우 이사장의 이상한 행태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KBS 등 공영방송 사장 연임 시에는 현직 사장이 사표를 쓰고 공정한 위치에서 사장 선임 경쟁을 하는 것이 관례다. 정연주 전 KBS사장 역시 2006년 연임에 도전할 때 사표를 쓰고 퇴사한 상황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은 이미 MBC사장 공모 일정이 정해졌음에도 사표를 쓰지 않았고, 김 이사장 역시 이를 독촉하지 않고 있다.
특히 김재우 이사장은 2010년 12월22일부터 25일까지 업무와 별 관계없이 중국 상하이 출장을 다녀왔는데, 이 때 김재철 사장의 측근들인 MBC기획부, 마케팅부, 글로벌사업부 간부들도 같은 기간 중국 상하이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11년 1월11일부터 12일까지 김 이사장은 최창영 방문진 사무총장과 일본 출장을 다녀왔는데, 이 자리에도 역시 김 사장 측근들인 MBC임원진이 함께 했다는 것이다.
공영방송 사장이 연임에 도전할 때 사표를 내고 퇴사를 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김재철 사장과 김재우 이사장 사례처럼 공영방송 조직을 자신의 사익을 위해 이용할 우려를 막기 위해서였다.
묘하게도 김재철 사장과 김재우 이사장은 각기 2010년 MBC와 방문진의 예산을 낭비해왔다는 비판을 함께 받고 있다. 김 사장은 임직원들에 자신의 연임을 위해 선심성 예산을 집행해왔고, 김 이사장은 2년도 안 된 기존의 승용차를 최고급 에쿠스로 바꾸는 등 예산 낭비에 있어서는 서로 봐주기식 관계에 있다.
김재철 사장의 연임을 결사적으로 저지하겠다는 MBC노조는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하고 있다. 그야말로 김재철, 김재우, MBC노조 간 묘한 유착 관계를 의심해볼 만한 대목이다.
이렇듯 김재우 이사장의 도움으로 김재철 사장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자, MBC사장 후보군도 속속 지원을 포기하고 있다. 사장 후보 출마를 최근 포기한 한 인사는 “어차피 방문진 이사들은 거수기 역할밖에 못할 것이고, MBC노조마저 암묵적으로 김재철을 지원하는 상황이라면 연임은 결정 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변희재 기자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