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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역할론 은폐하는 친노, 386 때문?

30대 다룰 시, 노무현의 실정과 386 권력 드러날 것 우려

이번 지자체 선거 결과 30대에서 여야 차가 무려 35%가 나면서 승패가 갈렸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는 20대에서의 20%, 40대에서의 14%와 비교하더라도 함께 묶을 수 없는 격차이다. 그러나 본지 이외에 그 어떤 매체에서도 30대 역할론을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 이른바 중도우파 매체에서는 그간 청년층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해왔다는 점에서 기획력 자체의 부재를 탓할 수 있다. 그러나 선거 직전까지도 20대와 30대의 투표를 선동했던 친노좌파매체의 경우는 전혀 다르다. 수많은 청년기획을 했던 매체들이 유독 30대 역할론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말 못할 속사정이 있다고 추측된다.

선거 이후 가수 신해철은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예전 어른들이 우리 세대를 과소평가 했듯이 마흔이 넘은 기성세대인 나도 요즘 20대를 너무 평가 절하했던 것 같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투표한 20대는 모두 승리자다.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여러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해철은 "취직 시험에 주눅이 든다한들 유신시대처럼 험하게 사는 것도 아닌데 도무지 패기가 없는 놈들이라며 요즘의 20대를 깔보았던 내 교만을 사죄드린다. 5일 타임투락 공연 무대에서 무릎 꿇고 사과하겠다. 고맙고 사랑한다"고 약속했다.

경향신문, 민중의소리, 여전히 20대, 20대만 외쳐

6월 7일자 경향신문에는 대학생 박영석씨의 ‘20대에게 투표하고 싶은 이유를 달라’는 칼럼이 게재되었다. 박씨는 “정치현실은 20대를 소외시키고 또 그런 20대를 탓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우리는 그 소외를 덤덤히 받아들이고 저항하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표는 평등하다. 어떠한 형태로든 우리가 나선다면 정치는 우리를 위해 움직일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투표를 권했던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20대에게 투표를 강요하지 마세요. 대신 투표하고 싶게 만들어 주세요.”라고 주장했다. 선거 이후에도 여전히 경향신문은 20대 투표율 올리기에 더 신경을 쓰는 듯한 인상이다.

종북주의 성향을 보이고 있는 민중의소리 역시 30대를 배제한 채, “이번 지방선거에서 20대들이 상당한 투표율을 보였고 이것이 전체 선거판도를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앞으로 우리 정치에 상당히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젊은 층이 정치에 관심을 가졌다는 사실을 넘어서 참여를 통해서 정치 현실이 변화되는 것을 20대 스스로 느꼈을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20대의 역할만 주목했다.

특히 민중의소리는 “또한 한나라당이 천안함 사건을 선거에 활용하려는 데 맞서 야당은 '1번은 전쟁, 2번은 평화' 구호를 중심으로 '북풍'에 정면으로 맞섰다. 이렇게 되면서 군입대를 전후한 연령대 또는 군에서 제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예비군훈련을 받고 있는 나이인 20대들은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런데 MB정부라면 실제 전쟁도 일어날 수 있겠다고 생각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며 천안함 사태의 역풍을 20대 투표의 동력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민중의소리의 시각은 군대와 전혀 관계없는 30대에서 야당에 몰표가 쏟아진 현상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 무리하게 20대를 띄우려다 억지논리에 빠졌다는 것이다.

인터넷규제에 대한 반발이 20대의 표심 불렀다면 30대는?

프레시안은 신좌파 문화평론가 엄기호의 ‘20대는 왜 민주당을 지지했나’라는 글을 게재 “이들에게 '자유'는 웃음이고 놀이이다. 인터넷은 찧고 까불고 노는 곳이다. 그런데 이 공간을 억압하고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자유를 파괴하고 노는 것도, 웃는 것도 금지하고 통제하려는 이 정권이 짜증난다고 한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 정권 들어서 자유가 억압되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한다. 앙꼬없는 찐빵처럼 강성 신자유주의 정권에 '자유'가 없다”라며 이명박 정부의 인터넷 규제 정책이 20대의 표심을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역시 30대가 20대보다 더 강한 민주당 지지세를 보였다는 점은 생략되었다. 만약 엄기호의 논리대로라면 30대는 나이 서른이 넘어서도, 인터넷 경제의 주체로 서지 못하고 인터넷의 기득권 권력이 깔아놓은 놀이터에서 피터팬마냥 노는 데에만 급급한 존재들이 되어버린다. 이미 인터넷이 경제적 공간이 되었음에도, 나이 40이 넘고 50이 넘어도, 계속 놀이 공간으로만 접근할 것인가? 엄기호가 30대를 다루지 못하고 20대에 머물러있는 이유도 이때문이 아닐까?

반면 민중의소리에서는 20대들이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 못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야당 지지세로 나타났다며 “현 여권에서 20대들이 보기에 실현가능해 보이는 매력적인 경제 정책을 가지고 나온다면 언제든 이들은 여당으로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 결국 야권단일화를 이루며 이번 지방선거를 승리한 진보개혁세력이 2012년까지 승리를 이어가려면 20대들의 먹고사는 문제, 정확히 말해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엄기호의 논리와는 정 반대이다. 포털 권력을 제어하면서 인터넷 법치주의를 확립, 만약 인터넷경제가 급속히 활성화되어 청년세대가 이 공간에서 창업을 성공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면, 청년층이 여당도 지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각종 매체에서 30대보다 지지세나 투표율이 크게 떨어지는 20대에 대한 각종 분석 기사가 이어지는 반면, 30대에 대한 분석은 전무하다. 이 때문에 20대를 분석한 내용조차도 30대에 적용하면 곧바로 논리가 허물어진다. 그럼 왜 친노좌파 매체에서는 30대의 역할론을 약속이나 한 듯 은폐하고 있는 것일까? 이는 다음과 같은 추측을 해볼 수밖에 없다.

선거 전에 20대의 정치적 선동에만 집중하다 보니 88만원세대론에서 드러나듯, 30대를 386세대와 같은 기득권 세대로 묶어버렸다. 20대와 10대의 혁명을 꿰하는 세력의 눈에는 30대의 반란이 워낙 생소하여, 이를 해석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추측은 이미 30대의 역할이 입증된 시점에서는 크게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지금이라도 20대보다 더 강력한 야당 지지세를 형성한 30대를 대대적으로 다룰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친노좌파 매체에서 이를 하지 못하는 이유도 보다 근본적인 문제 탓으로 보인다.

30대는 사회 곳곳에서 바로 윗 세대인 386세대와 경쟁관계에 놓여있을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 당선자수, 지자체 선거 참여자수 등등 세대를 대표하는 리더들끼리의 경쟁에서 30대는 386세대에 철저하게 뒤지고 있다. 30대의 삶을 다루게 되면, 이 386세대의 기득권 고착화 현상을 피해갈 수가 없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의 민주당 라인업에서 드러났듯이, 철저한 386의 386을 위한 선거였다. 민주당의 선거 결과는 30대의 이해에 어긋나는 386세력의 부활이었던 것이다.

보다 깊이 들어가면, 386의 권력이 공공해지기 시작했던 시기가 바로 노무현 정권 때였다. 386세대는 30대와 40대의 나이에 국회와 청와대와 각 기관을 장악했고, 언론, 학계, 문화계도 지배했다. 이 기간 동안 현재의 30대들이 리더로서 성장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더구나 노무현 정권의 386세대가 선택한 정책은 인터넷과 대중문화의 권력화였다. 90년대에 20대를 보낸 지금의 30대들은 신세대로서 인터넷과 대중문화에 처음으로 익숙해진 세대였다. 이들의 앞길은 바로 이 시장의 활성화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의 386세대들은 이 시장을 정치권력화 하다보니, 포털과 연예기회사들의 기득권을 보호해주며, 신규사업자의 시장진입을 원천 봉쇄했던 것이다. 지금의 30대가 처한 열악한 환경을 다루다보면 이 문제 역시 피해갈 수 없다. 즉 30대를 다루게 되면 노무현 정권의 실정과 386세대의 권력장악 문제가 드러나니, 이를 정면에서 이슈화시키기 부담스러운 것이다.

KBS만이 30대 패널 초청하여 30대 문제 정면으로 다뤄

물론 이러한 분석은 해당매체들이 30대 역할론을 기피하는 이유를 직접 밝히지 않는 이상 추측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20대와 40대에 비해 가장 극명한 표쏠림 현상을 보여준 30대가 또 다시 친노좌파 매체로부터 소외되고 있는 현상 만큼은 지적할 만한 사안이다.

반면 본지 이문원 편집장이 30대로서 유일하게 시청자위원으로 활동하는 KBS의 경우 12일밤 심야토론을 통해 본지 변희재 대표, 한국다양성영화협의회 최공재 감독, 시사인 고재열 기자, 다음기획 탁현민 본부장 등 30대 패널 4명을 초청 30대 문제 전반을 다루었다. 제도권 매체로서는 지금껏 유일한 기획이었다. 30대들이 각 방송사 시청자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이유이다. /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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