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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이옥경 이사장의 이중적 행태

밀실 인사 해놓고 이제와서 투명화 주장?


* 주간 미디어워치 19호 기사입니다.

지난 7월 11일 이옥경 방문진 이사장님의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를 보면서, 기회가 되면 한 말씀드리고자 했는데, 제대로 기회가 온 듯합니다. 이옥경 이사장님은 온건하고 합리적인 분이라는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옥경 이사장님이 소속된 이른바 진보좌파 운동권 패거리들이 최근 방문진 이사로서 전문성을 강조하고 나오니, 제 의견을 말씀드리면, 이사장님은 전문성은 전혀 없는 분인 듯합니다. 방송경험이라던지, 콘텐츠 분석이나 유통에 대한 이해능력이던지 이런 걸 이야기하자는 게 아닙니다. 이사장님이 주도하여 2008년 2월 22일에 MBC 이사진을 임명하는 절차를 취재해보니 그렇더군요. 바로 운영능력 부족입니다. 이사장님은 한겨레에 방문진 이사 선임에 대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이사 선임 절차나, 기준 같은 것이 투명하지 않은 점이다. 절차보다는 기준인데, 지금 방문진법을 보면 각계를 대표하는 인물 정도로 돼 있다. 어떤 분야의 어떤 사람이라고 명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6기 때는 여성계, 지역, 학계 등으로 나눠 뽑았다. 앞으로 그런 게 약화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자, 묻겠습니다. 그토록 투명성과 구체적인 기준을 좋아하시는 분이 바로 지난 해 MBC 이사 7명을 임명할 때의 절차와 기준은 무엇이었습니까?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선임은 추상적이나마 기준과 절차, 그리고 합의된 관행이라도 있습니다. 대체 이옥경 이사장님의 방문진은 무슨 기준과 절차로 MBC 이사회를 구성하였습니까?

MBC 이사회는 엄기영 사장이 알아서 임명했다고 실토하십시오

저는 방문진 이사회 회의록만 검토하면 바로 답을 얻을 줄 알았습니다. 너무나 놀랍게도 이상님은 사무처 직원들을 모두 나가라 하고 당당히 회의록에 ‘비공개’라고 적어놓았더군요. 저도 공익법인과 영리법인에서 수많은 이사회를 해봤기 때문에 압니다. 특히 인사에 대한 논의는 개인의 신상을 보호해야 되기 때문에 그대로 공개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이번 MBC 이사회는 엄기영 사장으로부터 몇 명을 추천받아서, 어떠한 기준으로 어떤 절차로 심사를 하여, 다음과 같이 결의하는 바이다” 이런 정도의 기록은 남겨주어야지요. 그래야 후임 방문진 이사진도 이 기준을 참고로 하여 MBC 이사를 임명할 것 아닙니까?

이사장님이나 저나 뻔히 아는 것 솔직히 이야기하겠습니다. 엄기영 사장은 임명된지 채 1주일도 안 되어 14명을 추천하여 이옥경 이사장님의 방문진은 이중 7명을 임명했다는 겁니다. 더구나 엄기영 사장 체제의 MBC 이사회는 방문진처럼 총괄적 경영을 하는 게 아니라, 보도본부장, 제작본부장, 편성본부장 등 제작 실무자들로 구성됩니다. KBS 이병순 사장이 임명 직후 혼자서 다 판단해서 본부장 임명하는 데도 열흘 걸렸습니다. 엄기영 사장이 14명 추천하고, 방송비전문가들로 가득 채워진 방문진에서 이를 어떻게 실무 검증해서 1주일만에 임명합니까? 엄사장은 현재 12명의 MBC 시청자위원 임명하는데도 무려 한달 이상 걸리고 있습니다. MBC 이사는 어떻게 이리 빨리 임명했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냥 엄기영 사장이 본부장들 임명하고 이들에게 관행적으로 이사 자격 주어, “우린 잘 모르니 MBC 경영은 너희가 알아서 해라” 이렇게 한 거지요.

무슨 말씀이냐 하면, 만약 저에게 2-3일 만에 MBC 보도본부장 후보 2명의 신상을 주고 판단해서 임명하라 그러면 못합니다. 이것은 방송과 MBC를 잘 아는 사장이 직접 선정하여 임명하고 함께 책임지는 게 맞습니다. 방문진에서 이것까지 왈가불가하면 안 됩니다. 그러나 MBC 이사는 다릅니다. MBC 이사는 경영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사장과 함께 MBC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이사들을 임명하여 이사회를 구성해주고, 바로 이 이사회에서 사장을 중심으로 각 본부장들을 임명했어야지요. 아마 이사장님은 방문진과 MBC는 원래 그렇게 해왔다고 주장할 듯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사장님의 운영능력을 문제삼는 겁니다.

“피디수첩 문제는 어떻게 보면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자유의 문제에 대한 화두를 우리 사회에 던진 것인데 우리 사회가 그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이다. 초기 단계에서 조사위원회 꾸려서 자체 점검하고 실수를 인정하고 전체사회가 이를 바탕으로 함께 고민해 한 단계 더 나아갈 수도 있었을 텐데, 지나치게 정치화되는 바람에 그렇게 되지 못한 상황이 무척 아쉽다”

‘PD수첩’의 실수 인정하지 못해 아쉽다니요?

이것은 MBC에 대해 무한 책임을 져야하는 방문진 이사장으로서 할 말씀이 아닙니다. 서대문 사는 개인 이옥경씨나 할 수 있는 말이지요. 아니 아쉽다니요? 지금 ‘PD수첩’ 조작 사건과 ‘100분토론’ 조작 사건으로 MBC를 강력히 비판하는 애국우파 시민사회에서 요청했던 게 이사장님이 아쉽다고 한 바로 그 부분입니다. 이것은 아쉽다고 끝낼 사안이 아니라, 아쉽다고 생각한 그 순간 바로 이사징직 사퇴했어야 하는 사안입니다. 지금 바로 이사장님이 아쉽다고 말한 그 부분 때문에 MBC와 대한민국은 사회적 대충돌이라는 심각한 위기에 빠져든 겁니다. 이사장님은 하루에 100번이고 반성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 당시 이사장님이 취해야 했던 운영 정책은 바로 지금 제가 주장하고 있는 대로, 본부장들이 부당하게 갖고 있는 이사 지위를 모두 박탈시키기고 방문진에서 이사 네다섯 명을 MBC로 보내서, 이들로 하여금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늦었지만 이 방법을 쓰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사징님과 같은 운동권 패거리들은 이 방법을 MBC 장악 의도라 곡해하고 있습니다.

이사장님은 방문진이 MBC 사장을 해임하는 것을 부당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사장이 명백히 잘못하고 있는데 대주주의 총책임자가 자신이 가진 권리와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걸 자랑스럽게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제가 운영자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것이고, 이사장님 같은 분이 방문진 수장이 된 것은 누가 뭐래도 친 동생 민주당 이미경 의원의 덕은 아니더라도 노무현 정권의 영향이라는 점을 부인하시면 안 됩니다.

신임 방문진 이사진이 구성되면, 제가 내부에 있든 외부에 있든 본부장들이 이사직을 맡는 이 기형적인 경영구조를 타파하여 MBC 개혁에 나설 겁니다. 운동권 패거리들이 아무리 이를 두고 방송장악 음모라 거짓선동해도, 이런 사태를 초래한 원흉, ‘비공개’라 회의록에 적어넣으며 절차도 없고 기준도 없이 밀실에서 MBC 이사회를 구성한 책임자인 이사장님 만큼은 이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말씀하십시오. “나도 그렇게 했어야 하는데 못했다”고 말씀하십시오.

마지막으로 이사장님과 김정란 이사 두 명이 여성계를 대표하여 방문진에서 활동하셨으면서도 어린 미모의 여성 앵커만을 등용, 시청률과 정치투쟁의 도구로 악용하여, 여성의 성을 상품화한 MBC의 작태에 수수방관 혹은 지지했던 행태, 이것 또한 따로 반성하시기 바랍니다. 이사장님이 보유한 단 하나의 전문성인 여성인권 인식능력조차 발휘하지 못하고 물러나시게 된 점, 제가 아쉬울 따름입니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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